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곳에 평화를...

- 2025년 9월 12일 금요일 -

by 최용수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 구도자를 위한 엄숙한 저녁기도 K.339/ 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 K.339 >


*사진 출처 : https://www.news1.kr/world/asia-australia/5905439


https://youtu.be/KKsH325hYR0?si=oKrASpmcy8b3T6Ar (5악장)


오늘 아침 미뤄 둔 브런치 글을 쓰기 전에 잠시 국제뉴스 사이트들을 돌아봤다.


아비규환(阿鼻叫喚)!


정말 이러다 인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으로 멸종당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물어뜯고 죽이는 자멸의 길을 먼저 가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절망적인 뉴스들만 가득하다.


- 벌써 3년을 훌쩍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휴전은커녕 폴란드 영공을 통과하는 러시아제 드론에 대해 폴란드와 나토 회원국이 공격에 나섬에 따라 전선은 이제 러시아 대 우크라이나, 나토 회원국으로까지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미국에서는, 어젯밤 9.11 테러에 관한 브런치스토리를 쓰고 있던 중 속보로 전해 들은, 트럼프가 아끼는 젊은 보수 정치운동가 찰리 커크의 충격적인 암살 소식으로 가뜩이나 상대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극단적인 대립 상태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보복' 운운하며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위험하게 분노를 키우고 있다.


- 프랑스에서도 'Block Everything'이라는 구호 아래, 정부의 재정축소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정치단체들이 고속도로 봉쇄와 바리케이드 방화에 나서자 경찰들이 이들을 제지하면서 무력충돌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독일과, 동유럽의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등에서도 정치개혁과 사회불평등 해소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의 입구 튀르키예는 최근 에도르안 정부의 경제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이스탄불 시장 에크렘 이마모을루 구금, 야당인사 100여 명 체포 등 에도르안 정부의 정치 탄압에 맞서 대학생·청년·야당 지지자, 그리고 언론인까지 합세한 수십만 명 규모의 시위대가 민주주의 회복과 경제개혁을 외치며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보다 더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은 네팔과 인도네시아다.


- 2008년 왕정 체제가 무너진 네팔은 현재 친 중국계 정부가 들어서 있는데, 이들은 지난 9월 4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X(트위터), 유튜브 등 주요 글로벌 SNS 플랫폼을 전면 차단했다. 이는 네팔의 정치 엘리트 자녀들의 사치스러운 행태가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에 분노한 네팔 Z세대가 SNS를 통해 정부 비판과 함께 시위 정보를 공유하자 이를 막기 위해 벌인 조치였다. 하지만, 네팔은 청년들이 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청년실업률이 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20.8%) 수백만 명이 해외에서 취업하여 본국으로 보내주는 송금경제에 의존하고 있는데(약 1,532억 네팔 루피(NPR), 미화로는 약 110~130억 달러로 이는 네팔 전체 GDP의 약 26.6%, 국가 총 외화수입의 40~45% 규모), 이들은 SNS를 통해 '해외가족과의 연락, 취업 정보 교류,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마케팅' 등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생계에 꼭 필요한 SNS를 정부가 갑자기 차단해 버리자 당장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 이들이 정부에 대항해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위대와 군경 간의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사망자만 30여 명이 발생하는 등 시위는 종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총리는 사임하고 현재 군부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사태를 수습할 정부관료들이 도피해 버리면서 정국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돈을 겪고 있다.


- 인도네시아 또한 가중된 경제난과 높은 청년실업률(15~24세, 약 16%)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지난 8월 25일 세금으로 지급되는 국회의원들의 급여와 수당(자카르타 최저임금의 30배 수준, 특히 최저임금의 10배에 수준의 주택수당 지급)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자카르타 시민들의 분노가 시위로 이어졌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제가 어렵다며 치안·교육·복지예산을 계속 줄여왔는데, 정작 정치인들에 대한 특혜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보니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시작되었지만, 경찰의 강경진압 과정에서 한 오토바이 기사가 경찰 차량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격분한 학생과 노동자, 배달업 종사자들이 자카르타의 공공건물과 국회의원 자택을 방화, 약탈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경찰 또한 더욱 강경하게 진압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벌써 10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이 체포되었으며, 실종자도 다수 발생한 상황이다.


짧게만 정리해도 이 정도니... ㅠㅠ

오늘 밤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모차르트의 저녁기도 음악을 골랐다.




이 곡은 1780년,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 대성당을 위해 작곡한 ‘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구도자를 위한 엄숙한 저녁기도) K.339 작품으로 앞서 소개한 링크의 음악은 이 중 다섯 번째 악장으로, 소프라노 솔로와 합창, 오케스트라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경건하면서도 아름다운 곡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궁정 오르가니스트 및 음악가로서 교회를 위한 제례 음악을 의무적으로 작곡해야 했는데, 다행히 이 시절 오스트리아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이후 요제프 2세가 제위를 물려받아 계몽주의적 이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개혁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 덕분에 모차르트는 비록 궁정음악가라는 지위에 매여 있긴 했지만, 전통적인 종교음악만이 아니라 세속음악과 오페라, 그리고 실내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에 혁신적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게다가 잘츠부르크 궁정악단과 교회 합창단의 수준도 매우 높아서 모차르트는 궁정과 교회의 음악적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그만의 예술적 감수성을 담은, 창의적이면서도 유려한 선율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이 작품에 녹여낼 수 있었다.


'구도자를 위한 엄숙한 저녁기도(K.339)'는 교회 율법에 따라 예배용으로 쓰이는 저녁기도(Vespers) 음악으로 모두 6개 악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5편의 시편과 마라아 찬가 1편의 라틴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곡의 제목 ‘Laudate Dominum(주님을 찬양합니다)’은 5번째 악장에서 인용한 시편 117편의 제일 처음 나오는 다음의 문장에서 따왔다.


“Laudate Dominum omnes gentes; laudate eum, omnes populi (너희 모든 나라들아 여호와를 찬양하며, 너희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할지어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고전적 대위법을 활용해 곡의 구조를 짜고 오페라 감성의 소프라노와 화려하고 우아한 오케스트레이션 반주를 더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말 그대로 교회음악의 예술적 지평을 크게 확장시킨 작품이다. 모두 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저녁기도 음악이지만, 5번째 악장 ‘Laudate Dominum’ 하나만 떼어내 따로 자주 연주한다.


5번째 악장 ‘Laudate Dominum(주님을 찬양합니다)’는 F장조, 6/8 박자, 'Andante ma un poco sostenuto(느리게 약간 지속되는)'의 72마디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정하고 선율적인 소프라노 라인에 오케스트라 반주, 그리고 합창의 부드러운 응답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소프라노 솔로가 서정적으로 선율을 이끌어 가고, 마지막 부분에 합창단이 합류해 ‘Gloria Patri’(삼위일체 영광송)을 부르며 끝나는 극도로 간결하지만, 음악의 아름다움과 깊은 종교적 경건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초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초연장소는 곡의 특성상 잘츠부르크 대성당일 것으로 추정되며, 교황과 고위 성직자 그리고, 궁정 귀족들까지 참석한 공식 종교 행사에서 발표되어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저녁 기도음악은 이 곡과 함께 1779년 작곡된 '주일 저녁기도(Vesperae de Dominica, K321)가 유명한데, 두 곡 모두 교회 음악의 전통적 엄숙함과 모차르트만의 서정미가 어우러져, 19세기 이후 세계 각국의 예배 및 공식 제례에서 꾸준히 연주되고 있으며 바로크 음악과 고전주의 전통을 계승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Laudate Dominum’(K.339)는 결혼식, 성탄절, 기념예배, 추모식 등 범용적 제례음악으로 연주될 뿐만 아니라 가톨릭과 성공회, 루터교 등 종파를 넘어 다양한 교회에서 고정 레퍼토리로 삼을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다.


이 곡은 원곡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편곡으로도 자주 연주되는데, 원곡의 소프라노 솔로-합창-관현악 버전 외에도, 피아노 솔로(비킹구르 올라프손 연주), 관악합주 버전, 현악기 버전 등 수많은 편곡이 존재한다.

현대 들어서는 영화, 광고(CF),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에서 평화·경건·기념·감동을 상징하는 배경음악으로 활용되어 대중적으로도 많이 익숙한데, 2016년에 개봉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수상한 영화 <문라이트(Moonlight)>(감독 배리 젱킨스)에서 니콜라스 브리텔(Nicholas Britell)이 편곡한 버전의 'Laudate Dominum'이 OST로 사용되어 영화의 감동을 더했다.

* 영화 <문라이트> OST : https://youtu.be/a-2wYTdGthM?si=tLO2D1FhmRmn1nX6


■ 5번째 악장 ' 'Laudate Dominum'를 피아노 독주로 편곡한 비킹구르 올라프손 연주를 감상해 보고,

- https://youtu.be/NcC8-NV4k9g?si=nSPG96jStRuamq9V


■ '구도자를 위한 엄숙한 저녁기도(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 전곡은 유럽 실내 합창단과 만하임 쿠어팔츠 실내관현악단의 연주로 감상해 보자.

- https://youtu.be/H7QbViCuGfU?si=UT79Vf8FMpcN_GY8



평화로 가는 길은


- 이해인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 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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