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적인 고민들에 대한 나의 답을 알려주지

by mbly

휴먼, 지난 글에서 아나운서 지원자들의 FAQ에 대해서 나누어 봤어.


이제 답을 알려줄 차례일 거야.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게 정답은 아니야. 내가 나름대로의 학습을 통해 답을 찾아냈던 것처럼, 너도 결국 너만의 답을 찾아야 해. 하지만 힌트는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자 시작한다.


외적인 고민들


1. 나는 아나운서 하기에 괜찮은 외모인가? 얼굴이 좀 커 보이나? 말할 때 입이 비대칭인가?


아나운서 하기에 괜찮은 외모라는 건 봤을 때 호감을 주는 인상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물론 비호감 아나운서로 스타가 된 사람도 있지만 그건 그냥 캐릭터이지 정말 비호감 인상인 사람이 아나운서가 될 확률은 낮아.


물론 여기서 비호감이라는 것도 매우 주관적이긴 하지만 왜 호감을 주는 외모가 가진 공통점 있잖아. 이를테면 웃는 인상이라던지, 신뢰감을 주는 인상이라던지. 한 번 떠올려봐. 네가 좋아하는 친구, 네가 좋아하는 사람, 네가 닮고 싶은 사람은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는지. 자, 여기서 중요한 건 인상이야 생김새가 아니라.


말할 때 입이 비대칭이 된다던지, 시선을 한 군데 두지 못하고 불안하게 이쪽저쪽을 본다던지, 고개가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던지, 몸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어깨가 처져있거나 굽어있다던지 이런 생김새는 주의할 필요가 있어. 그렇지만 이것도 타고난 생김새라기보다는 내가 만들어가는 생김 새지.


즉, 타고난 생김새가 매우 뛰어나다면야 물론 굉장히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몸과 얼굴의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는지, 어떤 인상을 주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해.



2. 시험 보러 갈 땐 옷은 뭘로 준비하지? 정장? 블라우스? 원피스?


아주 예전에는 어깨에 패드를 잔뜩 올린 각 잡힌 정장을 주로 입었지. 화면에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서 노란색이나 진한 분홍색, 파란색 같은 원색 계열의 옷을 추천하기도 했어.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역시 평소에 자연스럽고 잘 어울려 보이는 옷들이 화면에도 잘 어울리더라. 정장이든 블라우스든 원피스든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걸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아. 물론 너무 구김이 많은 옷이라던지, 비대칭적인 옷이라던지,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옷을 선택해서는 안 되겠지. 너무나 당연한 말이니까.


사진도 찍어보고 영상도 찍어봐. 어떤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미리 테스트해보는 것도 좋아.



3. 색깔은 뭐가 어울리지? 나한테 어울리면서 아나운서 같은 머리 모양은 뭘까?


내 본체인 J아나가 면접관이었을 때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어. 1차 면접을 보는데 진한 분홍색 재킷에 인형처럼 밖으로 돌돌 말린 중단발 머리를 한 지원자가 눈에 띄더라. 뉴스 원고를 읽는데 목소리와 발음이 조금 어색해서 점수를 어떻게 주어야 할까 고민했지만 우선 2차 면접에서 한 번 더 보기로 했지. 신입 교육을 통해서 어느 정도 부족한 부분을 교정해도 되는 거니까.


2차 면접에서 그 지원자를 찾는데, 그런데 안 보이는 거야. 분명히 중단발 머리를 하고 있었던 조금 키가 작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면접에 오지 않은 걸까 싶었지만, 원고를 읽는데 딱 발견했어. 목소리만 똑같았지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사람이 온 거야. 정말 깜짝 놀랐지.


이번에는 보브커트머리를 하고 아마 어두운 파란색 계열의 옷을 입었던 것 같아. 너무 잘 어울리더라. 자기에게 딱 맞는 스타일링을 하고 나타난 거지. 사실 그 지원자를 보기 이전에는 어울리는 색깔이나 스타일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어. 실제 방송에 들어가면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거든. 어느 정도 다 무난하게 소화해내면 충분하니까 자기에게 맞는 걸 찾는 게 그렇게 필요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어. 하지만 그 지원자를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짧은 시간 내에 강하게 인상을 남기려면 사소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야겠더라고. 자기의 이미지가 어느 쪽에 가깝고, 어떤 이미지를 표현해내고 싶고 그런 걸 사진을 찍어보고 영상을 자세히 보면서 필요하다면 지인들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괜찮겠더라. 물론 또 과하게 돈을 쓰지는 말고.


남들이 다 한다고 따라 하지 말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노력도 해보면 좋겠어.



4. 메이크업은 어디 가서 받으면 좋을까? 강남? 논현? 핑크톤? 깔끔하게?


J아나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논현에서도 받아보고 청담에서도 받아보고 이대 앞에서도 받아보고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대. 물론 방송을 오랫동안 했으니 방송국 내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도 메이크업을 받아봤지. 메이크업이 중요하긴 하더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눈이 2배로 커 보일 수도 2배로 작아 보일 수도 있고 말이야.


그런데 여기서도 제일 중요한 건 내 얼굴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거야. 어디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든 내가 내 얼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고, 원하는 방향이 없으면, 망해. 거울로만 판단하지 말고 영상을 찍어보면서 아이라인을 빼보기도 하고 올려보기도 하고 내려보기도 해 봐.


그런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마.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면 충분하니까.



5. 프로필은 어디서 찍지? 셀카 찍어도 되나?


요즘엔 서류전형 대신 영상 전형을 많이 하기도 해. 1차 면접을 대신하기도 하고, 스펙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이지. 얼마나 자신감이 있고 능력이 있는가, 얼마나 우리 회사와 잘 맞을까가 사실 영상을 통해서 많이 가려지거든. 지원자의 눈이 아니라 면접관의 눈으로 보면 잘 보여.


하지만 아직도 서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있어. 기관, 지자체 등에서는 서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J아나도 면접관이었을 때 1차 서류평가를 한 적이 있었어. 그런데 지원자들의 과한 프로필 사진 때문에 서류평가가 어려웠대. 어느 정도 보정이 있다는 걸 감안하고 뽑았는대도 그 얼굴을 가진 지원자가 없기도 했지. 그럴 땐 굉장히 배신감이 들었대. 예뻐 보이고 싶고 눈에 띄어 보이고 싶은 건 다 마찬가지일 거야. 하지만 과한 보정은 독이야. 물론 셀카도 절대 안 돼. 당연히 공문서니까 셀카 같은 사진은 기본이 안 갖추어진 사람처럼 보이겠지?


그렇다고 해서 꼭 많은 돈을 들여서 유명한 곳에 가서 프로필을 찍어야 한다는 건 아냐. 얼마든지 가성비 좋은 곳에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야. 자신감 있고 밝은 태도, 미소 이런 것들을 더 연습하는 게 중요해. 참, 영상 전형에서도 스튜디오를 빌려서 찍기도 하는데, 물론 굉장히 퀄리티 높은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좋은 영상을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지원자를 뽑기 위해서니까 지원자인 내가 어디에 뭘 더 신경 써야 할지 잘 생각해야 해.



6. 목소리 톤이 좀 높은가? 낮은가? 더 낮춰야 하나?


목소리는 너무 중요하지. 아카데미를 수료했다는 친구들도 톤을 못 잡는 친구들이 많더라. 자기가 원래 가진 톤에서 지나치게 낮춰 잡아 어색한 느낌이 들게 하기도 하고, 톤이 높아 콧소리가 나는데도 잘 알아채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


원고 읽는 연습을 했는데 목이 빨리 아파온다, 빨리 쉰다, 조금만 감기 기운이 돌아도 맹맹한 소리가 난다 싶으면 얼른 체크해봐. 너무 낮춰 잡았는지 비음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반드시 녹음을 해서 들어봐야 해. 나도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려줘.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아채기도 하니까.


J아나도 롤모델을 정해서 그 사람의 말투와 톤을 따라 하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롤모델보다는 톤이 많이 낮았더라고. 억지로 따라 해서 높여서 연습을 하니 너무 힘들었어. 목이 가장 편안한 상태, 복식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상태가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톤이라고 하지만 너무 어렵긴 하지. 도레미파 하면서 음정을 잡듯이 내 톤을 이리저리 높이고 낮춰가며 연습을 많이 해보도록 해. 혹시 아카데미에 다닌다면 반드시 톤은 잡고 나오도록 해. 연습하고 확인받고. 아카데미는 그러라고 다니는 곳이니까.



7. 뉴스원고 발음이 잘 안 되는 거 같은데? 더 천천히 읽을까?


뉴스는 다음에 또 말할 테지만 진짜 진짜 중요해. 뉴스 원고 발음이 잘 안 되면 아나운서는 안 해야지. 첫술에 현직 아나운서처럼 다다다다 읽을 수는 없어. 정확히 읽을 수 있게 한 다음에 리듬을 넣어 속도를 조절해줘야 해. 이 부분은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겠어.



8. 아 사투리 아직도 티 나나? 어떻게 고치지?


사투리는 너무 어려워. 나는 사투리를 안 쓰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아. J아나도 숫자에 사투리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충격받았대. 문장의 억양뿐 아니라 단어에도 억양이 있더라. 아니 음절에도 억양이 있지. 그러니 E의 e승 2의 2승 이런 경상도 사투리 우스갯소리가 나오지. 아나운서가 되려고 한다면 반드시 음절, 단어, 문장의 표준 억양에 대해 잘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어야 해.


전라도 쪽이나 충청도 쪽, 강원도 쪽 사투리는 사실 표준어 억양과 비슷해서 조금만 신경 쓰면 고치기가 쉬워. 하지만 제일 까다로운 것이 경상도 사투리지.


아주 밋밋하게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억양을 다 빼고 읽어. 강조하려고 하지도 말고, 부정어든 감탄사든 뭐든 밋밋하게 쭉 읽어. 그렇게 한 다음 조금씩 억양을 넣어줘야 해. 영어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돼. 왜 영어 공부할 때도 단어, 문장의 억양을 하나하나 다 익혀서 네이티브가 발음하는 대로 발음해줘야 알아듣잖아. 마찬가지야. 마치 언어를 처음 배우는 것처럼 표준어를 익혀야 해.



자, 그럼 외적인 고민들은 여기까지. 다음은 내적인 고민들에 대한 나의 답을 이야기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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