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 안부

당신의 온도는 안녕한가요?

by Hsun


한파 특보는 두 갈래다.

한파주의보와 한파경보.


주의보는 대체로 10월부터 4월 사이 아침 공기가 갑자기 성질을 바꿀 때 내려온다.
아침 최저 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 기온이 -12℃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급격한 저온 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숫자는 차갑고 문장은 건조하지만, 뜻은 단순하다.
다치지 말 것. 오늘은 속도를 줄일 것.
한 줄의 경고가 오늘의 걸음을 바꾼다.

삶 속의 한파는 늘 예보대로 오지 않는다.
어떤 날은 뉴스가 아니라,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답장 없는 채팅창, 갑자기 가벼워진 인사,

어제와 달라진 표정.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먼저 마음에서 떨어진다.

겨울이 숫자로 말할 때, 우리는 안부로 답해야 한다.


한파주의보는 추워진다는 예보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에 조급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신호다.

손끝이 얼고, 숨이 하얘지고,

길이 미끄러워지는 동안 우리는 평소처럼 걸을 수 없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조심히.
그리고 누군가를 한 번 더 떠올리게 된다.
추위가 강해질수록 사람들과의 사이는 조금 더 따뜻해진다.


버스정류장에는 사람들이 각자 추위를 이기기 위한 동작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핫팩을 꺼내 손바닥에 숨기고,

누군가는 모자를 더 깊게 눌러 씌운다.
누구도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 서로의 추위를 알아본다.
같은 바람을 맞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날씨는 모두에게 공평한 듯하지만 사실은 아주 다르게 닿는다.
특히 이런 극단적인 온도 변화는 더 그렇다.
누군가는 실내에서 잠깐의 외출로 한파를 통과하고, 누군가는 바깥에서 하루를 통째로 겨울에 내어준다.
누군가는 난방을 올릴 수 있고,

누군가는 올리고 싶어도 망설인다.

한파가 무서운 이유는 온도 때문만이 아니라,
그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챙길 것들을 조용히 떠올린다.
장갑. 목도리.

그리고 마지막은 안부.

사람은 따뜻함 앞에서 솔직해진다.
견디던 자세를 풀고, 버티던 표정을 내려놓고,
결국 기대어 앉는다.

누구에게든... 한 통.
그리고 내게도 따뜻함을 담아 안부를 묻는다.

오늘의 추위가 누군가의 하루를 얼리지 않도록.
오늘의 따뜻함이 누군가의 시간을 지켜낼 수 있도록.


나는 오늘,
얼마나 따뜻하게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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