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어떤 사람은 가뜩이나 더워서 짜증 나는 판에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며 귀를 막는다. 매미가 우는 것인지, 노래하는 것인지 헛갈린다. 하지만, 매미의 울음소리가 사랑의 고백이라는 것을 안다면 운다고 말할 수는 없다.
땅속에서 짧게는 3년, 길게는 17년을 기다린 매미 수컷들이 땅 위로 올라온다. 그들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은 단 몇 주뿐이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짝을 찾아 후손을 남겨야 한다. 실패하면 평생이 허사가 된다. 그래서 매미는 짝을 찾느라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한 마리가 노래를 시작하면 주변의 모든 수컷이 따라 한다. 마치 야구장의 떼창처럼. 서로 경쟁적으로 암컷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우리가 듣는 그 "시끄러운" 소리는 사실 이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구애의 노래다. 평생을 기다려온 마지막 기회를 위한 필사적인 사랑의 세레나데인 셈이다.
대부분 매미는 25~27°C 이상에서 활발하게 노래를 시작한다. 30~35°C에서 가장 왕성하게 노래하고, 35°C를 넘는 극심한 더위에는 그늘에서 휴식한다. 아침나절부터 매미의 노랫소리로 시끄러운 것은 노래하기 좋게 지온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매미들이 떼를 지어 노래하지만, 여름이 서서히 저물면 저녁형 매미인 쓰르라미의 노랫소리가 높아진다. 아침보다 저녁매미 소리가 더 요란하면 가을이 온다는 뜻이다. 정작 가을이 오면 그들은 구애의 노래를 멈추고 조용히 자연으로 돌아간다. 한여름의 뜨거운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다.
매미는 단 몇 주를 뜨겁게 살다 떠난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매미의 한평생은 찰나의 순간이다. 하지만, 138억 년,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인간의 생은 그보다 짧다. 그런데도 우리는 영원을 살 것처럼 욕망하며,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잊는다.
이제 곧 매미의 노랫소리가 멈추면 여름도 저문다. 그렇게 나는 또 한 번의 여름을 떠나보낸다. 삶이 영원하다면 서러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그렇지 않기에, 이 한여름의 세레나데가 더 애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