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는다면
문학사 불멸의 인물을 찾을 때,
이십 세기 출신을 꼽는다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한 사람으로
교사로서, 학생으로서
‘모모’를 소개하고 싶다.
미하엘 엔데*가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제목으로 쓴 『모모』에서
‘모모’는 전무후무한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이중(二重)으로 초능력인데
첫째,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재능이다.
둘째,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천연한 능력이다.
누구나 가질 수 있다와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맞부딪치는 진술의 관계는
이 능력이 갖춘 잠재성, 커다란 폭발력을 품고 있다.
모모가 가진 능력은
듣기.
듣는 힘이다.
요사이 학습능력의 핵심으로
청해력을 꼽는다거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서
모든 직무에 공통된 능력이자, 으뜸인 능력이
청해력이어서만은 아니다.
거기서는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다시 말하면
‘내가’
다른 사람과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 물론 이 말은 옳다 —
말하고 있지만
정말로 들어 이루는 일은
듣는 이로 말미암아 말하는 이가 자기 자신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의 결과
세상 모든 것과 살아 있는 관계를 맺게 된다.
기쁨과 평화를 주니
모두가 다가온다.
비록 일시 안 좋을 지라도
항상 좋다, 결국 좋아진다.
당신이 들어준다면
상대는 무한히 성장할 것이다.
상대가 들어준다면
당신은 무한히 자기가 될 것이다.
둘은 하나다.
자기는 늘 성장하며
점점 더 자기다워지기 때문이며,
자신을 늘 새롭히기 때문이며,
그리고
나와 너는
관계 안에서 하나,
우리가 되기 때문이다.
들음으로써
당신을 당신이게 하라.
들음으로써
상대를 상대 자신이 되게 하라.
그렇게 선
진짜들끼리는
또 하나가 된다.
어울린다는 건
차이를 지우는 일이 아니고
차이를 더 키우고도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첫째는
듣는 것이다.
당신이 세상을 들을 때
세상은 기꺼이 당신이 되고,
만일
당신이 신에게 귀기울인다면
당신은 사랑과 이해로
신과 하나다.
하나가 된다, 거룩하게.
배움은
우리를
거룩하게 한다.
*Michael Andreas Helmuth Ende, 1929년 11월 12일 출생~1995년 8월 28일 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