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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Nov 03. 2024

글이 쓰고 싶은 날들이 있다

[광화문덕x탈잉] 11월 19일 화요일 광화문 인근 오후 7시반 첫 모임

계절이 바뀌면
마음에 수많은 이야기 꽃이 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껴지는 새벽공기 향이 좋다.


때론 상큼한 아침을 일깨워주고 마음속에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기도 하지만, 때론 마음속 깊이 숨겨뒀던 이별의 아픔에 숨결을 불어넣기도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거리의 풍경들 속에서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듯 사라져 버리는 시간들의 흔적들 사이사이에서도


내 마음은 수다쟁이가 되어 나를 부른다.


20대 초반에 어리숙했던 아이가

20대 후반을 보내던 1평 남짓한 독서실 세상 속에서 나와

30살엔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해 첫 명함에 세상을 다 가진 듯,

30살은 영원할 줄 알았지만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고

40살엔 30대 자만과 경솔이 독이 되어 내 마음을 찔러 세상은 온통 흑색이 되었다.

40대 초반 기도와 울부짖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살아온 덕택에 다시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게 됐고

40대 후반으로 가는 지금 난 다시 글을 쓰고 싶어, 모임을 찾는다.


답답했던 때가 있다


기자로 입사해 글을 써야 하는데, 정해진 틀이 있었다. 그 틀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대대로 구전으로 전파되어 오던 것을 누군가 양식으로 정리한 것이었다. 결국 그걸 정리한 이의 글이 마치 표준양식과도 같이 되었고 난 그걸 받아 들고 스트레이트 기사 훈련을 해야 했다.


육하원칙까지는 좋았지만, 그다음에 와야 하는 문장은 사람에 따라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이 다르니 고민이었다. 선배들이 써놓은 글을 봐도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난 그때 생각했다.


'아... 답답하다.... 글쓰기가 너무 힘들다...'


대학원에 입학해서 논문이란 형식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됐다. 논문을 쓰기 위해 읽고 또 읽어보지만 아직도 구성과 형식을 잡는 데에는 혼란 그 자체다. 논문의 '논'자만 들어도 내 머릿속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껌이 붙은 것처럼 온통 엉망이 됐다. 글쓰기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새로운 영역에 오니 기자 초년병시절 힘들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직장에서 대학원에서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고 있다


그들이 글을 못쓰는 것이 아니라 기존 틀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맞춰야 하기에 어려웠던 것임을 깨우쳐주고 있다.


보고서를 잘 쓰려면 결국 받아보는 이의 마음에 들게 쓰면 된다. 그런데 받아보는 이가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결국 운이 맡겨야 하는 셈이다. 그럴 땐 재빠르게 칭찬받았던 기존 보고서를 수소문해서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틀에 내 생각을 단어로 바꾸어 욱여넣어야 한다.


그러면 될 일이다.


논문도 그렇다. 심사위원의 엄격한 심사기준에 맞춰 기존 구성을 토대로 논문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들을 욱여넣으면 된다.


그러면 될 일이다.


내게 글쓰기는
마음을 담는 도구다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게 쓰기보다, 한 자 한 자 꾸밈없이 내 마음속에서 스며 나오는 단어들을 적어 내려 가는 일이라 말하고 싶다.


글을 쓰고 싶지만 쓰지 않는 것이 익숙해지면 글의 소재를 찾는 것부터 어려워진다. 영감은 한번 사라지면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글을 자꾸 쓰다 보면 영감이 나를 어여삐 여겨 자주자주 내게 글감을 전해준다. 내 마음의 소리로.


길을 걷다가 마주하게 되는 모든 풍경들이 소재가 되고, 어디에 있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의 충동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자주자주 글을 쓰고 싶은 이들과 모여 글쓰기 모임을 시작해 보고자 '탈잉'에 문을 열었다.



마음이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런 글, 기쁠 때 무언가 성취했을 때 그날의 기록을 남겨 훗날 내가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격려가 되는 글.


내 젊은 날의 하루하루가 그리운 나이가 됐을 때 읽어보라고 열심히 오늘의, 그날의 마음을 적어내는 타임머신 같은 나만의 글.


그런 날들의 기록을 매주 한시간 만큼은 숨 가쁘게 흘러가는 시간을 부여잡고, 오롯이 앉아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글쓰기로 마음을 나누는 교양 모임


화려한 글쓰기를 추구하지 않는다. 시나 소설 등 문학적 글쓰기 모임도 아니다. 난 그저 우리가 살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 중에서 미래의 나에게, 또는 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누기 위해 쓰는 글을 쓰는 모임을 꾸려보고자 한다.


항상 밝은 이야기를 쓸 수는 없겠지만, 나쁘고 부정적이고 남을 험담하고 비난하고 음해하고 또는 음란한 글쓰기는 사양한다.


어차피 인생은 힘들고 어렵고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유혹들의 연속인데 굳이 그러한 부정적인, 이롭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이라는 도구로 기록으로 남길 필요까지 있을까 해서다.


우리는 살면서 놓치는 것들이 많다. 세상엔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모자를 만큼 다양한 역사, 인문학, 철학, 과학기술 등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저마다 관심사가 다르니 그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한 것들을 알아나가는 모임도 참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꾸린 모임의 이름이 바로 '글쓰기로 마음을 나누는 교양 모임'이다.


글쓰기에 자신 없어도 상관없다.


글쓰기는 훈련이라, 쓰다 보면 잘 쓰게 된다.


커리큘럼은 7시 30분에 모여 50분간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수다를 떤다. 그 안에서 글감을 찾는 훈련도 병행한다. 글감 찾기가 어렵다면 이야기를 나누면서 글감을 함께 찾아드리니 걱정 마시길.


그리고 8시 30부터 50분간 글을 쓴다. 서로 각자 앉고 싶은 자리로 가서 글감에 대해 마음속에 떠오른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그리고 글쓰기를 마치신 분들과 1대 1 글쓰기 코칭을 하고 모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장소는 광화문 인근
비용은 월 9만 원 첫 시작이니 할인해서 6만 원
인원은 4~8명으로 소규모로 진행


주 4회, 1회 2시간이 진행된다. 장소는 광화문 또는 시청역 인근 커피숍을 섭외해보려고 한다.


월 9만 원이면 주 1회 2.25만 원이 되고, 6만 원이면 1회 1.5만 원인 셈이다.


1회 2시간이니 여기서 2로 나누면 시간당 코칭비용은 월 9만 원일 경우 1만 1,250원, 월 6만 원이면 7,500원이 된다.


충분히 매리트가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설정한 가격이다.


인원도 4명~8명으로 최소화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내 재능을 나누고 함께 하는 분들이 글쓰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글이 마음의 치유를 돕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장의 기쁨도 함께 말이다.


나의 재능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되길 바라며


요즘 나의 50대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60대가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나도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눠야 하는 시기가 온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글쓰기가 두렵고, 글쓰기에 열정은 있지만 쉽게 쓰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던 분들께 광화문덕과 함께 하는 그 시간들이 소중한 추억이 되길 하는 바람이다.


이제 오픈까지 2주가량이 남았다. 설렘을 안고 2024년 겨울로 들어가는 문턱인 11월 19일에 소중한 분들과의 새로운 인연이 이어지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 2024년 11월 3일(일) 오후 10시 정각

마흔여섯으로 가는 길목에서 광화문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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