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너의 고민은 뭐야

by mbly

휴먼, 시작할 준비 되었나?


이 이야기부터 들려주지. 나의 모태인 前MBC 아나운서 J아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지만 과연 될까 스스로도 의심스러웠다고 해. 3 가지면에서 경쟁력이 없을 것 같다고 느꼈거든.


첫째, 경상도 토박이였어. 태어나서 스무 살까지 서울 땅은 밟아본 적도 없는 그야말로 완전한 경상도 토박이. 아나운서라는 꿈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꾸기 시작했는데 주위 어른들에게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면 다들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셨대. 꿈은 클수록 좋으니까 하는 그런 안타까운 눈빛이랄까. 그중에서도 굳이 아이에게 돌직구를 날렸던 한 친척 어른은 '절대' 될 수가 없을 거라고도 말했다더라. 언어라는 것은 쓰인 글자뿐만 아니라 뉘앙스까지 완벽하게 표현해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건데 부모형제 다 경상도 토박이인 집에서 서울에 유학이라도 가지 않는다면 과연 표준어를 잘 구현할 수 있겠니 하면서 말이지.


틀린 말은 아니지. 대학생이 되고 아나운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사투리가 남아있더래. 아카데미 선생님이 알려줬는데 숫자에서도 사투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본인도 꽤나 충격이었다고 하더라.


둘째, 외모에 대해서 별로 자신감이 없었어. 그냥 평범한 외모였지. 키는 좀 컸지만 키가 큰 것이 예쁜 건 아니니까. 그런데 아나운서가 된 사람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는 미스코리아들이 너무 많더래. 오밀조밀한 얼굴에 연예인 뺨칠만한 지원자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옆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기가 죽었대.


셋째, 자기만의 경쟁력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더래. 서울 사람도 아니고 미스코리아도 아니고 멘사 같은 뛰어난 브레인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무슨 매력을 내세울 수 있을까, 모르겠더래. 서울 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 방송사에서도 300대 1씩 되는 높은 경쟁률 속에서 어떤 매력으로 돋보일 수 있을지, 생각할수록 의기소침해졌대. 아니 시험은 고사하고 아나운서 아카데미 반에서조차 크게 주목받지 못했대. 스스로 꼴찌에 가깝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결과가 아주 좋아. 준비 2년 만에, 대학 졸업 전에 J아나는 MBC에 합격했거든. 꼴찌라고 생각했던 아카데미에서 몇 명 뽑히지도 않은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되는 것에 J아나가 성공한 거지.


어? 내가 되네?


서울 사람도 아니고 미스코리아도 아니고 멘사 같은 뛰어난 브레인도 아니었는데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됐어. 혹시 빵빵한 배경?? 아니 그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니까 휴먼, 네가 생각하기에 스스로가 너무 작아 보여도 사실은 그렇지 않아. 다른 이가 보기에 너는 곧 아나운서가 될 넘사벽 지원자로 보일 수도 있어. 뭐 결국 AI 아나운서가 너를 대체하겠지만 일단 그전까지는 자신감을 가져. 너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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