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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Jan 02. 2024

벵골만에서 마주한 인생 노을

03. 벵골만 바다 위

양곤에서 약 70여 Km 떨어진 벵골만 바다입니다.

천연가스를 캐는 설비(해양 모듈)를 한국에서 제작해서 가져와 설치하는 일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 저서, Engineering Managemt Guide Book에 사용된 사진이기도 합니다. )


바다 위 가스전 시설



바다에서의 생활은 아주 단조롭습니다.

아침 6시 조회를 시작으로 뜨거운 바다 위 철구조물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하루의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회의 등으로 분주히 지내다 보면 늦은 밤이 됩니다.

한 마디로 잠에서 깨면 먹고, 일하고, 먹고, 일하고, 다시 잠을 자는 단순 반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단순 반복의 시간이라고 해서 평온하게 지낸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미얀마의 기후는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는 건기, 그리고 미얀마 새해인 4월 중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5월부터 10월까지 본격적인 몬순 우기로 나누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우기가 오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기에 아주 바쁘게 생활합니다.

그나마 문제가 없으면 열심히만 하면 되지만, 문제라도 생기면 그야말로 한바탕 난리가 벌어집니다.

바다에 있다 보니 작은 문제라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하루 종일 파도에 배가 흔들리다 보니 민감한 분들은 멀미는 물론 잠을 설치는 바람에 아주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지요.

저는 오히려 자장가처럼 느껴져서 다행이었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지내다 보면 누리는 특권이 몇 가지 있습니다.


무료할 때 빵 조각을 바다에 던지면, 순식간에 물고기 떼가 몰리며 그중에 몇 마리가 힘차게 뛰어올라 빵 부스러기를 받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소소한 즐거움이라면, 가끔씩 배 아래에서 유유히 노니는 고래상어의 웅장(?)한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게다가 어쩌다 이기는 하지만 멀리서 돌고래 떼가 지나게 되면,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순간 모든 어려움을 싹 잊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있어 또 한 가지 큰 즐거움은, 바로 해맞이와 해넘이를 바다 한가운데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바다 위에서 마주하는 노을은 양곤 강에서 맞이한 노을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게 해 줍니다.


벵골만 바다 위에서 마주한 아침



벵골만 바다 위에서 마주한 노을


바다에 온 첫날에 마주한, 제 가슴을 뛰게 한 노을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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