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일곱째 날, 잊지 못할 거야 너란 호텔

by 이태화

1.

오늘은 올드타운 프라싱 빌리지에서 떠나는 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올 인클루시브도 아닌데 매일 미니바 채워주는 너란 호텔. 보고 싶을 거야. 아침 먹으러 내려가서 난 어제와 똑같이 오믈렛과 누들, 망고 요거트 그리고 뜨거운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를 시킬 때에는 반드시 뜨거운 걸로 달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차가운 마실 거리는 맥주나 와인 정도 말고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뜨거운 마실 거리는 대부분 즐겁게 마신다. 여름에도 절대로 음료를 차갑게 마시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커피숍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시켜도 점원이 착각하여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줄 때가 종종 있다. 안된다. 따뜻한 것을 마시는 편이 건강에도 좋다. 뭣보다 배속이 따뜻해서 편안하다. 차가운 것은 오로지 맥주나 와인만큼은 괜찮은데 왜냐하면 그것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라고 조금 우겨보고 있다.


2.

식사를 마치고 짐을 꾸렸다. 역시 짐이 많다. 태화 코치는 내게 ‘오늘 싸는 짐이 최종이 아니지?’라고 물었다. 암. 아니지. 아직 사야 할 것이 많다. 뚱뚱이 캐리어가 더 뚱뚱이가 되었다. 우리는 모든 짐을 그랩 트렁크에 욱여넣고 테스코 로터스에 갔다. 마트 뽀개기를 통해 여러 먹을거리를 매우 합리적으로(?) 수 중에 넣을 수 있었다. 아주 보람찬 쇼핑이었다.


3.

쇼핑을 마치고 KFC 치킨까지 손에 넣은 우리는 그랩 카를 불러 다음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랩 택시와 그랩 카는 비용 차이가 꽤 났다. 그랩 택시가 훨씬 더 저렴했다.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일개 외국인 여행자인 내가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우리는 무엇을 타고 갈지 선택해야 했다. 태화 코치와 나는 항상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싶어 한다. 에너지를 돈으로도 환산하여 계산해서 적합한 비용을 들여 최고의 만족감을 얻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감정의 소비 더 나아가서 마음의 상처를 입을 기회가 적은 그랩 카를 선택하는데 동의했다. 택시에 대한 어려운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4.

우리를 태운 그랩 카는 산길을 굽이 굽이 달리기 시작했다. 태화 코치는 “나 잠깐 눈만 감고 있어도 돼?”라고 했으나 틀림없이 자고 있었다!!! 눈만 감는다더니 잠을 쿨쿨 자는 남자를 태운 택시가 약 1시간 후에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은(이런저런 해프닝은 있었지만) 상당히 고즈넉하고 멋진 호텔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곳이다. 호텔의 이곳저곳을 산책하고 돌아와서 아까 사 온 치킨과 맥주를 마시고 목욕을 했다. 태화 코치가 내 머리를 감겨주었다. 이 호텔,,, 좋은 컨디셔너를 제공하고 있다. 집에 갈 때 기념품 샵에서 사가야지! 쇼핑 리스트가 늘었다.


5.

내일은 하루 종일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다. 우린 이제껏 단 한 번도 하루 종일 얌전히 호캉스를 즐겨본 적이 없다. 일단 두 사람 다 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다. 내일은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엇보다 아까 잠시 시도했던, 서로 궁금한 것 물어보기 릴레이를 조금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어벤저스는 그만! 어벤저스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고!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벤저스는 너무 재밌어!!! 어벤저스 최고!


6.

아까부터 테라스에서 새가 ‘까꿍’하고 운다. 얼른 테라스로 달려가 보았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다. 다시 소리가 났을 때 방의 불을 끄고 살며시 다가가 살펴보았지만 이미 어디론가 가고 없다. 낙심하여 다시 방으로 돌아오면 또 ‘까꿍’하고 운다. 우리는 몇 번이고 속았지만 계속 가서 살펴보고 있다. 정말 포기를 모르는 커플이다.

이전 13화남편의 여섯째 날, 여유 넘치지만 참 짧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