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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Jan 13. 2024

에필로그 : 튤립은 졌지만,

픽사베이


튤립은 졌지만

암호화폐를 둘러싼 납치와 살인을 모티브로 쓴 시리즈의 마지막 글이다. 황 사장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코인이라 불리는 암호화폐가 어떻게 발행되는지를 알아봤다. 황 사장과 그의 절친인 후배가 만나 토큰 발행을 논의하며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코인과 토큰, 비트코인과 알토 코인,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는 이더리움 플랫폼 무엇인지 귀동냥했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끝나 이 두 사람은 돈을 두둑이 챙겼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돈 번 사람이 있으면 손해 본 사람도 있다. 윤 사장은 거래소 상장 전문가인 강 전무를 통해 황 사장이 발행한 토큰에 투자했다.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달콤한 꾐에 빠진 그는 거액을 날렸다. 분을 참지 못한 윤 사장이 손해를 보상받을 욕심으로 강 전무 납치를 사주했다. 윤 사장의 지시를 받은 납치범들이 강 전무를 우발적으로 살해하는 바람에 사건은 비극적으로 끝났다.


황 사장은 일찌감치 그들이 발행한 토큰 판매를 강 전무에게 맡겼다. 그 바람에 납치와 살인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다. 그는 토큰 판매 수익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동남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지난주에 귀국했다. 그가 사둔 비트코인 가격도 오르고, 때마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황 사장의 기분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남은 것은 비트코인을 언제 팔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


투기꾼들 사이의 폭탄 돌리기라는 비트코인 거래가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어둠 속의 불온한 화폐로 비난받았다. 아니 화폐도 아닌 것이 화폐인 양한 사기꾼이라 욕먹었다. 튤립 광풍처럼 사기와 파탄으로 끝날 것이라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이겨 낸 것이다. 화려하게 꽃 피운 튤립은 졌지만, 비트코인은 끝내 살아남아 세상 속으로 들어왔다.  


혹자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도 불렀지만, 사람들의 비웃음만 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거래를 승인할 거로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자신이 비트코인이 금융 시장에서 버젓이 거래될 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당분간 제도권으로 진입한 비트코인 가격은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비트코인 ETF 신청 소문에 산 사람들이 승인되었다는 뉴스에 팔아 치우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당장 비트코인을 팔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아직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고 믿는다. 오는 4월이면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작되면,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다. 또 적어도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이자율을 내릴 것이다. 이런 호재가 한꺼번에 작동하기보다 하나씩 선보이는 게 낫다는 것이 황 사장의 생각이다. 그때마다 비트코인은 다시 상승의 날갯짓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황 사장의 이런 생각은 개인적인 의견이라 각자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세상의 화폐는?

우리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했고, 세계 경제는 급속히 온라인화되었다.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한 지도 오래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의 급속한 보급으로, 현금 없는 경제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간편 결제 시스템, 전자화폐, 디지털 지갑, 암호화폐 등의 기술은 전통적인 화폐의 자리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국경을 넘은 거래, 빠른 송금, 저비용 거래를 장점으로 하는 블록체인의 비트코인이 그 선두에 있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법정 통화량을 옥죄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정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이자율을 한껏 올려도 미국의 물가가 잘 내려오지 않는다.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겠지만, 전통적인 통화제도가 한계를 보이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통화제도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디지털 화폐는 중앙 집중 권력의 분산, 보안과 투명성의 강화, 국경 없는 거래의 편리성, 은행이 없는 곳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들은 지금의 통화 제도가 앉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암호화폐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통화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하다못해,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 전자화폐 (Electronic Money), 가상화폐(假想貨幣, Virtual Currency), 암호화폐(暗號貨幣, Cryptocurrency)로 뒤죽박죽 사용하는 용어들이라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얼핏 들으면 알 것 같지만 구분이 모호하다. 법정 통화와 전통 금융만 맹신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포용성이 필요하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이들 화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화폐의 비중이 증가하면 했지, 줄어들 일은 없다. 그렇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고치고, 불안정성과 불법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신기루로 끝날 것이라는 비트코인이 현물 EFT로 월스트리트에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 현실이다. 더는 외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제대로 활용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이것으로 암호화폐와 비트코인 이야기를 모두 마친다. 금본위제도, 비트코인, 블록체인, 인플레이션 등 말만 들어도 딱딱하고 흥미가 떨어진다. 이들을 쉽게 설명하려고 '암호화폐 살인'이라는 이야기로 썼다. 등장인물인 황 사장과 그의 후배, 윤 사장과 강 전무 등 등은 가공의 인물이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소개하기 위해 각색했다. 이런 시도가 읽는 이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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