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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존 May 12. 2021

정확히 어젯밤 새벽 한시 이십일분

동백꽃 필 무렵(12)


 바깥양반은 주말이 되면 거의 오후 1시나 되어야 일어난다. 아직 뱃속의 아이가 몸을 고달프게 할 정도로는 크지 않고, 입덧약이나 산모의 몸을 지키는 방어기제 작용으로 잠이 크게 늘긴 한 모양이다. 그리고 오후 1시쯤에 일어난 다음에 또 낮잠을 두어시간 더 잔다. 정말로 하루에 15시간은 족히 자니 바깥양반은 고양인간.


 그 덕분에 일요일밤부터 화요일밤 정도까지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잠을 못 이루신다. 나는 언제나 만성수면부족인 편이라, 자정만 넘기면 꾸벅꾸벅 졸기 때문에 억지로 바깥양반을 침실로 끌고 가지만, 바깥양반의 경우엔 자정을 넘어서까지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 자체도 문제려니와, 직전까지 TV로 눈을 환하고 하고 있었으니 자야할 시간에 정작 잠을 못이루는 것이다. 종일 잠을 이룬 일요일밤. 그리고 그 기운이 남아있는 월, 화요일까지 바깥양반은 자정을 넘어서도 잘 자지 않는다.


 그리고 급기야 어제는, 먼저 코까지 골며 주무시더니만, 이어서 내가 잠든 사이에 자기가 또 깬 모양이다. 수면등 빛으로 날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잠꼬대처럼 코를 파는 걸 그대로 실시간으로 목격하셨다. 나는 진짜, 웃음소리에 옆을 돌아보았다가 깜~~~~~짝 놀랐지 무언가.


 그런데 바깥양반은 내가 자다가 코를 열심히 파기에 깜짝 놀랐다고. 아니 잠을 깰 정도로 불편해서 잠깐 판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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