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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yo Aug 21. 2024

서른의 달리기

서른의 달리기는 20대의 달리기와 다르다

20대를 지나 30대 초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복잡한 뉴욕을 홀로 다니며 한국까지 무사히 혼자 도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눈치' 덕분이었다.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지하철을 탔어야 했는데, 지하철이 정말이지 복잡했다. 그래서 구글맵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매번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결국 생각해 낸 방법이 있었다면 '눈치'를 키우는 일이었다. 경험이 부족한 20대였다면 눈치 차릴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황 파악까지는 할 정도로 성숙해진 삼십 대에는 기본적인 상황 파악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수업을 들을 때처럼 모든 감각을 열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크게 뜨고 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완요법을 하였다. 크게 한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긴장된 마음을 달래기도 하였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승객들의 말을 엿듣기도 하였는데, 그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그들 역시도 헤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잘 알고 있는 한 승객의 말을 듣고 나도 함께 동승하였고 무사히 공항 전철을 타고 비행기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새로운 상황에 놓이기 되면 늘 당황하기 마련인데 그럴 때일수록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뉴욕 여행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현역들을 따라갈 수 있었던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체력 기르기

서른의 다시 시작하게 된 공부는 20대와는 다른 전략으로 가야 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한 이유는 체력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20대 후반까지는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30대 초반 수업에서 한없이 졸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쉴 새 없이 잠이 쏟아졌고, 그 결과는 성적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지하철 4번을 환승해야 갈 수 있는 학교는 정말이지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서해선이 뚫렸다고 하더라도 환승은 여전했고 지하철에서 버리는 시간과 고갈되는 체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체력에 있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한 시간씩 걸었던 것을 10분, 20분, 30분, 40분까지 조금씩 늘려 달리기를 하게 되었다. 다이어트에는 달리기가 최고라 말했던 남자친구의 말대로 달리기를 시작한 결과 45분까지도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 시간과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필라테스도 배우고 싶었지만 아직은 학생이기에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 등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2. 독서를 통한 배경지식 쌓기

서른이 되어 20대와는 다른 전략으로 공부법이었다. 20대까지만 해도 웬만한 것들은 쉽게 외울 수 있었다. 연상법을 쓰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쉽게 눈에 들어오고 밤을 새울 정도로 두뇌 회전이 좋았다. 하지만 대학교 졸업 이후 똑같은 일만 반복했던 탓인지 몰라도 머리가 많이 굳어졌다는 사실을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치르게 된 중간고사를 보고서 알게 되었다. 개선이 필요했다. 그래서 '독서'를 하기 시작하였다. 대학교 4학년이 될 무렵 졸업 과제로 논문 대신 내가 읽고 싶은 책 100권 리스트를 만들기를 하였다. 그 당시 네가 관심 있어하던 분야는 '출판 및 언론'이었다. 이 분야에 대한 책을 탐독하기 위해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오히려 일하는 것과 관련된 책을 읽기에도 바빴다. 100권 리스트가 눈과 마음에서도 멀어질 때쯤 다시 새롭게 공부하게 된 간호학과에서 습득의 한계를 느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의 몸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 100권 리스트를 떠올렸다. 무엇보다 새로운 분야를 수월하게 담습 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였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독서를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도서관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관련 분야 책을 빌려왔다. 완독률을 높이기 위해 얇은 책 위주로 빌려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의학 관련 서적은 주로 일본인이 집필한 책을 위주로 읽었다. 이유인 즉, 아픈 기억이지만 일본인들이 행한 의학 실험을 통해 얻게 된 자료들은 신뢰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후쿠오카에 관광하러 갔을 때 현지 가이드로부터 직접 듣게 되었다. 해방 이후 미국에서는 일본인들이 기록한 내용들을 수집하여 학문 또는 의학 분야에서 활용하였다고 하는데 그 말에 타당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일본인이 작성한 의학 관련 서적은 네가 읽기에는 좀 더 수월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독서를 통한 배경지식 쌓기가 되었다면 마지막으로는


3. 단순 암기가 아닌 이해를 통한 암기

무작정 외우는 게 아닌 이해를 하고 나서부터는 좀 더 암기하기가 수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진행된 영어 수업에서 우리는 매주 월, 목요일마다 각자가 조사해 온 영어 단어 및 숙어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슬랭 표현도 있었는데, 실제 원어민의 해설과 적절한 표현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훨씬 더 잘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이후 난 어떻게 하면 영어 단어들을 보다 잘 외울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고, 한국어로 뜻을 풀이한 영어 사전보다 영영 사전을 더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공인중개사도 도전해 보기 위해 인강도 듣긴 하였는데, 공인중개사 수강생 특성상 나이가 많다 보니 연상법 또는 이해를 통한 암기가 주를 이뤘다. 그런 학습에 조금은 익숙해져서 인지는 몰라도 분명 20대와는 다른 전략이 필요했음을 느끼게 되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전략도 필요하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보는 건 어떨지 조심스레 권해본다.


#삼십대 #달리기 #전략 #자기 계발 #공부법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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