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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율 Jun 10. 2024

자신을 사랑하라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자기 사랑, 그게 뭔데. 어떻게 하는 건데?"


 나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흔하고 단순한 말이 무척 어려웠다. 뒤에서 보나 앞에서 보나, 거울 속 이 인간을 좋아할 만한 구석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나를 사랑한다고 누가 밥 먹여주나.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돈이 많거나 예쁘거나 가진 게 많거나 아무튼 배가 불러서 저런 거야.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를 한참 지나 명상적인 삶을 사는 지금조차, 나는 자기 사랑이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를 사랑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라고 말씀하신다면 안심하셔라, 자기 사랑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다만 이유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면 나로서 살아가는 게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조건적인 사랑의 위험성(?)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조차 평가의 대상에 있기 때문이다. 앞 문단을 보면 '나를 좋아할 만한 구석이 없어서 사랑이 어렵다.'라고 고백하는데 이 안에는 평가가 들어있다. 내가 사랑을 줄만한 특정한 능력이 있어야 사랑한다는 것, 즉 조건적인 사랑이다.


 그런데 좋아할 만한 구석은 대체 어떻게 해야 생길까? 좋은 대학에 가고 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월급을 얼마 이상 받,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나면, 모두가 인정하는 외모를 가지면 그때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왜 지금은 못할까? 우리가 스스로에게 걸어놓은 조건을 잘 살펴보자. 지금 이 순간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건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조건이 붙은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되기 어렵다. 조건은 계속 변하는데 새로운 조건이 나타날 때마다 그 사람이 되려고 애써야 하니까. 이걸 사랑이라고 포장하면 자기가 만든 인생 패턴에 중독되고, 나중에는 완벽주의와 인정 결핍에 빠져버린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가? 아니다.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게 되면 바닥난 억텐을 끌어올리지 않아도 되고, 진짜 좋아하는 것들이 끌려와서 오히려 열심히 하게 된다.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순수한 자기 사랑으로 빛나는 삶, 얼마나 멋진가!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하자. 귀여운 강아지를 꽉 끌어안듯이 아주 있는 힘껏, 지금의 나를 사랑하자.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은 미래의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지금 이 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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