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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sk Mar 18. 2024

호수 위 인생 해맞이

11. 동양의 베니스, 인레호수와 인데인 유적지

인레호수는 미얀마 북부 샨주의 남쪽, 지난번 여행지인 바간 동쪽 약 300여 KM에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길이 약 22Km, 폭 11Km 정도이며, 크기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충주호의 4배가 넘고, 인도지(Indawgyi) 호수에 이어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해발 약 900m의 고지대에 위치하여 일 년 내내 선선한 곳입니다. 
보트를 타고 호수 위에 지어진 수상 가옥 사이를 누비며 미얀마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곳인데, 특히 호수 위에서 환상적인 해맞이와 함께 황금빛 바다 위에서 한 발로 서서 고기를 잡는 어부의 모습은 인레호수를 넘어 미얀마 관광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해 질 녘, 수상가옥 뒤로 넘어가는 붉은 해로 인해 붉은빛으로 물든 호수 위의 수상 가옥을 배경으로 멋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입니다. 호수 하나만 여행을 해도 아쉬움이 전혀 없는 멋진 곳입니다.
더 자세한 소개는 여기를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드디어 동양의 베니스라는 인레호수로 향합니다.

별명이 맞는지 설렘 가득 안고 출발합니다.



이른 아침임에도 보트를 타려는 여행객들이 많습니다.

안내에 따라 보트를 탑니다.

보트가 넓은 배가 아닌 마치 카약처럼 가늘고 긴 형태여서 타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한 발을 먼저 보트에 올리고 조심스럽게 보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보트가 흔들릴 때마다 아슬아슬합니다.

우리의 타는 모습이 재미있는지 보트 기사가 바라보며 웃습니다.



가만히 보니 모터로 운전하는 보트입니다.

직접 노를 저는 보트는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하긴 이 넓은 호수를 노를 저으며 다니기에는 불가능할 텐데.. 괜한 염려를 했습니다.



호수에 들어서기 위해 폭인 좁은 길을 따라갑니다.

반대편에서 배가 한 척 오는데, 한 남자가 능숙한 모습으로 뱃머리에 앉아있습니다. 여유가 있습니다.


아침 일찍 현지인들을 가득 태우고 어디론가를 향해 부지런히 가는 보트도 만납니다.

반가운 듯 웃으며 손을 흔들어줍니다


중간중간 나무로 만든 다리 사이를 지나기도 합니다.

다리가 조금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드디어 넓은 호수가 나타납니다.


멀리서 그물질하는 어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관광 사진으로만 보던 인레호수 어부 특유의 발로 노를 젓는 모습이 보입니다.

(관광객들을 위해 일부러 발놀림을 크게 해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열심히 그물을 걷어 올리는 모습이 환상입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수 건너편 수상가옥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물살에 비친 수상가옥이 멋진 풍경을 보여줍니다.

아침 햇살을 머금은 호수의 경치에 취해 여기가 어디인지, 얼마나 왔는지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간간히 간단한 음료와 간식거리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신기하기도 합니다.

보트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한 곳에 배를 댑니다. 잠시 아침을 먹고 쉬어 간다며 내리라고 합니다.

일찍 나서느라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더니 마침 출출한데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 아니 생각지 못한 것을 보게 됩니다.


오래전에 TV에서 보던 긴 링을 목에 끼운 여성입니다. 링도 상당히 많이 끼고 있습니다.

나이가 70은 족히 넘어 보이는 어른입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장면에 모두 자리에 멈추어 섭니다.

오히려 그분이 손짓으로 우리 일행을 부르면서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킵니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의자에 앉습니다. 무언가 말을 하고는 싶은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옆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자그마한 공간 안 쪽에서 링을 목에 두른 또 다른 여자가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젊은 여자 한 분이 베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 모습이 재미있다는 표정입니다.


잠시 어렵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본인들은 카얀족으로, 본래 사는 곳은 인레호수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위해 이곳에 내려와 있다고 알려줍니다.


미얀마 동부 카야주의 산간지역에 사는 카얀족 여성들로 어릴 때부터 목에 구리 링을 하나씩 끼우는데, 긴 목이 아름다운 여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서 목을 늘이기 위해 링을 끼운다고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놀람과 새로움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잠시 후 다른 곳에 배를 대는데, 이곳에서는 여자분들이 열심히 베틀로 뭔가를 짜고 있습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전통 옷이나 천들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전통 수공예 공방입니다.


기념으로 미얀마 전통 옷을 하나 사서 입어봅니다.

‘엄지 척’하며 잘 어울린다는 한마디에 지갑을 엽니다.

근처에는 은을 가공하는 공방도 있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한참을 가니 이번에는 수경 농업을 하는 곳으로 안내합니다.

작은 보트를 타고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무슨 작물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 집과 푸르름이 잘 어울립니다.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한 무리의 외국인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느라 부산합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모르겠지만 시끌시끌합니다.

우리 일행을 보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며 포즈를 취합니다. 독특합니다.

역시 이사진도 전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차마 메일 주소를 물어볼 수가 없어서….

우리도 따라서 해보지만 금방 포기합니다. 역시 남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번엔 좁은 물길을 따라 한참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지막 여행지인 인데인(Inn Dein Pahoda) 유적지로 향합니다.

중간중간 황토색 물에서 물놀이는 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다리 밑에서 빨래하는 여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데인 유적지는 바간의 사원과는 달리 약 300여 개의 작은 탑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파괴된 탑이 있는가 하면 신기할 정도로 본래의 모습을 완벽하게 유지한 탑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곳으로 외부에 알려진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역사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기가 쉽지 않아 단지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호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낭쉐로 돌아갑니다.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명이 맞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보니 베니스를 가보지 못했네요.



보트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곳 모두 우리 같은 관광객에게는 멋진 추억을 남겨주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미얀마 사람들의 어려운 삶이 그대로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상 가옥 사이를 지나며 보트 위에서 마주하는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에서, 베틀이나 은을 가공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멋진 호수 위 관광’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이면에 있는 미얀마인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보여서 마음이 어렵기도 합니다.


특히 목에 긴 링을 끼운 채 관광객을 상대로 자신들이 짠 천이나 기념품들을 파는 카얀족 여인들에게서는, 단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의 모습을 넘어 미얀마 소수민족들의 끝없는 분쟁 틈바구니에서 살기 위해 애쓰는 한 여자의 모습이 보여서 셔터를 누르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우리에겐 잠시의 볼거리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입니다.





인레 호수와 인데인 여행을 마지막으로 ‘미얀마 노을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양곤강을 비추는 석양과 벵골만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본 인생 최대의 노을 덕분에 제 마음에 깊이 남아있는 미얀마를 소개하고자 시작한 글이 어느덧 11편의 글이 되었습니다.


미얀마라는 거대한 나라의 지극히 한정된 곳만 소개하는 것이 아쉽지만, 새로움 가득한 곳, 그리고 언젠가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남아있는 곳이기에 이 글을 쓰면서 즐거웠던 시간을 잠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미얀마의 정치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속히 모든 것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와서 모두가 평안하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음에는 멋진 풍경보다 미얀마인들의 삶을 나누는 여행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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