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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람 Jan 24. 2018

돈을 아끼면 사람을 아껴주기가 어렵다

아카이빙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



나는 소비력이 천하장사라서 계좌의 잔고가 아슬할 정도까지 늘 돈을 써버린다.

나 자체가 사치스럽기도 하지만 받은 것들을 돌려주기만 해도 허덕이는 잔고를 가지게 되더라.

내가 너무 못 버는 것도 팩트지만..

친구들이 힘들어할 때면 나는 보통 말을 엄청 많이 해주기보다는

"너는 힘을 내 나는 돈을 낼게"라고 말하고 술값이나 한번 계산하고 오는 편이다.

힘은 보통 따뜻한 말보다 안정적인 잔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잔고를 지켜주면서 힘을 주고 싶어서..


작년에는 이래저래 나를 일적으로 도와준 사람들이 많았다.

정현주 작가님도 그렇고 재이씨도..하현작가도..진슬이도 그렇고

그래서 블프 때 랄프로렌에서 목도리를 잔뜩 사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나눠 드렸다.

폭발적인 화술을 가지고 있지만 고마워요! 혹은 감사합니다.. 류의 말을 해야 할 때면 

지능지수 저하가 급격하게 와서..

뭐라도 하나 주면서 말해야 그나마 말이 좀 나온다.. 선물은 나에게 그런 용도다..


며칠 전에는 밤늦게 여자 친구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 중간에 택시에서 내려 고터 꽃시장으로 갔다.

그리고는 이 꽃 저 꽃을 한가득 사서 여자 친구 동네로 다시 갔다.

그 날은 내가 잘못한 게 있어서 풀어주고 싶어서. 그냥 충동적으로 한가득 꽃을 사서 돌아갔다.

택시비랑 꽃값만 해도 7~8만 원은 나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아껴주기 위해 쓰는 돈은 별로 아깝지가 않다.


이달 말은 희진이 생일이라 발렌시아가에서 원피스를 하나 샀고

다음 달 10일은 엄마 생일이라 미리 토리버치에서 가방을 하나 샀다.

엄마 미안! 여자 친구 선물을 더 비싼 거 사서..


소비 없이 사랑을 보여주는 게 쉽지가 않다.

그리고 사랑을 보여줄 때 소비를 살짝이라도 곁들이면 더 큰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항상 아껴주고 싶은데 돈을 아끼면서 사람을 아껴주기는 참 어렵다.

그렇다고 또 돈을 위해서만 살면 나를 아껴주기가 어렵다.

아 이 지루한 하층민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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