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편지
잘 들어가셨어요? 저는 덕분에 잘 들어왔습니다.
뜬금없이 연락을 드렸는데도 거리낌없이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렇게 밥 먹고 얘기를 나눌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1년에 가까운 시간이 단 하루만에 스러지다니, 그 긴 시간을 만들어낸건 제 마음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인연이 점점 많아지잖아요.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전략적인 관계로 만나서, 적당히 잘 지내다가 서서히 남이 되는.
우리도 그랬었죠, 1년 동안은. 그리고 우리 관계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건 저였다고 줄곧 생각해왔어요.
정말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뻔뻔해지기로 마음 먹고는, 더 솔직히는 내 마음 편하자고 연락을 한 거였는데
참 좋아해주어서, 제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어서, 더 자주 보자고 해주어서
속도 없이 진짜로 마음이 편해져버렸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얼마나 서로의 삶에 머무르게 될까요?
적어도 용기 낸 우리의 마음이 헛되지 않을 만큼만 계속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