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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얀 Feb 09. 2018

너덜너덜


꼬맹이 6개월 차 진입. 

쑥쑥 잘 크고 있지만 크는 만큼 엄마의 힘이 더 많이 요구되고 있다. 10kg 정도 나가는 아기를 하루에도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아기. 내가 키워야 하는 게 당연지사이지만 육아 퇴근하는 저녁 11시가 되면 몸이 천근만근이라 종이 자락처럼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설거지와 빨래가 남아있다. (아니라고 믿고 싶어.) 어떤 날은 온몸이 붓고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고 열 손가락에 습진이 보인다. 구부릴 때마다 무릎에서 나는 뚝뚝 소리가 낯설지 않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퇴근한 남편이 집에 오면 반가운 마음과 위로받고 싶은 마음과 나보다 여유 있어 보이는 표정에서 오는 묘한 배신감이 교차한다. 육아 스트레스를 죄 없는 남편에게 짜증으로 풀게 되는데 천사같이 착한 남편이 맞받아 치는 날이면 말싸움이 오고 간다. 몸이 지치니 마음이 지치고 말이 예쁘게 안 나간다. 


그 흔하다는 친정 도움과 시댁 도움 없이 육아 중인 나. 하루마다 주어지는 엄청난 미션들을 해내는 내가 대견할 때도 있지만 밥 한 끼 여유 있게 먹지 못하고 엄청난 속도로 후루룩 넘기는 내가 짠하기도 하다.


정말 딱 하루만 마음 편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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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툰 - 엄마의 사랑 곱하기]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뽀얀 홈페이지  / 뽀얀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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