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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장 고리 만들기

by 아이작 유

아마존 플라이휠


이번 장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번 장의 내용은 그를 벤치마킹하여 배운 것이기 때문이다. 1998년 1,500명이었던 아마존의 직원 수는 단 2년 만에 다섯 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2000~2001년 닷컴 붕괴와 더불어 아마존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닷컴 붕괴 이전, IT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좀 부족해도, IPO(기업 공개 상장)를 신속히 해내고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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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IT기업들을 장밋빛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았다. 그런데 엔론(Enron) 파산 및 9·11테러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들과 더불어 닷컴 버블이 터졌다. 수많은 닷컴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합병을 하며 문을 닫았다. 아마존의 주가는 21개월간 지속적으로 바닥으로 떨어져 나갔다. 땅에 떨어진 주가로 가치 없는 스톡옵션을 보유하게 된 직원들의 사기 또한 바닥에 떨어졌다. 격동의 2년 동안 지쳐버린 수많은 임직원들은 퇴사를 선택했다. 2001년, 베이조스는 이틀간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열었다. 그는 당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란 책을 출간할 예정이었던 짐 콜린스를 사내 초청했고 짐 콜린스는 ‘플라이휠(Flywheel)’이란 성장 사이클 모델에 대해 가르쳤다.


플라이휠이란 엔진에 연결된 크랭크 샤프트 축에 달려 있는 큰 원판형의 장치이다. 플라이휠은 회전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며, 엔진의 연료 연소에 의한 에너지가 불규칙해도 저장된 회전 에너지를 가지고 회전 불균형 및 회전 진동을 억제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큰 원판의 무거운 플라이휠을 처음 돌리는 데는 폭발적인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플라이휠이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기 시작하면 무거운 플라이휠에 저장된 에너지 관성에 의해 엔진이 스스로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짐 콜린스는 베이조스와 아마존의 임원들에게 플라이휠 효과를 설명하며 좋은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플라이휠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즉,기업이 힘이 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을지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힘차게 성장해야 하며, 그 성장에 의한 플라이휠 효과에 의해 스스로 계속해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짐 콜린스의 플라이휠 개념을 즉시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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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아마존 성장을 위한 플라이휠 모델을 다음과 같이 그렸다.베이조스가 자신이 그린 플라이휠 모델을 공유하자, 임원들은 즉시 아마존이 어떤 사업을 추구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가야 할지를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한 임원은 자신이 근무한 지 5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아마존의 사업이 무엇인지를 이해했다고 말했다.인터넷 쇼핑 플랫폼을 제패하려는 아마존은 훌륭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훌륭한 고객 경험은 홈페이지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상품 판매자가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 선택을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고객 경험의 질 또한 계속 상승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얻은 아마존은 성장을 통해 고정비용이 낮아지고 효율성이 높아지는 저비용 구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저비용 구조에 의해 아마존은 더 낮은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은 더욱더 좋아진다. 베이조스는 플라이휠 성장 모델의 어느 부분이라도 보강 및 강화해낼 수만 있다면 그것이 아마존 전체 성장 고리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아마존 플라이휠’은 모든 회의 문서 맨 앞장에 인쇄되었고 향후 아마존의 모든 사업이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 동력이 되었다.



나만의 성장모델 : 플라이휠 + 셋의 원칙


나는 아마존의 플라이휠을 벤치마킹하고자 했다. 이것을 내 삶에 적용을 할 수 있다면 내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아마존 플라이휠처럼 나만의 성장 모델을 만들었고 이를 적용하고자 노력했

다. 하지만 초기에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그 이유로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성장 모델이 복잡해서 기억하기 어려웠다는 것이고, 둘째는 모델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완전하게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

어, 나는 작가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성장 모델을 다음과 같이 5단계로 작성한 뒤 실천해보고자 했다.



1. 인터넷에 좋은 글을 연재한다 → 2. 구독자들이 많이 생긴다 → 3. 출판사에 출간 제안을 한다 → 4. 책을 출간한다 → 5. 작가적 역량이 향상된다.


그런데 이 성장 사이클은 아무 때나 기억하기에는 좀 복잡했다. 또한 5단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구독자들이 많이 생기면 왜 그다음으로 출판사에 출간 제안을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작가적 역량이 향상되면 왜 다시 인터넷에 좋은 글을 연재해야 하는지가 모호했다. 결국 이 복잡한 성장 모델은 첫 한 달 동안 적용되다가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 잊혔다. 나는 제대로 된 성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이클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단순한 요소들이 뱀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떻게 말인가?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방법은 바로 ‘셋의 원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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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장 모델을 완성하기 위해서 딱 세 가지 요소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모조리 버렸다. 그 결과 작가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나의 성장 모델이 완성되었다.셋의 원칙을 적용하니 성장 모델이 매우 간단해졌다. 첫째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인생 말이다. 두 번째는 그 삶을 쓰는 것이다. 내가 살아간 삶을 쓰기 때문에, 내 글에 내 진심을 가득 담을 수 있고 내 글의 깊이 또한 깊어진다. 세 번째는 그 삶을 나누는 것이다. 내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그 삶을 나눌 때, 지인들이나 강연의 청중들에게 그 삶을 나눌 때, 책 출간을 통해서 그 삶을 나눌 때, 나는 그 삶을 더욱더 충실하게 살아낼 수 있다. 그

리고 이를 통해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쓸 동기를 얻을 수 있다. 바로 이 성장 모델을 돌리기 시작하자, 작가 활동에 대한 나의 인식이 변화되었다. 기존에 나는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언제나 ‘글’에 최대의 초점을 맞추어 작가 활동을 하였다. 그런데 새로운 성장 모델을 통해 작가 활동을 해보니, 내 초점은 ‘글’에서 ‘삶’으로 옮겨졌다. 나는 단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닌 삶을 쓰는 작가로 변화되었다. 나는 더 이상 내 삶과는 상관없이 이 책 저 책에서 본 내용들을 인용하고 단순 분량을 채우기 위한 글들을 쓰지 않았다. 나는 내가 삶에서 경험하고 피부 깊숙이 느끼고 깨달아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내 글과 내 삶은 점점 더 하나가 되어갔다. 내 글은 내 삶이고 내 삶은 곧 내 글이 되었다. 내 삶의 깊이가 더해지는 만큼, 작가로서 쓰는 글들의 향기 또한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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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단계 성장 모델은 내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커다란 혁신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직장에서 제품 생산 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불량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수율 및 품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불량의 종류와 불량의 원인은 정말로 많고 불량을 개선하는 일 또한 복잡하고 어렵다. 이 업무를 딱 세 가지로 압축하여 성장 모델을 구성할 수 있을까? 정말로 많은 고민 끝에 다음의 간단한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정말 많이 불량을 모니터링하면 불량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가 쌓인다. 나는 계측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선에서 불량 모니터링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빅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불량의 속성에 대한 요인자를 가능한 많이 발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불량이 어떤 특정한 공정이나 설비를 진행할 때 나오는지, 불량이 웨이퍼 어떤 특정한 위치에 분포하는지, 불량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성분은 무엇인지 등등의 요인자들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자들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대한 많이 발굴한 뒤, 유관 부서들과 협업해서 불량 요인자들에 대한 참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면 된다. 그러면 이미 나는 불량을 정말 많이 모니터링하고 있기에 불량 개선 아이템의 개선 효과를 즉시 검증할 수 있게 된다.


매우 쉽고 간단하지 않은가? 이 3단계 성장 모델은 나의 업무 엔진이 되었고, 나는 이것을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과제에 적용했다. 회사 상황에 따라 내게 주어진 과제들이 달라져도, 나는 3단계 성장 모델을 통해 요동하지 않고 과제를 힘차게 추진해나갈 수 있었다. 내가 협업하는 사람들과 주요 불량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할 때에도 내가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불량 개선 방법을 교육할 때에도, 3단계 성장 모델이 나를 차별화시키는 큰 무기가 되었다. 내가 담당하는 팀원들 또한 3단계 성장 모델을 쉽게 이해하여 본인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게 되니 내 팀에서 많은 성과가 창출되었다.나는 오랜 기간 불량이라는 것을 모니터링하고 그 원인을 찾고 개선하는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원인이 없는 불량이란 존재하지 않고, 개선할 수 없는 불량이란 역시 존재하지 않음을 경험적으로 터득했다. 자연스레 나에게 “모든 모니터링 가능한 것은 개선이 가능하다!”라는 믿음이 생겼다.



아이작 유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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