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견뎌라! 봄은, 반드시 온다

“계속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만 하면, 평생 제자리잖아.”

by 광화문덕

아침 공기가 유독 싸늘했다.

창문을 열자마자 들이닥친 공기는

마치 나에게 말없이 경고를 건네는 듯했다.

‘아직은 겨울이다’라고.


희미한 햇살이

건물 틈 사이로 간신히 내려앉았고,

나무들은 여전히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를 하늘을 향해 뻗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또 하나의 겨울을 지나고 있었다.

“언제쯤 끝날까, 이런 날은.”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마음 깊은 곳까지 얼어붙은 듯한 기분.

무언가를 해도 손끝이 시리고,

아무리 움직여도 내 안의 온도는 오르지 않는 날.

따뜻한 차를 마셔도,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어쩐지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 날이 있다.


어쩌면 지금이, 그런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알고 있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그것은 자연의 순리처럼, 인생의 질서이기도 하다.

겨울엔 누구나 움츠러든다.

바람은 차고, 하늘은 자주 흐리고,

마음은 자꾸만 어두운 쪽으로 기운다.

하지만 그런 계절 속에서도 살아내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야 꽃이 피는 계절이 왔을 때,

진심으로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계절을 탓하지 마.”


마치 누군가 내게 속삭이듯,

바람이 말했다.


“추운 게 네 잘못은 아니지만, 견뎌내지 못하면 네 미래는 없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 포기하고 싶던 순간들,

그 모든 것을 다시 껴안았다.


나는 오늘도 약하고, 불안하며,

조금은 엉망인 상태지만,

괜찮다.

그것마저도 나니까.


오늘의 아픔이 나를 성장시킨다면,

그건 통증이 아니라

증거다.

“힘들어서 포기한다고? 그럼 언제 자라지?”


어느 날

거울 속 내가

그렇게 말했다.


“계속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고만 하면, 평생 제자리잖아.”

나는 이제야 안다.

봄을 기다리는 것은 ‘기다림’ 그 자체가 아니라,

‘맞서 싸우는 겨울의 태도’라는 걸.


고개를 들고 바람을 마주할 때,

움츠러들지 않고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볼 때,

우리는 조금씩 봄에 다가가는 거다.

그러니 오늘은 즐겁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오늘의 나를,

내 아픔을,

내 성장통을 부정하지 말자.

온몸으로 느끼고,

버텨내고,

하루를 살아내자.

그렇게 살아낸 하루가

쌓여 봄이 된다.

그러니 피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맞서라.

그리고 스스로를 안아주자.

봄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봄은

반드시 살아남은 자에게 온다.


오늘, 겨울 한복판에서

나와 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 말을 보낸다.

우리, 같이 견뎌내자.

그리고 같이 웃자.

봄날의 벚꽃 아래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