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한순간
조급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저어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혼자 현실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야간 대학 동기 중
다른 지자체 주사님이 있다.
아니, 그분은 대학에 입학하며
이미 의원면직했으니
이제 공식적으로 주사님은 아니다.
그래도 마땅히 부를 호칭이 없어
여전히 서로를 주사님으로 부르고 있다.
인연이 참 신기하다.
서로 다른 지자체에서 일하다
어쩌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 만났을까.
새내기 초, 수업 시작 후
조금 늦게 교실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왠지 느낌이 왔다.
'저 사람 공무원 같은데'
역시 나의 촉은 정확했다.
그분도 사회복지직 공무원이었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 대학에 입학한 것이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도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도
똑같은 사람을 만나
금세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나만 이런 험난한 길을 가려고 하는 걸까
하며 혼란스러울 때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의지가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각자의 길은 각자가 가야 하는 법.
졸업반이 되는 올해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작년 연말부터 슬슬 마음먹고서는
1월에는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채 압박만 느끼고,
2월부터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퇴근 후 저녁시간?
출근 전 아침시간?
이리저리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무지 공부할 시간을 짜내기 어려워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5분"
직장인의 아침 5분은
저녁시간 30분에 맞먹는
소중한 시간이다.
5분만 더 자면 좋겠고,
5분이면 간단한 아침도 먹을 수 있고,
5분으로 출근 준비가 더욱 여유로울 것 같은 느낌.
그런 소중한 아침시간을
2시간이나 앞당겼다.
매일 아침 5시
떠지지 않는 눈을 꾸역꾸역 뜨고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며 잠을 떨쳐본다.
일단 책상에 앉고 보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앉아 영어 문제를 풀면서도
잠과 사투를 벌인다.
유난히 대면 수업이 많은 이번 학기 덕분에
동기 주사님과는 자주 만나며
서로의 근황을 파악했다.
"요즘 공무원 시험공부는 잘하고 있어요?"
라는 나의 질문에
"네~! 그럼요!"
라며 힘차게 답하는 그 한마디에
마음이 쿵.. 하고 잠시 내려앉았다.
상대방이 공부를 잘하고 있다는데
왜 내 마음이 내려앉을까.
그분이 열심히 하는 게
나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심지어 같은 지역을 치려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응원하고 존중한다.
더욱이, 7년간의 공직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준비한다는 것은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결정임을 알기에
더더욱 응원한다.
그런데 그냥,
동사무소에서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 후 학교까지 달려와
피곤한 몸과 마음으로
야간 수업에 앉아있는 내가
하필 그 순간 보였을 뿐이다.
비교가 들어오는 건 한순간이다.
심지어 혼자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단짝 조급함도 데려온다.
비교와 조급함이
마음에 오래 머무르게 두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비교가 마음대로 문을 열고
내 마음에 들어왔으니
다시 슬며시 문을 열어
들어온 곳으로 나가게 해 본다.
물론 자기 단짝 조급함도 함께.
결국 내가 선택한 길.
비교와 조급함에 파묻히지 말고
매일의 성실함으로 작은 성공들을 만들어보자고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