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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노트지능 11화

지식경영: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

by 아이작 유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는 현대를 ‘지식 사회’라고 표현하며 지식은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 생산 요소보다 더 높은 효용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가치 있는 지식을 잘 습득할 뿐만 아니라 그 지식을 효과적으로 경영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만 중점을 둔 나머지, 지식을 경영하는 것에는 관심을 쏟지 못하는 실수를 범한다. 그 이유는 지식 경영이 끊임없는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동안 스스로가 가장 공들여 써온 노트 세 권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노트 세 권은 어디에 있는가? 혹시 분실했거나 창고 구석에 보관되어 있지는 않은가? 그 노트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는 있지만, 한 번도 다시 열람해본 적이 없지 않은가? 그 노트에 적혀 있는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활용했는가? 사실 내가 그랬다. 필자는 이러한 질문들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많은 찔림을 느끼고 반성을 했고 이를 극복하는 대책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접목한 스마트 지식 경영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다루게 될 내용은 내가 실제로 활용하고 있고, 효과 만점인 스마트 지식 경영법에 대한 이야기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과 지식 경영

자연에는 ‘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작용한다. 엔트로피란 무질서도, 즉 얼마나 질서가 없는 마구잡이인지의 정도를 뜻한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말하는 것은 이렇다. “특별히 자신이 어떤 시스템 안에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는 그 시스템의 무질서도는 점차 증가한다.”


예를 들어 검은 잉크 한 방울을 물통에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는가? 점점 잉크가 물통 안 이곳저곳으로 어지럽게 확산하면서 결국 물통 전체가 혼탁해진다. 또 다른 예로, 집 청소와 설거지를 위해 하루라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집안 전체는 곧 어지러운 상태가 될 것이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을 반대로 해석하면 이렇다. 자신이 어떤 시스템을 질서 있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지식이란 수많은 정보가 질서 있고 짜임새 있게 엮여 있는 시스템과 같다.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 뇌 속의 수 많은 뉴런 세포들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서로 질서정연하게 연결된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라 지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정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에너지와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질서 유지를 위한 노력, 이것이 바로 지식 경영의 핵심이다.


지식 경영의 원투 펀치

지식 경영은 ‘질서 만들기’와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들로 구성된다.먼저 질서 만들기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분류화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만약 그동안 자신이 써놓은 노트의 분량이 방대해졌는데 그것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노트가 있어도 찾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친구나 동료와 노트를 공유할 수도 없다. 게다가 시간이 오래 흐르면 자신이 무엇을 적었는지조차 잊어버릴 수도 있다. 이것은 정말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각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효율적으로 공부, 연구,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노트의 체계적 분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효과적인 분류를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보통 큰 주제에서 작은 주제로 세분화하는 방식(대주제–소주제 형식의 2단 기준)으로 노트를 체계화한다. 지식 경영의 두 번째 요소인 ‘질서 유지’는 지식에 대한 반복적인 접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노트가 아무리 짜임새 있게 분류가 되었다 해도 자신이 그 노트에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다면, 노트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의 기억 능력은 무한하

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 경영의 목표는 단순히 지식을 차곡차곡 쌓는 것에 있지 않고, 축적한 지식을 기반으로 더욱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지식을 엮어내고 새롭게 창조해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식 경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축적한 지식을 이해하고, 잊어버리지 않고 외우고 있으면서, 전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작성해놓은 노트에 반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식에 대한 반복적인 접근이 기억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인물이 바로 헤르만 에빙하우스이다. 그 유명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를 나타내준다.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더 짧은 시간에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하고, 기울기가 완만할수록 더 오랜 시간 기억을 유지함을 의미한다. 망각곡선이 가파르다 완만해진다는 것은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옮겨졌음을 뜻한다. 재미있는 것은 앞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지식에 접근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망각곡선이 완만해진다는 사실이다. 즉 지식 경영의 두 번째 요소 ‘질서 유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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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콜라보레이션


대부분의 사람은 아날로그적인 노트 쓰기만을 활용해서는 지식 경영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노트의 양이 많아지면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점, 체계적으로 분류해도 원하는 지식을 곧바로 찾아내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방대한 양의 노트를 언제나 곁에 휴대하고 다닐 수 없다는 점 등 수많은 이유가 있다. 심지어 누구든 공들여 노트를 만들어봐야 어차피 보지 않게 된다고 말하면서 노트 쓰기의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는 아날로그적 지식 경영이 그만큼 어렵고 좌절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아날로그적인 노트 쓰기가 지금의 디지털 기술을 만나면 정말로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지식 경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의 문서, 이미지, 미디어 파일이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저장되고 공유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부분의 IT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았다. 따라서 문서 파일이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되기만 한다면 스마트폰, 컴퓨터, 스마트패드 등의 전자 기기를 통해 언제든지 어디서나 원할 때 파일을 열람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은 그림과 같이 아날로그적인 문서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고, 이 디지털 파일을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하는 것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의 만남 덕분에 우리는 수많은 노트를 매우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고, 분류된 노트들에 언제 어디서나 전자 기기를 통해 접근함으로써 매우 효과적으로 지식 경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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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앱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지식 경영

스캐너 앱을 활용해 어떻게 지식 경영을 하는지 그 실례를 보면서 공부해보자. 앱 스토어에 들어가면 수많은 종류의 스캐너 앱이 존재한다. 그 스캐너 앱들은 대부분 기능이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필자가 사용하는 스캐너 앱 ‘스캐너 프로’와 다른 것을 사용하더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1. 노트 작성하기

지금까지 책에서 배운 노트 쓰기 방법을 토대로 스캔할 노트를 작성한다. 예를 들기 위해 필자는 스마트 지식 경영에 대한 노트를 그림과 같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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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주제-소주제 카테고리 만들기

자신이 스캔할 노트를 분류할 카테고리(대주제–소주제)를 만든다.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엔 ‘책 쓰기’라는 이름의 폴더를 만들어 대주제를 정했고, 그 안에 ‘Think on Paper’라는 이름의 소주제를 정해 스캔 파일을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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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서 스캔하기

이제 Add 버튼을 누르고 노트를 사진 찍으면 된다. 대부분의 앱스캐너는 문서 자동 인식 기능이 있어서 카메라 촬영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찍어서 고화질의 스캔 PDF 파일로 변환 해준다.


만약 실수로 비스듬한 각도로 문서를 스캔하더라도 자동 보정 기능이 있어서 수직 방향으로 찍은 것같이 스캔되어 저장된다. 또한 그림자나 주위 환경 색깔이 자동으로 보정되어 하얀 배경색을 가진 스캔 파일로 저장된다. 스캐너 앱을 통해 스캔한 파일은 일반 스캐너로 스캔한 파일과 견줄 정도의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필자는 이 책에 사용한 이미지 파일의 50퍼센트를 스캐너 앱을 통해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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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클라우드를 통한 지식 경영

문서를 스캔하면 자신이 등록한 클라우드 서비스(Dropbox, Google Drive, One Note, 에버노트, iCloud)에 자동으로 문서가 저장된다.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한 가지 일은 앱 스캐너의 ‘설정’에 들어가 자신이 가입된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디를 입력하는 것이다.


필자는 맥북 사용자라 iCloud 서비스를 이용한다. 앱 스캐너를 통해 만든 문서가 다음과 같이 클라우드 폴더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해두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문서에 접속할 수 있다. 또한 문서를 계속해서 수정할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엔 자료를 추가하면서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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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박총피법(如剝蔥皮法):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촉류방통법(觸類蒡通法):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축기견초법(築基堅礎法):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져라.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 길을 두고 뫼로 가랴, 지름길을 찾아 가라.
초서권형법(抄書權衡法): 읽은 것을 메모하여 가늠하고 따져보라.
선정문목법(先定門目法): 목차를 먼저 세워 체제를 결정하라.
_다산 정약용


아이작 유

<노트지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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