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책방에서 일한다고 하면 판매하는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판매하는 책을 편하게 옆에 두고 읽지 않는다.
판매하는 책은 소중하니깐.
책과 구매할 손님을 존중하는 자세가 담겨있다.
대신 신간 책들을 좀 더 쉽게 접하고 어떤 책인지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직원가로 할인받아서구매한다.
도서관에 책이 늦게 입고되거나 예약자가 너무 밀려있는데 책을 너무 읽고 싶을 땐 참지 못하고 구매하고야 말아 집에 책이 쌓여간다.
책의 부피와 무게는 쌓이다 보면 어느샌가 그 무게감에 압도되기 때문에 책 과소비 하지 말자라고 다짐해도 가끔은 어쩔 수가 없다. 근무 초반엔 조금만 관심이 가도 바로 샀는데 이젠 집의 공간을 따져보며 사고 구매한 만큼 읽은 책은 정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활자로 이루어진 책보단 그림책 구매를 더 선호한다. 그림책의 그림과 글은 언제 읽어도 편하고 좋고 대대로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치를 따지는 것이 아닌, 읽는 시간 차이를 보았을 때 말이다.)
독서 암흑기가 10년 이상 있었지만, 책방에서 일하게 되면서 다양한 책을 알게 되어 앎의 기쁨을 느낀다.
아직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참을성이 없는 편이라 뒷장을 살펴보곤 하지만, 문학책을 끝낼 정도의 지구력도 키워가고 있다.
단점은 읽어보지도 않은 책이 익숙해져서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내 지식은 아니지만, 설명할 수 있어서 착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책에 대해 더 궁금해지면서
책에 관한 팟캐스트도 찾아 듣게 되었고
국제도서전도 찾아가서 새롭게 알게 된 출판사의 책도 구매한다. 또, 지인들과 한 달에 한 권을 정해 책모임도 진행하며 생각을 나누기도 하고 책 서평단도 신청해서 꽤 많이 작성했다.
현재 두 출판사에 서평단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서평단이 되면 좋은 건 새로운 책을 일찍 접할 수 있고 책을 결국엔 제한된 시간 안에 읽어내야 한다는 것?!
압박감도 있지만, 책을 끝낼 수 있어 효과적이긴 하다.
그렇게 한 권, 두권 쌓이다 보니 어느새 손님들께 책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아직도 더 정진해야 하지만, 지적으로 쌓여가는 즐거움은 확실히 존재한다.
그 시작은 책방에서 일하면서였다.
그러므로 책방에서 일하면 책을 많이 읽게 되는가의 내 개인적인 대답은 그렇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