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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월 Feb 08. 2024

초-능력

— 듣는다면



문학사 불멸의 인물을 찾을 때,

이십 세기 출신을 꼽는다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한 사람으로

교사로서, 학생으로서


‘모모’를 소개하고 싶다.


미하엘 엔데*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제목으로 쓴 『모모』에서

‘모모’는 전무후무한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것은 이중(二重)으로 초능력인데

첫째,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재능이다.

둘째,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천연한 능력이다.


누구나 가질 수 있다와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맞부딪치는 진술의 관계는

이 능력이 갖춘 잠재성, 커다란 폭발력을 품고 있다.


모모가 가진 능력은

듣기.

듣는 힘이다.


요사이 학습능력의 핵심으로

청해력을 꼽는다거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서

모든 직무에 공통된 능력이자, 으뜸인 능력이

청해력이어서만은 아니다.


거기서는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다시 말하면

‘내가’

다른 사람과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 물론 이 말은 옳다 —

말하고 있지만


정말로 들어 이루는 일은

듣는 이로 말미암아 말하는 이가 자기 자신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의 결과

세상 모든 것과 살아 있는 관계를 맺게 된다.

기쁨과 평화를 주니

모두가 다가온다.

비록 일시 안 좋을 지라도

항상 좋다, 결국 좋아진다.


당신이 들어준다면

상대는 무한히 성장할 것이다.

상대가 들어준다면

당신은 무한히 자기가 될 것이다.

둘은 하나다.

자기는 늘 성장하며

점점 더 자기다워지기 때문이며,

자신을 늘 새롭히기 때문이며,

그리고

나와 너는

관계 안에서 하나,

우리가 되기 때문이다.


들음으로써

당신을 당신이게 하라.

들음으로써

상대를 상대 자신이 되게 하라.

그렇게 선

진짜들끼리는

또 하나가 된다.


어울린다는 건

차이를 지우는 일이 아니고

차이를 더 키우고도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첫째는


듣는 것이다.



당신이 세상을 들을 때

세상은 기꺼이 당신이 되고,

만일

당신이 신에게 귀기울인다면

당신은 사랑과 이해로

신과 하나다.

하나가 된다, 거룩하게.


배움은

우리를

거룩하게 한다.




*Michael Andreas Helmuth Ende, 1929년 11월 12일 출생~1995년 8월 28일 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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