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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브랜딩을 위한 질문

by 아이작 유

리더십 분야 대가인 짐 콜린스는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기업으로》에서 그리스 우화인 여우와 고슴도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여우는 매우 교활하고 아름다운 동물이다. 여우는 재빠르고 날씬하며 사냥을 잘한다. 반면, 고슴도치는 작고 느리고 뚱뚱하다. 따라서 고슴도치는 음식을 찾고 집을 돌보는 한 가지 일만을 생각한다. 매일 여우는 고슴도치를 사냥할 많은 전략을 짜내며 고슴도치를 습격할 완벽한 순간을 기다린다. 하지만 여우가 고슴도치를 공격할 때마다 고슴도치는 몸을 공 모양으로 말아 자신을 보호한다. 결국 여우는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 다음 날 사용할 다른 공격전술을 짠다. 그리고 매일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 여우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고슴도치는 언제나 승리한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매우 큰 것을 알고 있다. 위대한 조직들은 고슴도치와 같다. 그들은 고슴도치처럼 제일 간단한 방식으로 쉽고 효과적이며 강력한 액션플랜을 생각해낸다. 짐 콜린스는 고슴도치가 한 가지에 집중하는 전략 개념은 사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서 탄생한다고 말한다.


13627_17429_5422.jpg 월그린스


월그린스는 1975년부터 2000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해 주식수익률이 코카콜라와 제너럴일렉트릭을 능가하는 대기업이 되었다. 월그린스의 성공 비결은 편의점이라는 정체성에 집중한 데 있었다. 월그린스는 편의점으로써 고객들에게 최고의 편리함을 제공하겠다는 비전 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했고 이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월그린스의 입지(Location)임을 깨달았다. 월그린스는 다가가기 불편한 입지에 있는 가게를 문닫고 편리한 입지(길모퉁이, 교차로에 가까운 곳 등)에 새 가게를 열었다. 월그린스가 있는 곳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도 좋은 입지만 있다면 그들은 새 가게를 오픈했다. 월그린스는 이런 식으로 1마일에 대략 아홉 개의 가게를 가질 수 있었다. 월그린스의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가장 편리한 곳에 있는 가게에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월그린스는 대성공을 거둔다.


월그린스의 성공 스토리는 창의적이고 복잡한 전략을 뛰어넘는다. 그들이 한 일은 복잡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이를 통한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 즉 내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인식할 때 자신의 사명을 발견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처럼 조직 또한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핵심적인 일에 에너지를 집중시키며 브랜드화(Branding)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직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부터 조직의 정체성 발견을 위한 핵심 질문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떤 필요를 채울 것인가?

비즈니스 역할은 무엇인가? 비즈니스란 상호 간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다른 더 높은 가치로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조직은 그들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속에 내재된 가치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이 가치를 어떤 사람들과 공유할 것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조직은 조직이 창출한 가치가 어떻게 사람들의 행복을 끌어올릴지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비즈니스 조직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창조한 가치가 실제로 어떤 필요를 채울 수 있는가이다.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수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그 성능이 아무리 우수해도 실패를 경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들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때,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 때, 사람들의 삶의 질과 수준을 향상시킬 때 사람들은 당신이 속한 조직의 가치를 알아줄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수많은 비즈니스맨은 아직도 탐욕적인 비즈니스 관점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맨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꾀어 그 수중의 돈을 얻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그들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도록 유도하려 한다. 비즈니스맨들은 더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고 불행해져도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탐욕적 비즈니스 마인드는 70억(7빌리언)의 전 세계 인이 혁신 기술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다가오는 미래에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피터 디아맨디스는 자주 말하곤 했다.

xprize-founder-peter-diamandis-heres-what-everybody-gets-wrong-in-their-twenties.jpg 피터 디아맨디스


“정말로 갑부가 되고 싶습니까? 갑부가 되는 최고의 방법은 빌리언 인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골치 아픈 문제가 최고의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00년 전 국가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왕이었다. 100년 전에는 기업가들이 나타나 지역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어느 누구든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글로벌 문제에 도전하다면 그것을 해결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오늘날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하급수적 기술들, 즉 컴퓨터·네트워크·센서·인공지능·로봇·3D 프린팅·랩온어칩·나노과학·바이오·사물인터넷 같은 혁신 기술들을 통해 누구나 식수·식량·에너지·교육·건강 진단 및 치료·자유 인권 보호와 같은 글로벌 필요를 채우고 더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피터 디아맨디스는 싱귤래리티대학교의 모든 학생에게 향후 10년 안에 빌리언 인구들의 삶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가져올 만한 창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주도로 전 세계에 영향력 있는 회사가 많이 창업되었다. 매터넷의 경우, 자동화 드론을 이용하여 도로 인프라가 잘 구축되지 않은 도시에서 물건을 안전하게 운반 배송하는 기술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별히 개발도상국에서 매터넷의 드론은 2킬로그램의 물건 패키지를 운송할 수 있으며 기존의 운송 시스템에 혁명을 가져왔다. 블루옥크 리소시스는 폐기된 전자 기계 장치로부터 구리, 은, 백금 같은 값나가는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들은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될 4천만 톤의 폐기 전자 기계 장치를 수거해 70조 원 가치의 금속을 추출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오르간 프리저베이션 얼라이언스는 인간의 장기 보존 기간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냉동 보존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인간 장기의 장기간 보존이 가능해져 의료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날 탐욕적 이윤화를 넘어 세계를 섬기려는 기업들의 등장은 동서양 인류의 역사 가운데 수천 년간 전해온 가르침의 실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수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자는 “성인이 백성보다 더 높아지기 원하면 백성보다 낮아져야 하고 백성을 지도하고 싶으면 백성 뒤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만을 위한 기업은 정상 피라미드의 위 꼭짓점을 차지하기 위해서 존재하려고 한다. 즉, 자기 기업이 다른 수많은 사람 위에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섬김을 위한 기업은 역피라미드의 아래 꼭짓점에 있는 것과 같다. 즉, 겸손하게 낮은 곳에서 더욱 많은 사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 그들은 세계의 수많은 사람을 돕고, 살리고, 섬기고, 지도하고, 가르치기 위해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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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일 세계의 수많은 신문과 미디어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집중 조명했다. 당일 마크 저커버그는 아내와 자신의 갓 태어난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딸에게 고백했다. ‘너와 모든 어린이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남겨주기 위한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단다. 네가 우리에게 줬던 것과 같은 사랑과 희망,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기 바란다. 세상 모든 부모처럼 엄마 아빠도 네가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앞으로 이 세상에 태어날 아이들의 삶을 더나아지게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25년, 50년, 100년에 걸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사람 및 공동체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신과 아내인 프리실라가 보유한 페이스북 주식 99퍼센트, 대략적으로 60조 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지구상에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 발표된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현재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의 회장인 빌 게이츠다. 그의 재산은 현재도 최고인 대략 8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자선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을 설립하여 꾸준히 기부했는데 그 금액이 현재까지 대략 40조 원에 이른다. 빌과 멜린다 부부는 그동안 그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개발도상국의 빈곤층 사람들과 그들의 열악한 생활, 교육, 건강의 환경 개선 등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했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의 아들 짐 월튼은 그의 아버지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준 자선의 원칙과 태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2016년 포브스에 따르면 짐 월튼의 자산은 34조 원에 해당한다. 그는 꾸준하게 월튼가 기업의 총 순자산의 4퍼센트를 사회에 자선 기부함으로써 사회를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짐 월튼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부자들과 그들의 조직과 기업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막대한 부를 쌓는 데만 열중하지 않고 그 부를 사회에 나누어 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데 더 큰 열정을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조직들은 70억 전 세계인의 필요와 문제를 채우고 해결하는 데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들은 계속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류 기업으로 존재하고 있다.



아이작 유

<질문지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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