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프로젝트_#13. 을지로 3가, 4가 뒷골목의 비경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의 ‘골목’의 정의는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
“골목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민이 살아가는 공간,
해가 드는 큰길에서 볼 수 없는 생활이 숨어 있다.
고독하고 덧없는 삶도 있다.
은거의 평화도 있다.
실패와 좌절과 궁핍의 최후 보상인
태만과 무책임의 낙원도 있다.
서로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신혼살림이 있는가 하면
목숨 건 모험에 몸을 맡기는 밀애도 있다.
골목은 좁고 짧기는 해도 풍부한 멋과 변화를 지닌 장편 소설과 같다 할 수 있으리라”
(나가이 기후 지음,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
이어지는 마법같은 골목,
노포 한편에서 코다리로 말라가는 생태 머리들,
어디다 쓰려나, 빈 락스통 뭉치들,
을지로3가 뒷골목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저런 진귀한 약국 광고,
지금은 돌아왔을 칼국수 사장님의 신혼여행 공지,
녹색 테이프로 붙여진 아내의 부고,
생뚱맞게 지붕 위로 올라앉은
에어컨 실외기 풍경.
일상의 평균성, 평범성을
간단히 초월해 압도해버리는
삶의 진정성으로 충만한
을지로 뒷골목의 비경들.
을지로는 그래서 재미나고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