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시냅스 가지치기와 뇌 가소성은
아이의 두뇌 원판을 바꿔
부모와 아이의 노력만 있으면
아이의 두뇌 원판은 불변이 아니야
두뇌의 원판이 무엇일까? 약 1,000억 개의 뉴런과 그보다 훨씬 많은 시냅스가 만든 머릿속의 복잡한 연결망을 두뇌의 원판이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의 두뇌는 25세가 되기 이전까지는 원판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봐야 해. 시냅스의 가지치기라 끝나지 않았고, 전두엽도 완전히 다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야. 또 25세 이후에도 학습과 경험은 뇌의 연결망과 시냅스가 계속 변하게 만들지. 사람의 두뇌는 평생 변화하고 발전하는 특성을 가졌어.
우리는 시냅스 가지치기의 의미와 뇌 가소성이 무슨 말인지 알았어. 이 두 가지는 두뇌의 원판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야. 두뇌는 학습과 노력을 통해 시냅스가 증가하고, 뇌의 기능과 구조가 계속 변해. 이런 변화는 개인의 학습 능력과 기억력, 그리고 두뇌의 회복 능력을 향상하지. 아이의 두뇌가 원판 불변이 아니라 원판 가변이라는 말의 구체적인 모습이야.
두뇌의 원판이 변하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방식과 양육 환경에 따라 아이의 두뇌가 변한다는 말이야. 아이의 머리가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어.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의 내부 통로를 확장하는 것과 뉴런의 연결점인 시냅스의 수와 넓이를 키우는 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야.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어디 있을까. 이것 말고도 아이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부모의 양육 방식과 양육 환경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지능과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야. 모든 세포의 핵에는 단백질 암호체계인 DNA가 있어.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 부모의 유전적 정보가 아이에게 유전되지. 이렇게 아이한테 옮겨간 DNA는 그 기본 구조가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발현되느냐는 환경, 경험, 그리고 교육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그래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어.
천만다행으로, 인간의 뇌는 지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부모의 양육 방식과 환경에 따라 뇌 신경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변화하면서, 지능도 변하게 되지. 이것을 두뇌의 ‘원판 불변’이 아니라 ‘원판 가변’이라고 말할 수 있어. 유전과 양육은 서로 별개가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발전하는 관계라 참 다행이야.
이 분야의 전문가인 데이비드 솅크(David Shenk)는 그의 저서 『우리 안의 천재성(The Genius All of Us』에서 ‘유전과 양육 환경은 서로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한다고 말했어. 그는 이것을 '역동적 발달'이라고 표현했어. 그는 타이거 우즈가 골프 역사상 가장 뛰어난 드라이브 실력을 갖추게 된 것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천재 화가, 엔지니어, 발명가, 해부학자, 식물학자가 된 것도 역동적 발달 때문이라고 주장했어.
영국의 분자세포 생물학자 네사 캐리(Nessa Carey)는 저서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The Epigenetics Revolution)』에서 유전자가 환경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표현했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은 하나지만, 누가 감독인가, 또 그가 어떤 시대에 영화를 제작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영화가 나온다고 표현했어. 아무리 같은 원작이라도 환경과 상황이 달라지면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야. DNA의 유전 암호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여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거야.
이처럼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인 역동적 발달은 두뇌의 원판을 바꿀 수 있어. 학습과 경험은 신경세포를 활발하게 자극하여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강화하지. 또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할수록 신경세포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synapse)가 강화돼. 시냅스가 강화되면 뇌는 정보를 더 빨리, 더 많이 처리하는 능력을 가져. 특히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시냅스가 강화되면 기억을 장기화시킴으로써 기억력을 향상하지.
머리를 쓸수록 원판은 좋은 쪽 발달해
세계적인 뇌 과학자 디크 스왑(Dick F. Swaab)은 저서 『우리는 우리 뇌다(We Are Our Brains』에서 어릴 때부터 훈련이 뇌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하고 있어.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바이올린을 연습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왼손가락을 조절하는 뇌 피질의 크기가 현악기를 연주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섯 배 크다는 거야. 현악기 연주자들의 반복 연습은 악기 연주에 대한 기억을 단기 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도록 뇌 신경회로의 변화를 유발했어.
그는 또 런던 시내 택시 운전사의 해마는 기억과 공간 탐색에 관여하는 부분이 발달했다고 해. 택시 운전 경력이 길수록 이 부분이 더 크게 발달한다는 거야. 런던의 택시 기사는 약 2만5천 개나 되는 런던의 미로 같은 도로를 외워야 하지. 그 덕분에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 신경회로가 바뀐 거야. 최근에는 런던의 택시 기사들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억과 공간 탐색의 뇌 회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이 신경회로와 두뇌 구조를 변화시키는 현상을 뇌 가소성(plasticity)이라고 하지. 뇌 가소성을 발견하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뇌 구조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종의 진화뿐이라고 믿었어. 종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수천 년 혹은 수만 년의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뇌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 최근 연구는 종의 진화 없이도 뇌의 신경회로와 생물학적 구조가 변하는 가소성을 밝혔어.
뇌 속에 있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 하나는 수천 개의 시냅스를 갖고 있다고 했잖아. 신경세포의 종류와 뇌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특정 분야의 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고 해. 신경회로와 뇌 구조 변화의 크기는 작은 수준이지만, 변화가 오래 누적되면 뇌 구조의 차이가 크게 발생해. 이것은 두뇌 원판이 어떤 모양이든 상관없이 후천적 노력으로 뇌의 원판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원리를 아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세상의 모든 부모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가 천차만별인 까닭은 양육 방식의 차이 때문이야. 안타까운 사실은 많은 부모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채 아이에게 양육의 옷을 입힌다는 거야. 단추를 끼우다 잘 못 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어. 아무리 바빠도 아이의 뇌 회로 원판이 제대로 자리 잡는지 지켜보고 격려할 방법을 찾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