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vs 이공계 자기 계발 차이점

오늘부로 자기 계발을 은퇴합니다 (9화)

by 문전성시
그냥 알아서 하는 거야!

신입사원 때 짧은 OJT를 받고 부서에 배치돼서,

사수인 선배에게 업무 관련 어떤 자기 계발을 하면 좋을지 물어봤을 때 그러한 대답을 들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회사란 곳은 원래 그런 것인지 무엇하나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혼자 찾아보거나 동기들에게 물어보거나 해야 했는데,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끼리 스터디그룹에서 공부할 때처럼 맞는지 틀리는지도 잘 모르고 그냥 서로의 생각과 의견만 교환되는 느낌과 같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선배도 누가 알려주지 않아 잘 몰랐던 것 같고,

그만큼 회사의 교육체계는 생각보다 잘 되어있지 않다.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어떤 분야를 추가로 공부하면 되는지,

어떤 책이 가장 좋은 교과서인지를 알게 된 건 같이 일하던 협력업체 팀장님의 조언해준 덕분이었다.


그분도 원래 전공은 달랐으나 업무와 관련된 분야를 새로 공부하고 전문가가 되신 분이라 알려준 방향은 상당히 효율적이고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라는 건 그렇게 쓸모 있게 쓰이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이 하나로만 이 루어 지진 게 없는 것처럼 하나를 알아도 새로운 하나를 배워야 하고,

그 때 도움이 되는 건 본인이 전공을 배우면서 키운 학습능력이 새로운 걸 배우면서 시너지를 내는 게 아닐까 싶다.


엔지니어로 일하며 조금 아쉬웠던 점은

자격증을 위한 공부와 업무를 위한 공부가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발행하는 공학계열 자격증 시험은 대학교 때 배우는 정말 학문에 근접한 시험이 많은데,

정작 필드에서는 이렇게 손으로 수식을 직접 계산하기보다는 프로그램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경험치를 바탕으로 작성된 표를 우선하여 업무를 하기 때문에 뭔가 괴리감이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 중에서 원하는 과목을 고르고 3년 동안 몇 점을 채우면 됩니다

경력이 10년이나 되었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금융권으로 이직을 하고 보니,

모든 걸 새롭게 채워나가야 했다.


금융권의 경우는 교육체계가 무척 잘되어있고,

여러 전공책을 재조합하여 만든 교재는 책상에 늘 꽂아두고 싶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다만 내가 흡수하기에 한계가 있어서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학습을 하게 되면 대부분 시험을 봐야 해서 패스하지 못하면 교육과정을 다시 들어야 했는데,

패스를 하더라도 시험 점수가 기록으로 남아 진급 등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대신 해당 과목이 종료될 때 1등으로 이수한 사람에게는 상금을 주거나 해외 연수를 시켜주기도 해서 뭔가 당근과 채찍이 잘 조합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최근에 드는 생각은 인문계열이든 자연계열이나 공학계열이든 그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문계도 수학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서 코딩을 하거나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고,

이공 계열도 경제학이나 경영학 관련 지식이 있어야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어느 정도의 비용 산정을 하여 효율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때는 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문서작성 자격증이 취업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 계발 영역에 속하지도 못하는 분야가 되었고,

계열을 나누지 않고 누구나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사항이 되어버렸다.


언젠가부터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내가 가진 전문성과 여러 분야를 공부하여 통찰력까지 챙겨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계발만 계속 하다가는 본인 인생은 못 즐기고,

직장생활이 어느새 저물 수도 있겠다는 웃픈 생각도 가끔은 인지했으면 좋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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