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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상황을 극복하는 세 가지 무기- 1. 소(笑)

by 아이작 유


행복하니까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지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는 부정적인 생각


돈 벌기 참으로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우리는 쉽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


“내년에 승진에 누락되면 어쩌지?”

“괜히 도전했다가 실패하게 되면어쩌지? 그냥 시도조차 하지 말까?”

“아, 짜증 나!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네!”

“왜 누구는 고생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고생만 하는 것일까?”

“이번 시험 망하는 거 아니야?”

“아, 난 쓸모없는 사람인가?”

“나는 해도 안 되는 걸까?”

“내가 문제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쩌지?”

“열심히 노력해봤자 결국에 달라지는 게 없을 텐데!”


마치 우리가 마시는 공기 속에 부정적인 생각의 입자가 떠다니는 것처부정적인 생각은 늘 우리 주위에 있는 듯하다. 캘리포니아대학 신경 영상 정보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7만 가지 정도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에 80% 이상이 부정적인 생각들이라고 한다(그나마 20%의 긍정적인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치열한 삶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정적인 생각의 특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마치 겨울철 산꼭대기에서 굴려 떨어뜨린 눈뭉치가 점점 커다란 눈덩이가 되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생각은 엄청난 관성을 가지고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 습관을 강력하게 통제하려고 한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은 우리에게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피로, 요통, 면역력 저하, 자존감 저하, 열등감, 불안, 분노, 강박증, 불면증, 우울증, 소화 불량 등 정말로 다양한 형태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가능한 빨리 부정의 영향권에서 탈출하라


반면 세상에는 긍정의 힘을 강조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 널리 퍼져 있다.


“긍정적인 생각은 당신의 현실 속에 그것을 끌어당긴다!”

“마음으로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이 인생에 나타날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좋은 일들이 당신에게 끌어당겨진다.”

“긍정적인 생각은 마치 자석처럼 그와 비슷한 것들을 끌어당긴다.”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인 상상을 하면 그 미래는 현실이 된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건의 미래를 미리 결정하라.”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미 이룬 것처럼 감사하고 행동하라!”

“아침 일어날 때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감사하며 시작하라!”

“세상에 부는 무한하며 그 부가 지금 나에게 오고 있다고 말하고 생각하라!”


나는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이고 가능한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다. 긍정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는 부정적으로 인생을 살아갈래! 인생 망치고 싶어!”라고 원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는 긍정을 원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19년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20대 사망의 51%가 자살이라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우리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23.0명이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1등이며 OECD 평균(11.2명)보다 2.1배 높다. 안타까운 것은 인구 자살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인구 1000명당 성형 수술 건수가 13.5건이며, 인구 대비 성형외과 의사 수도 한국이 1위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안에 얼마나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통근시간은 OECD 국가 26곳 중 1등인 평균 58분이다. 이는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 서울 근교, 외곽으로 이주해 통근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한편 우리나라 근로 시간도 선두권에 있다). 또한 남녀 임금 격차는 36.7%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 또한 OECD 국가 중 1등이다. 이 외에도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10.8명으로 1등이며, 음주로 인한 대장암 지수도 인구 10만 명 당 45명으로 1등이다. 유엔아동기금 UNICEF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UNICEF 조사 대상 국가인 29개국 중 1등이었다.


나는 부정의 힘이 만연해 있는 우리나라 현실 속에서 긍정의 힘을 쥐어짜내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전략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현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빨리 부정의 영향권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가 부정 모드에 들어설 때마다 즉시 긍정 모드로 전환시키는 세 가지 강력한 무기를 이야기하고 싶다.



1. 소(笑) : 일단 웃자!


내 프로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내 얼굴은 웃는 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내 별명은 웃음과 관련이 많았다. 웃으면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새우눈’이라 불렸고, 웃으면 하회탈을 쓴 것 같다고 ‘하회탈’ 또는 ‘안동’(안동 지역에서 살아본 적도 없었지만)이라고 불렸다. 또 친구들은 나보고 ‘SM’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Smile Man의 뜻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정말로 잘 웃었다. 이는 억지 웃음이 아니었다. 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로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거의 대부분 웃음으로 반기며 들어주었다.


중2 시절 사춘기 때였다. 당시 나는 부모님의 말을 거역하며 반항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내게 해준 것이 도대체 뭔데?” 외치면서 부모님 특히 어머니 속을 뒤집어놓곤 했다. 나는 “내가 잘하는 것이 도대체 뭘까?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출난 게 뭐가 있을까?” 하는 물음에 푹 빠져 있었다. 나는 남들보다 특출난 머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부잣집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었다. 남들보다 예체능 쪽이나 게임 쪽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키가 크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니었다. 나는 특출난 게 없다는 사실에 절망을 느꼈다. 그러던 중 내 방에 있던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게 되었다. 내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거울에 비친 환한 웃음을 보면서 내 얼굴뿐만 아니라 내 마음 전체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부모님이 내게 최고의 재능을 주셨구나! 웃음 말이야!” 나는 내가 잘 웃을 수 있는 타고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나는 더욱더 밝게 웃었고 그렇게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난 수십 년간 전문적으로 웃으며 살다 보니 웃음에 대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행복하니까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지는 것이다. 말을 좀 바꿔 표현하자면, 좋은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불안하지 않으니까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불안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나는 웃음의 힘을 믿는다. 웃음은 순식간에 긴장과 불안과 스트레스 모드를 타파하고 긍정과 행복 모드로 전환해준다. 도저히 웃음이 나올 수가 없는 스트레스의 상황 속에서 억지로라도 웃으면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때때로 오후 세네 시쯤 나는 업무 피로가 몰려 모든 일이 귀찮고 짜증날 때가 있다. 이 시간에 이를 악물고 일을 더 하려고 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된다. 한번은 오후 네 시 내 앞에 쌓인 업무량을 보면서 심한 불안 증세를 느꼈고 마치 내 주변에 산소가 부족한 것과 같은 호흡 곤란을 느끼기도 했다. 회사에서 일하기 싫을 때, 불안감이 찾아올 때, 업무 중압감이 나를 누를 때,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는 것 같을 때, 나는 잠시 모든 일을 내려놓고 그저 씨익 웃는다. 일단 웃으면 나는 불안과 긴장이 해소되고 마치 산소가 충만한 숲을 산책하는 것처럼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문헌 조사를 해보니 웃음의 효과에 대해서 정말로 셀 수 없이 많은 의학 연구가 진행되었다. 웃음의 효능에 대한 세 가지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해본다.


첫 번째 연구는 웃음의 강도보다 웃음의 빈도가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미국 헌터칼리지의 잰더 셀렌버그 연구팀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유발 사건을 경험할 때 웃음의 빈도와 웃음의 강도가 스트레스 증상을 얼마나 약화시키는지를 실험했다. 예상대로 스트레스 증상은 스트레스 유발 사건 당시 경험했던 웃음의 빈도에 의해 약화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많이 웃었던 사람들의 경우 스트레스 유발 사건을 경험하고도 그 사건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웃음의 강도는 스트레스 증상 완화에 어떠한 연관성이 없었다. 더 강하게 웃었다고 스트레스 증상이 더 완화되거나 하는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30 이 연구의 시사점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능한 자주 웃으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고 올라올 때마다 씨익 웃어보자.


두 번째 연구는 웃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졸의 양을 완화시켜준다는 것이다. 독일 콘스탄스 대학교 심리학과의 마리아 마이어 연구팀은 35명의 건강한 성인 대상자(여성 51%, 남성 49%)를 세 그룹으

로 구분하였다. 세 그룹은 스트레스 테스트에 노출되기 전에 각각 웃음 요가 세션, 이완 호흡 요가 세션, 비간섭 제어 세션을 경험했다. 테스트 종료 후 즉시 사람들의 코티졸의 양이 측정되었다. 연구팀은 웃음 요가 세션, 이완 호흡 요가 세션을 경험한 사람들의 코티졸 양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의 것보다 더 적을 것이고 웃음 요가 세션을 경험한 사람들의 코티졸 양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험 결과, 웃음 요가 세션을 경험한 사람들만 코티졸 양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리는 웃음이라는 것이 실제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연구는 잘 웃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과기대 신경의학과 명예교수인 스벤 스베박 연구팀은 15년 간 5만3,556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머 점수와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였다. 연구팀은 검증된 설문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유머를 잘 인지하는지에 대한 유머 점수를 지수화했다. 그리고 유머 지수와 심장병, 감염, 암,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특정 원인에 따른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성의 경우 유머 점수가 높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크게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48% 감소,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 73% 감소, 감염에 의한 사망률 83% 감소). 남성들의 경우,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만 연관성이 발견되었다. 유머 점수가 높은 남성들이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 74% 감소를 보여주었다. 연구진들은 성별의 차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남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유머 점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제안했다(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스베박 교수는 웃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증가를 막으면서 면역력 감소가 방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유머를 잘 인지하고 잘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작 유

<셋으로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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