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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29. 2016

#41. 신입 연봉 대폭 인상

대표에 대한 실망..이에 따른 조직 이탈 조짐 신호탄

울그락불그락

선배들의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하다.


"선배 무슨 일 있어요?"


선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대표가 부장 회의에서 올해 곧 뽑을 신입 연봉을 대폭 인상하겠대"


난 히죽거리며 되물었다. "우와!!! 그럼 저희도 같이 오르겠네요!!!"


선배의 얼굴은 굳어졌다. "아니. 우리 연봉은 그대로야."


"그...럼.... 신입이 저보다 연봉이 천만 원가량 더 많은 건데요...."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애들보다도 많아..."


느닺없이 대표는 올해 신입 연봉 대폭 인상을 선언했다. 뽑아놓으면 나가고 뽑아놓으면 나가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거센 반발

하지만 반발이 심했다. 3년 차 이하의 경우 신입 연봉보다 한참 적었다. 심지어 5년 차 선배와도 큰 차이가 없었다.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심했다. 무엇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뛴 이들의 처우를 대표가 모른 체한다는 것에 직원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더 큰 문제는 대표가 직원들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독단적인 결정만 있을 뿐이었다. 직원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동안 소통을 강조해오던 대표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행동이었다.


예전 직원 한 명 한 명을 마주하며 고충상담을 해주던 대표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표방 안에 권위를 찾는 이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과연???

선배들의 반대 이유는 또 있었다. 초봉이 많다고 해서 좋은 인재가 영입될 것이란 주장은 오류라는 것이다.


더 좋은 기사를 써서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력이 높아지면 자연히 회사를 떠나는 이도 줄어들 것이란 논리였다.


하지만... 대표사실상 오너였기에 재고의 여지 없이 강행됐다.

그 결과

돈을 많이 준다고 더 좋은 인재가 들어온 건 아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였다. 선배들은 혀를 찼다.


기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회사는 마이너일 뿐이었다. 연봉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메이저만큼 좋을 수 없었다. 온라인매체 중에서 조금 나은 편인 정도였다. 결국, 수험생에게 큰 메리트가 있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이번 대표의 결정은 오히려 내부 결속력을 와해시켰다. 회사에 충성하던 이들도 이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푸념

차라리 내부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더 집중했어야 한다는 푸념이 술마실 때마다 나왔다. 회사를 지금까지 키운 것이 모두 기자들이었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조직원이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함께 뛰어온 이들에게는 더 큰 신뢰와 애사심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선배는 내게 술 마시며 이런 말을 했다.


"조직이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돈으로 신입을 살 생각을 하지 말고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는 방법에 더 고민해야 하는 거야"라고... 그게 미디어라고...


맞는 말이었다. 어차피 '미디어'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다. 매체 인지도에서 떨어진다면 양질의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당시 내가 보기엔 이런 전략적 판단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대표는 직원들의 안위는 잊은 듯했다. '회사의 성장'이란 달콤한 술에 만취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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