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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Nov 19. 2023

잡스가 말을 잘했던 비결: 삼의 법칙을 활용하라!

몇 가지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발표에 가장 효과적일까?


학교생활에서나 사회 조직 생활에서나 우리는 발표를 잘 해야 한다. 발표 하나로 한 학기의 성적이 뒤바뀌고, 발표 하나로 수개월간 땀을 흘려 수행한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 않게 발표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대학교, 대학원, 박사 후 연수 과정, 직장인의 삶,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거치는 동안, 정말로 셀 수 없이 많은 발표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것 같다. 그중에서 나에게 가장 슬펐던 발표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2017년, 나는 『질문지능』이란 첫 번째 책을 출간했다. 출간 후 몇 주간 베스트셀러가 되자 나는 기업과 기관들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았다. 그 중의 한 기업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고 나는 1시간 동안 300명의 임직원 들앞에서 ‘질문과 창의적 사고’에 대해 말을 해야 했다. 그 당시 300명이라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나는 엄청 긴장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가능한 많은 지식들을 잘 전달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질문지능』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을 압축해서 발표에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강연 당일, 나는 내가 준비해 온 내용을 모두 말하는데 1시간 15분을 썼다. 주어진 시간에서 15분이나 초과한 것이다. 강연이 끝나면 질문을 받으며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내 강연 다음으로 중요 순서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딱 한개의 질문 밖에 받을 수 없었다. 그 질문도 아무도 질문하려고 하지 않자 내 강연의 담당자가 어쩔 수 없이 한 것이었다. 이틀 뒤, 나는 담당자에게 내 강연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들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받아 강연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해주었다.


“저희가 설문을 했는데요, 강연 내용 중에서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아 강연이 좀 신선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있었고, 예상보다 길어진 강사님 발표로 인해서 전체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겼고 행사 관계자들이 힘들었다는 응답이 있었어요.”


부족한 내 발표 실력에 슬펐고 그 부족한 실력으로 강연을 하고자 했던 나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이 실패의 경험으로 나는 발표의 성공률과 정보의 양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발표의 성공률과 정보의 양은 비례하지 않는다!


그 당시 나에게는 열심히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발표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담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다. 회사에서 임원들이나 부서장들 앞에서 내가 추진하는 과제에 대해 발표할 때면 나는 내가 열심히 일한 모든 업무를 보여주는 식으로 발표를 했다. 청중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 반응은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그결과 많은 성과를 보여주었다는 칭찬이었다. 이 경우, 나를 칭찬한 청중들은 대부분 나를 이미 잘 알거나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두 번째 반응은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하고 수행한 방법들이 꼭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과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 경우, 나를 지적한 청중들은 대부분 나를 모르는 사람이거나 내가 한 일을 처음 보고 받는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나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성공적이지 않은 발표를 해온 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던 내 욕심이었다. 앞서 언급한 강연 실패의 경험으로 나는 내 발표방식에 변화의 칼을 댔다. 앞으로 내가 하는 모든 발표에 확실한 메시지와 이를 뒷받침 하는 핵심 정보만을 담겠노라고 나는 다짐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질문이 떠올랐다.


몇 가지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발표에 가장 효과적일까?


네 맞아요!! 셋 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발표에 적용된 삼의 법칙


나는 세계 최고의 발표가로 손꼽혔던 스티브 잡스가 발표에서 몇 가지 핵심 정보를 전달했는지 궁금했다. 스티브 잡스의 발표를 분석하면 가장 이상적인 핵심 정보 개수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티브 잡스의 가장 유명한 발표는 ‘2007년 아이폰 첫 공개 발표’였다. 이 발표에서 그는 iPod, Phone, Internet이라는 세 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할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그는 이 세 가지는 서로 구별된 제품이 아니라 iPhone이라는 하나의 제품이라고 말해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이어 그는 iPhone 속에 담긴 세 가지 제품 iPod, Phone, Internet의 속성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뤘다. 먼저 iPod의 속성으로 손가락 멀티 터치로 구현된 혁신적 유저 환경, OS-X가 탑재된 데스크탑 수준의 소프트웨어, 최첨단 스마트 센서에 대해 다뤘다.


그 다음으로 Phone의 속성으로 연락처 동기화, 비주얼 보이스 메일, 복수 전화 응답 및 컨퍼런스콜 전환에 대해서 다뤘다.


마지막으로 Internet의 속성으로 모든 이메일 서비스가 추가 가능한 메일, 사파리 모바일 웹 브라우저, 구글 맵에 대해서 다뤘다. 스티브 잡스는 역시 각각의 속성을 다룰 때에도 수많은 속성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을 선별해서 이야기했다.


그 다음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발표는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이었다. 이 연설에서 그는 딱 세가지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서두에 언급을 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지금 서로 연관되어 보이지 않는 일들이 훗날 점들이 연결되듯이 다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양부모의 지원으로 대학을 다니다 재정적 부담을 느껴 대학을 중퇴했다. 이후 그는 여러 수업들을 청강하다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이때 배운 지식들은 10년 뒤 매킨토시를 설계할 때 되살아났고, 그는 매킨토시가 다양한 서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이 삶의 작은 순간들이 연결되어 역사를 이루어가는 것을 믿는다면 더욱더 가슴이 울리는 일을 담대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진짜 사랑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가 친구 워즈니악과 스무 살 때 창업한 애플에서 30세 때 쫓겨났다. 처음에는 실패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는 자신이 그동안 해온 일이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해하고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컴퓨터 회사 NeXT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회사 Pixar 를 창업했고 재귀에 성공했다. 결국 애플이 NeXT를 인수한 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 귀환하게 되었다. 그는 말한다.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위대한 일이라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고,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그가 직면한 죽음에 관한 것이다. 그는 묻는다. “오늘이 당신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을 할 것인가?” 그는 2004년 췌장암 진단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다행히 내시경 조직 검사를 해보니 제거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해서 스티브 잡스는 건강을 되찾았다(안타깝게도 이후 췌장암이 재발하고 건강이 악화되어 2011년 그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렇게 죽음과 매우 친밀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당신의 시간은 한정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면서 시간낭비를 하지 마세요! 당신의 심장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세요! 다른 모든 일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위 두 가지 발표에서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 하기 보다는 딱 세 가지 핵심 정보를 전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세 가지 정보는 하나처럼 지나치게 적은 정보도 아니고 다섯 개처럼 지나치게 많은 정보도 아니다. 세 가지 정보는 3이란 숫자가 상징하는 의미대로 발표를 매우 균형되고 완전해 보이도록 만든다.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모두 말한 뒤 결론적으로 세 가지 핵심 포인트가 공통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청중들은 하나의 완벽에 가까운 발표를 듣고는 감동과 환희의 감정에 사로잡혔고 스티브 잡스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발표의 설득력을 끌어올리는 삼의 법칙


나는 회사에서 직급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발표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신기하다고 여겼던 것은 내 발표 실력은 과거와 현재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은데, 발표에서 내 말의 설득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더 커져만 가는 것이었다.


내 발표의 설득력이 높아진 이유는 내가 발표한 과제의 성격이 결정적이었다. 과거에 나는 주로 개인과제나 내가 속한 부서과제만을 담당 했다. 그런데 직급이 올라가자, 나는 두 개 이상의 타부서와 협업해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중요 과제들을 주로 담당했다. 또한 나는 발표 전에 발표에 들어가는 모든 데이터와 해석을 유관 부서들과 세밀하게 검토해야만 했다. 내가 이런 협업 성격의 과제를 발표하자, 청중들은 여러 부서들이 협업해서 만든 결과물을 듣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주장하는 바를 잘 믿어주었다. 이 현상은 앞서 언급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세 명 이상이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같은 행동에 동참시킬 수 있다는 현상과 밀 접한 관련이 있다. 내가 협업하고 있는 두 개 또는 세 개 이상의 부서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하니 사람들은 우리가 주장하는 말에 쉽게 설득되었던 것이다.


나는 이 삼의 법칙을 깨달은 뒤로, 내 발표에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부서들과 또는 두 명 이상의 협업자들과 협업하고 있음을 늘 언급했다. 심지어 개인적으로 추진한 업무 결과를 발표할 때에도 내 주장에 대해서 세 가지 이상의 근거나 출처를 표시하거나 세 개 이상의 유관 부서의 검증 내용을 표기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내 발표가 설득력 높은 발표가 되도록 만들어주었다.




삼의 법칙 적용되는 프레임을 만들어라


마지막으로 나는 발표에 적용해야할 또 다른 삼의 법칙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삼의 법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히 잘 아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쉽게 간과되는 것이기도 한다. 그것은 서론-본론-결론으로 발표를 구성하는 것이다. 서론-본론-결론으로 발표를 구성할 때 비로소 발표가 균형 있고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로 끝이 난다.


나는 사람들이 서론-본론-결론으로 발표를 구성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발표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발표의 규모가 작건 크건, 발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론, 본론, 결론 중 어느 하나를 빼먹는 것이다. 서론을 빼먹게 되면, 발표자가 이 발표를 왜 하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본론을 듣게 된다.


내 경험을 사례로 들자면, 어느 수요일이었다. 보통 수요일에 회의들이 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날은 더욱더 심했다. 나는 세 개의 회의에서 연이어 발표를 해야 했다. 미리미리 발표를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 세 개의 회의 중 마지막 회의 자료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나에게는 세 가지 중 하나의 회의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의 중요한 회의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간과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마지막 회의에서 월요일, 화요일에 내가 수행한 일의 결과만을 정리해서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서론을 빠뜨린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회의에 질문 많기로 소문난 분이 참석했다. 그 분은 내가 진행한 일이 어떤 목적에서 진행된 것이며 내가 추진한 방법이 그 목적을 정말 이룰 수 있는지를 따지며 묻기 시작했다.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나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또한 이날 나는 본론만 준비하고 결론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역시나 회의의 결정권자들은 “그래서 발표의 요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라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앞으로 내가 수행한 일의 결과에 대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향 후 진행 및 요청 사항을 정확하게 공유하라는 피드백을 주었다. 이날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발표든 만만하게 생각하고 대충 준비하면 큰코다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이후 나는 큰 발표에서나 작은 발표에서나, 반드시 서론-본 론-결론의 형식을 갖추어 발표를 해오고 있다. 서론에서는 ‘왜? 이 발표를 들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다루고 본론에서는 내가 발표를 통해 전달하고자하는 핵심 세 가지 포인트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발표에서 전달하는 결과를 통해 얻은 시사점 또는 향후 요청/계획 사항에 대한 메시지를 다룬다.


이렇게 내 발표를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한 이후, 내 발표에 균형감과 완전함이 더해졌다. 또한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나는 역량 평가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성공적인 발표를 위해서 우리는 ‘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첫째는 세 가지 핵심 요점을 전달하는 것이다.
둘째는 세 가지 협업자/파트너를 소개하는 것이다.
셋째는 서론 - 본론 - 결론의 세 가지 형식으로 발표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삼의 원칙이 적용된 발표를 할 때, 당신의 발표는 짜임새 있고, 완벽하며, 인정받는 발표가 될 것이며 발표에 대한 당신의 자신감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아이작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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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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