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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에게 21화

#26. 쇼핑 중독

반복되지만 끊을 순 없어

by 광화문덕

오늘도 어김없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알람들


하루하루 버티는 삶을 살아가는 내게

행복이 뭔지 알려주려는

나를 재촉해


외면하려 애를 쓸수록

조바심은 더욱 커져만 가


도대체 오늘은 어떤 핫딜이 있을까

도대체 오늘은 어떤 걸 득템 할 수 있을까


기대는 기대를 낳고

난 결국 또다시 울려대는 알람 속으로 빨려 들어가


화려한 모델들 사이로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나를 유혹하는 이들

그 아래 적혀있는 숫자는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어


마음이 동요돼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서

고개를 슬그머니 들어 올라오는 이가 있어

그가 내 몸과 정신을 집어삼키려 해


발버둥 쳐 보지만

광기 어린 눈빛이 번뜩여

미친 사람처럼 필요 없는 것들을 담기 시작해


이미 늦었어

손쓸 수 없어

내 손가락은 이미 인증을 마쳐버렸으니까


성취감이 밀려와

행복감이 내 몸을 휘감아

그는 다시 마음속 깊은 어딘가로 유유히 사라져


며칠 뒤면 집 앞엔 박스들로 가득 차겠지

마치 박스의 양과 크기가 내 행복의 크기라도 되는 양


취소할 순 없어

대가는 치러야지

잠시나마

슬픔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줬으니 말야


또다시 알람이 울려와

하지만 잠시 동안은

아주 잠시 동안은 이제

네 알람들을 외면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곧 다시 시작하겠지

내 지갑 속 여유가 다시 찾아오게 되면

내 마음속 여유가 다시 찾아오게 되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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