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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설민 Jun 08. 2023

(번외) 디지털 노마드 실패한 썰

디지털 노마드 할 때 주의사항! 이것들만 주의하세요~

지난 글들 목록

#1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NFT를 시작하다

#2 NFT를 만들기 전에 체크 리스트

#3 NFT는 팝아트를 닮았다

#4 내 NFT가 팔릴 가능성이 있을까?!

#5 그럴싸한 NFT 작가가 되려면?!

#6 NFT 작가 도전기! 중간보고!

#7 요즘 핫한 PFP NFT를 만들다.

#8 내 NFT가 잡지 표지가 됐다고?!

#9 NFT 작가시점 유튜브를 시작하다.




지난번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베트남 한 달 살기(8화 참고)를 다녀온 뒤 또다시 태국에 다녀왔다.

이번은 두 달 살기..

베트남에서도 디자인 외주 작업과 NFT 제작 등을 목표로 했지만 끝내 하나도 끝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비참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디지털 노마드를 해보자!" 각오하고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치앙마이부터 배낭 여행객의 무덤 빠이 그리고 태국의 시골 해안가 방센, 대도시 방콕까지 여러 곳을 노트북 하나와 옷 두 벌이 든 배낭만 메고 떠돌아다녔다.



과연 이번에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에 성공했을까?


결론은 대 실패다. 베트남 한 달 살기보다 더ㅋㅋ

이번에도 디자인 외주는 물론 계획한 NFT 제작, 유튜브 영상 촬영 등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그래서 다음 여정을 위해 실패의 요인을 정리해 보았다.

나 자신 그리고 디지털 유목민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서ㅠㅠ


그럼 어쩌면 당연하지만 꼭 지켜야 할 부분들을 되짚어보자!





1. 숙소와 업무공간은 분리하자



나는 숙소를 구할 때 에어비엔비나 아고다를 주로 사용했다.

그때마다 사진과 리뷰들을 통해 와이파이는 빠른지 노트북을 올려놓고 일을 할만한 책상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왜냐하면 숙소에 업무공간이 있으면 숙식과 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거란 합리적이고 완벽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1차 디지털 노마드 실패지인 베트남 나트랑에서는 작업 공간이 있는 아파트를 빌렸었고

2차 태국에서도 별도의 사무공간으로 쓸 데스크나 선반이 있는 호텔만 이용을 했다.

굳이 이중으로 돈을 들여 코워킹 스페이스(공유 사무실)를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퀄리티가 좋은 호텔을 구하는 게 낫다 확신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두 번의 디지털 노마드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이 확신에 있었다.

나의 확신과는 달리 무조건 숙소와 업무공간은 분리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웬만한 의지가 있지 않고서는 바로 옆에 있는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긴 힘들 것이다.

(피곤해 > 잠시만 쉴까? > 눕고 쉽다 > 그래 5분만 눕자 > 그래 5분만 더 > 일은 내일 하자ㅋㅋ>


"그럼 카페는 어떨까?!"

"호텔 내 식당이나 로비 테이블은 어떨까?"

분위기 좋은 카페와 있어 보이는 카페도 당연히 안된다!


"나는 일하는 사람이야!"라는 뿌듯함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잠시 집중을 하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카페나 로비 등은 완벽한 업무 공간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다 작업을 해봤다.. 오두막에서까지ㅎㅎ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꼭 일반적인 회사원처럼 집(숙소)을 나서 다른 장소로 이동해 일을 해야 한다.

많은 디지털 노마드 선배들이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꼭 비싼 코워킹스페이스가 아니더라도 무료이거나 비교적 저렴한 공간들도 많다.

태국 방콕의 경우 많은 코워킹 스페이스 외에도 일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이나 디자인센터 같은 공공 플레이스가 많다.

(사실 나도 한국에 귀국한 후 검색을 통해 많은 장소를 알아냈다.. 왜 태국에서는 찾아보지 않았을까..ㅠㅠ)


예로 방콕의 몇 군데를 추천하자면


태국 창조 디자인 센터 (https://goo.gl/maps/UvTub3MNggiFi5zE7)

 

방문자의 생생한 리뷰 (최신 리뷰를 보니 1일 이용권을 100바트에 구매 가능하다고 한다)



방콕 시립 도서관 (https://goo.gl/maps/ezvB7FE52p8BVkC17)

핫한 카오산로드 입구에도 일을 할 수 있는 시립 도서관이 있다.

가끔 지나치는 건물이었지만 뭔지 몰랐다는 것이 한탄스럽다.


이렇듯 전 세계 어디나 일을 할 수 있는 사무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활하는 곳과 일하는 곳을 분리하여 일하는 느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보다 우리의 의지는 약하고 계획은 빈약하니 말이다.

일단 이것만 해도 디지털 노마드 삶을 충분히 잘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2. 유흥을 멀리하자.



성공적인 디지털 노마드 인생을 꿈꾼다면 이것을 잊지 말자!

"우리는 여행객이 아니다!"

 

카오산로드야 잘 있니?

나는 완전히 잊었었다...ㅋㅋ


숙소는 최대한 번화가와 멀면 좋다.

숙소가 번화가 근처에 있다면 나가서 놀고 싶다는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 거리기 마련이다.

꼭 알려진 관광지나 번화가 근처가 아니라도 적당한 식당과 편의시설이 있는 좋은 숙소를 구할 수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더 합리적이고 중심가 보다 퀄리티가 좋은 숙소가 많을 것이다.


그러면 일만 하라는 것인가?

아니다.

평일과 주말을 나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한국에서처럼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즐긴다는 생각으로 라이프 패턴을 만들어 가면 좋을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태국 치앙마이에 있을 때 느낀 점으로 어차피 평일 펍이나 번화가에는 사람이 없다.

여행자들의 무덤 태국 빠이에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게 여행객들도 불금, 불토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평일과 주말은 차이가 났다.


나처럼 평일 주말 없이 "딱 맥주 한잔만 하고 들어오자"라는 마음으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다가는

멘탈이 털려 일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쓰다 패가망신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명심하자.

"우리는 여행객이 아니다"





3. 현지인 친구를 만들자



"왜 갑자기 현지 친구를 만들라는 거야?"

"친구를 사귀면 더 일에 집중 안 되는 거 아니야?"


디지털 노마드를 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끼거나 따분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2번에서 이야기한 여행객처럼 유흥을 즐기게 되고 불나방처럼 번화가를 찾아 나서게 되는 등

일탈의 길로 빠지게 된다.


나의 경우 치앙마이에서 현지인 대학생 친구들을 만들었다.

매일 만나 노는 것이 아니라 가끔 만나 그들이 가는 장소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문화를 보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안정감이 생겨 더 타지 생활에 익숙함을 느끼게 되었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불안정한 하루하루가 아닌 내가 실제 생활하는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래서 생활과 마음이 안정되었고 계획했던 업무들을 조금이나마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번화가에서 신나게 놀고 마셨던 기억보다

가끔이지만 로컬 친구들과 조용한 카페를 가고 가이드를 받았던 기억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디지털 노마드 생활에서는 설렘보다 안정되고 편안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 편안한 로컬 친구들을 만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I형이지만 다음 디지털 노마드를 떠날 때는 더 많은 로컬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다.




4. 밥집을 찾자.



내가 제일 고생했던 부분이다.

짧게 관광을 온 사람들과 달리 디지털 노마드는 한 곳에서 장기간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 하루 이틀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맛집과 핫플들을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면 더 이상 찾을 맛집도 없을뿐더러

매일 "오늘은 뭐 먹지?"하고 메뉴를 고민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며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그러다 알게 될 것이다. 이건 생존의 문제구나!


처음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했던 베트남 나트랑의 경우가 딱 그랬다.

비교적 큰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첫 주가 지나갈 때쯤 되니 더 이상 갈 맛집과 핫플들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의 김밥 24시 같은 곳을 찾았다.

웬만한 베트남 음식을 두루두루 파는 로컬 맛집이었다.

물론 가격 또한 관광객이 가는 다른 음식점 보다 훨씬 합리적이었다.

그곳을 찾고 "오늘은 뭐 먹지"라는 고민과 밥집을 찾는 시간을 아끼게 되었다.

그리고 배달어플은 꼭 깔아야 해.. 베트남과 태국에서 그랩의 신세를 많이 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평소 음식에 별로 흥미가 없는 나에게도 식사는 중요하게 다가왔다.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디지털 노마드 생활 중 끼니를 해결하는 것은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인은 밥심이라 하지 않았던가.


꼭 몇 가지 단골 밥집 리스트를 만들어 괜한 스트레스와 시간낭비를 하지 말자.





앞서 말한 내용들을 보니 다 의식주에 기반이 된 일상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다.

종합해 보면 최대한 한국에서의 생활과 똑같은 생활 패턴을 타지에서 유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집(숙소)에서 나와 오피스로 출근을 하고

자주 가는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월화수목금 주 5일 일을 하고 주말엔 신나게 놀고

가끔 친구를  만나 교감하는 것.


이것뿐이다.




디지털 노마드 삶을 산다고 들뜨지 말자!

그냥 내가 일을 하고 거주하는 나라만 바뀌었다고 생각하자.


한 껏 들떴었던 나


아주 가볍게 들떴던 나를 반성하며 글을 마치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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