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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Mar 29. 2024

대파 떡볶이 먹고 힘내볼까

떡볶이

 둘째 아이가 매주 떡볶이를 먹고 있다.

냉장고 안에 떡국떡과 파 외에는 떡볶이를 할 재료가 없는데도 떡만 넣어서라도 해 먹는다.

우리 집 냉장고엔 떡국떡이 항상 구비되어 있다. 떡국을 해 먹기도 하고 라면이나 김치찌개 등 사리로 애용해 다른 집들의 냉장고에 구비된 계란 같은 느낌이다.


 떡볶이는 떡과 부재료를 양념에 볶거나 끓여서 먹는 요리다. 기본양념인 고추장뿐만 아니라 양념에 따라 궁중, 크림, 로제, 짜장, 카레, 마라 떡볶이 등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가 있다. 기본 재료인 떡과 어묵 외에 당면, 쫄면 등 사리와 양배추, 양파, 파 같은 각종 채소가 들어간다.  계란, 만두, 튀김 등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떡볶이는 둘째 아이의 최애 음식이다.

아이가 초등학생 때는 학교 앞 분식집에서 '컵볶이'라고 하여 종이컵 하나에 담긴 떡볶이가 500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이젠 어디서도 이런 가격의 '컵볶이'를 찾기 어려워졌다. 떡볶이가 간식의 개념을 넘어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예전에 살 던 집에 매스컴에 나올 만큼 유명한 가게 두 군데가 있었다. 30년 전통의 여고 분식점과 마늘 떡볶이 가게다. 두 가게 모두 둘째 아이로 인해 인연이 생겨 사장님과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했었다.

30년 전통의 분식점 사장님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남편이 마감 직전에 쫄면과 맛탕을 자주 사러 가는 바람에 사장님과 친해졌다. 마늘 떡볶이 사장님은 둘째의 백일떡을 드리고 내복 선물을 받으며 친해졌다.

분식점 사장님은 건강상의 문제로 가게를 접으셔 더 이상을 그곳의 떡볶이를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 마늘 떡볶이는 예전 동네에 갈 때면 한 번씩 사 오곤 한다. 이 두 가게는 그 동네에 15년 살며 우리 가족의 최애 음식점이면서 떡볶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장소다.


 떡볶이는 최애 음식점뿐만 아니라 최애 드라마였던 '멜로가 체질'을 떠오르게 한다.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 진주에게 범수가 어묵에 대파를 싸 먹어보라며 권하는 장면이 있다.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 진주였지만 대파 떡볶이에 감탄하던 진주의 표정은 야심한 밤에 주방으로 가려는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게 했다. 오늘은 범수가 권한대로 대파를 듬뿍 넣어서 떡볶이를 만들어 볼까 한다. 파를 먹으면 힘이 난다는 그의 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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