친환경운동도 좋지만, 일단 마음부터 Sustainable하게
한 몇년 되었습니다. 교보문고 Top100을 살펴보면 대부분 마음챙기기 책들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죽고싶지만 떡뽁이가 먹고 싶었던 젊은이부터, 독일의 아들러씨가 주신다는 미움받을 용기 시리즈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듯 합니다. 제 주변에도 마음이 아파서, 사는게 버거워서 괴로운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증상도 다양합니다. 너무 화가나서, 너무 슬퍼서, 너무 답답해서....
정답은 없다지만 사람들은 저 마다의 이유로 힘들지요. 대부분'희노애락'중에서 노하거나, 슬프거나만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즐거움이 괴롭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니까요.
몇 년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 '내면의 아이, 마음의 여러가지 감정을 캐릭터화 시킨 영화'가 기억나네요. 각자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분노도 소중한 역할을 하더라구요.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 나의 상처가 성인의 나를 좌지우지한다는 스토리'가 좀 슬펐습니다. 영화를 보면 크지 못한 어른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럼 아이 시절과 어른 시절이 너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어른이지만, 아이같기도 한 제 마음'이 항상 문제입니다. 어떨 때는 분노하고, 삐지고, 슬프고, 즐거워하는 제 마음이 꼭 어른으로, 아이로 구분되어야 하는가가 싫습니다. 결국에는 '아 난 아직 덜 컸나보다'로 결론이 나기 쉬워지니까요. 나이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도 '내면의 아이'를 보듬어야한다는 게 왠지 어른스럽지 않다는 느낌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이 어떤 형상을 닮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저는 제 마음이 꼭 뻥뚫린 형상을 하거나, 마음이 얼굴에 있다고 상상을 했습니다. 팔다리가 잘린 몸을 상상하기도 했구요. 이런 모든 상상은 '나를 바꿔야 한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뚫린 마음을 채우거나, 잘려나간 팔다리를 꿰메어 붙히거나, 일그러진 얼굴을 사람처럼 바꿔야 했던 겁니다.
이런 식의 상상은 결국 장기적으로 제 스스로를 유지하기에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스스로에게 난 뭔가 모자라라는 식의 이야기가 되버리더라구요. 좋은 비쥬얼화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온전하다라고 생각을 해야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집안에 제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저는 가끔 집에 돌아가도 갈 곳이 없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결혼한 남자들은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집 담 벼락에 몇 개의 나무와 꽃을 심었습니다. 금방 그만 둘 취미라서 일단 완성을 해놓고 한동안 다른 일에 빠져서 살았습니다.
한 달 정도 돌보지 않았지요. 어느 주말 아침 담배한대 피우다 화단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니, 정말 말도 않되게 잡초가 많아졌습니다. '화분 몇개 정도의 사이즈인데, 이렇게 많이 잡초가 자라다니'라고 생각하며 놀랐습니다. 정말 어떤 잡초는 징그럽게 생겼고, 어떤 잡초는 너무 작았습니다. 곰팡이 같은 게 묻어있는 풀도 있었구요.
오늘도 회사에 출근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프로젝트 와중에 뜬금없이 리프레시 휴가를 쓰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프로젝트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듯 합니다. 제가 조금 더 하면 될테니까요. 하지만, 제 마음 속에는 갑자기 '분노와 유사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생각은 스멀스멀 커져가고, 분노가 신경질로, 어디 두고보자라는 마음까지 자꾸만 감정이 커지기도 하면서, 꼬여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한달간 살펴보지 않았던 엉망이 된 화단같았습니다. 사실 각자의 이유가 있을텐데요.
내 마음은 화단같아서
자꾸 잡초를 뽑아줘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몸을 잘라내거나
채우지 않으면서
온전히 보존하는 상상은
'내 마음 = 화단'이라는
깨달음이 온 겁니다.
그래서 더욱 생각합니다.
감정은 무작정 흩뿌려지는 씨앗같은 거라
내버려두면 내 마음을 양식 삼아
마구 자라난다고...
그래서 이제 내가 온전하고
남 역시 온전히 대하기 위해서
잡초는, 아니 잡스럽게 자라나는 잡욕은
정기적으로 시간을 가지고 뽑아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