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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19. 2016

#39. 신입 교육을 맡다

고민 없이 던졌던 질문..."넌 왜 기자가 됐니?"

2년차에 접어들었다

대표는 6개월 단위로 신입을 뽑았다. 성장하는 매체다보니 인력이 더 필요해서다.


그중에는 상위 매체로 이직한 이도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회사를 옮긴다는 것은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장이 불렀다

"신입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자네가 좀 맡아주지?"


"네?"


"신입들 뽑고 2주 정도 사내 교육을 할 계획인데 그 중 하루를 자네가 맡아서 공시 기사와 스트레이트 등에 대해서 좀 가르쳐줘"


영광이었다. 내 위에 선배들도 많았는데...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알려줘야 할 지에 대해서...

교육시스템

새로운 국장이 오고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바로 기자 교육 시스템이었다. 이전까지는 국제부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교육 시스템이 없었다. 그저 주먹구구식으로 알음알음 배우는 정도였다.


기사의 퀄리티도 많이 좋아졌다. 국장이 기사 양을 늘리기보다 질을 높여달라는 주문을 더 많이 한 덕택이다.

오전 교육

드디어 그날이 왔다. 신입 직원들이 내 앞에 나란히 모여 앉아있다. 한층 기대에 차있는 눈빛이었다. 아직도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준비해 온 대로 이들에게 공시 작성요령과 스트레이트 작성법에 대해 설명해줬다.


공시 기사 샘플을 알려주고 그것을 보면서 작성해보도록 시켰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렇게 오전 교육은 끝났다.

오후 교육

오후에는 1년 조금 넘은... 선배로서... 이들과 기자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질문은 "넌 왜 기자가 됐니?"였다. 내가 입사했을 때 선배들이 늘 물었던 말이기도 했다.


당시엔 이 질문에 내포된 의미를 알지 못했다. 선배들이 물으니 나도 물었다. 후배들 앞이라서 뭔가 있어보이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이 질문의 의도는 "너 여기에 왜 입사했니?"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내게 교육이란 의미

이날 역시 내가 잊지 못하는 날 중의 하나다. 후배들에게 "기자 어쩌구 저쩌구"하며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해 본 첫 경험이었다.


늘 위축돼 있었던 내게 신임 국장은 자신감을 키워줬다. 기자로서 남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이 때 교육을 했던 후배들과 가까워지면서 이들도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고민하고 있음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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