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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 라 Jul 03. 2024

미혼모, 엄마가 되길 선택하는 용기

모든 어른은 모든 아기들에 대한 어른이다.

모든 어른은 모든 아기들에 대한 어른이다.  


벨빌 사거리가 한눈에 내다보이는 모퉁이 카페에서 오랜만에 소식을 준 이자벨을 만났다. 늘 수줍은 표정의 이자벨의 얼굴에 새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 좋은 소식 있어. 아기 생겼어! ‘’

반전 소식도 있었다. 남자 친구는 아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 혼자 키우기로 했어 ‘’


그러한 결정까지 적지 않은 고민과 고심을 했겠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기대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당시 이자벨의 나이는 26살, 또래의 남자 친구와 교제 중 임신을 했다. 남자 친구는 아기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자벨은 아기를 원했다. 이자벨의 결정은 그렇다면 미혼모로 아기를 양육하겠다는 거였다.


이 사실이 지인들에게 알려지자 모두 이자벨에게 축하와 위로를 전하고 함께 기뻐해주었다. 이자벨의 용기에 격려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임신 기간 중에도 마치 모두의 아기인 양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녀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자벨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이자벨은 건강히 예쁜 여자 아이를 낳았고 남자 친구는 출산 후 아기를 보러 온 후 정기적으로 이자벨을 방문했다. 아기와 산모는 프랑스 정부의 보호 아래 들어갔다. 출산의 책임뿐 아니라 출산 후에는 프랑스 정부가 제공하는 탁아소가 있는 거주 공간에서 양육과 사회 복귀 지원을 받으며 일정 기간 지냈다.


출산 후 만난 이자벨의 얼굴은 밝고 건강해 보였다. 그곳에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눈 빛에서 그녀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이자벨은 사랑스러운 아기를 돌볼 뿐 아니라 매주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 주는 심리 상담사의 방문도 받는다 했다. 또 사회 복귀를 위한 직업 교육, 여성으로서의 외모 관리와 심리 교육까지, 새로운 직업과 사회 복귀에 대한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남자 친구 역시 정기적 방문을 통해 아기를 보면서 조금씩 아기에 대해 적응해 가며 두 사람의 관계도 발전해가고 있다고 행복해했다.


프랑스에서는 만 18세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사는 삶을 꿈꾼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계를 어느 정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 진학을 할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등록금은 공립 대학의 경우 1년에 약 170유로다. 모든 학생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이자벨도 부모를 떠나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아기를 낳고 돌볼 만큼의 경제적 능력은 없었다.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혼자서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겠다는 결정은 어쩌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일단 프랑스 정부의 책임 아래 보호된다. 이민자든 누구든 프랑스에 거주하는 모든 아이들은 만 3세부터 의무 교육을 받을 권리과 의무를 갖는다. 학비는 무료이다. 단지 부모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급식비가 있다. 물론 저소득 가정에는 급식비 지원 제도도 있다.  


프랑스로 원정을 와야 했던 한국의 미혼모들


지금은 달라져가고 있지만 예전의 한국 분위기는 미혼모가 아기를 낳는 것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 미혼모들이 아기를 출산하고 양육하기 위해 프랑스로 오는 경우들이 있었다. 프랑스에 오면 출산 및 이후에도 아기 양육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미혼모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따가운 시선을 피해 프랑스로 오면 격려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 내가 아는 한국인 후배도 그렇게 프랑스에 와서 아기를 낳고 힘든 시절도 보냈지만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프랑스도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가톨릭 교회의 영향으로 혼외 출산이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었고 미혼모는 종종 사회적 낙인을 받았다. 20세기 중반 이후 세속주의와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결혼의 형태와 가족 구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됨에 따라, 1970년대가 지나서야 법적 차별을 철폐하고 혼외 출생 자녀도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게 되었다.


이후 미혼모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심리적, 경제적 지원, 의료 지원 교육 및 직업 지원, 법적 보호 및 미혼모와 그 자녀의 안정적 생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시스템들이 발전되었다.


 놀랍게도 한국 역시 그에 못지않은 미혼모 제도와 법적 보호가 오늘날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은 제도를 따라가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 아기가 생겼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 자체의 귀중함에 가치를 둔다면 미혼모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또한 생명의 귀중함을 놓지 않고 아기를 낳기로 한 산모의 용기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프랑스는 제도뿐 아니라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같이 따르고 있다.   

미혼모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높은 연대의식이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지배한다.


행복할 권리에 눈뜨다
한국은 집단주의 사회이다. 개인보다는 가족, 사회, 국가를 우선시한다. 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중시한다. 이런 가치관이 지배적이었던 윗 세대들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행복을 마땅히 희생했다. 많은 한국의 가장들이 가정을 위해, 직장을 위해 희생했다. 엄마들 역시 가족을 위해, 자녀들을 위해 희생했다. 그 희생에서 개인의 행복은 항상 뒤로 밀려나야 했다.
이제 사회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고 은퇴한 가장들과, 가정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 마친 주부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개인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그동안 만들어놓은 자신만의 개인적 자리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부모 세대들이 겪은 희생을 보고 자란 MZ 세대들은 개인의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기 주도적인 일을 선호하며 돈을 위한 희생보다는 자신의 흥미와 성취감을 중시하는 삶을 살아간다.
집단의 유행을 따르며 집단에 속하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따르며, 소비에 있어서도 물질적 소비보다는 개인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경험적 소비에 가치를 둔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회적 책임과 참여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도 부모의 세대들을 보며 MZ 세대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기고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정규 교육을 넘어 온라인 강의나 독서 등의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자기 계발을 향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 세대들의 향후 성장에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들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점점 집단주의 사회에서 프랑스와 같은 개인주의 사회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개인주의를 보완하는 연대의식과 공공의식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을 때 독일 국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를 몇 달간 방문한 적이 있다. 시내를 향한 아름다운 공원을 메우고 있는 텐트족들을 발견하였는데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막 도착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단 프랑스에 도착하는 즉시 1000유로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당장엔 텐트에 거주하지만 곧 임시 주거지와 거주증을 받고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여러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들을 돕는 사회단체들도 많다.
그런 사회단체 중에 하나를 운영하는 한국인도 계시다. 스트라스부르를 갈 때마다 그분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우크라이나에서 망명온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나누며 이들의 정착 과정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자신들의 휴식처였던 공원에 빨래들이 널려있고 텐트들이 공원을 점령해도 시민들은 불평보다는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며 샌드위치를 나누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으로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에 그런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읽어 본다.
프랑스의 사회적 분위기
프랑스인들의 이런 사회적 분위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현대의 프랑스 국민 정서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배경에는 프랑스혁명이(1789년) 있다. ‘’ 자유, 평등, 박애’’라는 슬로건은 프랑스의 국가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프랑스의 법과 제도, 정치 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이렇게 프랑스 국민들은 자주성, 평등, 사회적 연대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은 특히 프랑스인들에게 연대의식과 공공의식을 중시하게 여기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광경이 있다. 7시 땡! 알림과 동시에 계산대 직원이 바로 철수하는 광경이다. 7시가 폐점 시간이라면 아무리 그 앞에서 오래전부터 줄을 서 있는 사람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때로는 직원이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20분씩 통화를 해도 조용히 서서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가게에 들어가면 주인과 눈을 마주치고 봉쥬르! 하고 인사를 한다.
인사를 안 할 경우 예의 없는 사람, 연대의식도 부족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퉁명스러운 대접을 받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한다. 길을 걷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봉쥬르! 하고 인사를 한다.
모든 지하철이 1달간 파업을 해도 자전거로, 롤러브레이드로 또는 걸어서든 카풀을 하든 알아서 출퇴근을 하며 불편을 감수한다. 회사도 상황을 참작하여 출퇴근 시간으로 직원들의 목을 죄지 않는다. 파업을 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변호하는 이들을 함께 지지한다. 이렇게 모두가 같은 노동자라는 연대의식을 표현한다. 개인주의 사회이지만 연대의식과 공공의식이 개인주의를 보완한다.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은 공공의식을 교육받는다.
프랑스 유치원에서는 잘못을 하면 친구들을 등지고 혼자 벽을 향한 채로 벌을 선다. 친구들과의 격리를 경험하게 되는데 공공질서를 해치면 격리된다는 의식을 배우게 된다.
가정에서의 공공의식 교육
때론 놀이터에서 주저 없이 사랑스러운 자녀의 뺨을 날리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놀기로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 떼를 쓰는 아이들에 대한 훈육을 날리는 것이다.
떼를 쓰는 아이에게 노우!라고 강하게 말하며 결국은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들을 보며 매정하다 생각했다. 사랑이 부족한 것 아닌가 그런 거에 비해 한국 부모들은 사랑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놀이터에서 만난 부모들과 친구가 되면서 이 행동 너머에 있는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게 되었다.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는 사회인만큼 타인에 대한 존중과 약속을 중요시 여기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를 지켜지기 위해선 타인의 자유도 동일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식사를 하고 나면 자기 밥그릇은 반드시 설거지 통에 갖다 두는 것, 9시가 되면 부모님만의 시간을 갖도록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는 것, 가정에서 부모님이 정해 준 규율에 복종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면 빵을 사 오는 것, 또는 곧 일어날 부모님을 위해 커피를 내려놓는 일, 식사를 위에 식탁에 그릇을 세팅하는 일 등 집안일은 가족 공동체의 일이므로 가능한 선에서 모두가 참여한다.
또 부모에게도 개인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부모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부모 또한 희생의 개념보다는 자신의 자발적 선택의 개념으로 자녀들을 돌본다. 서로의 의무에서 보다 자유롭고, 받지 못한다고 불평하거나 원망할 이유도 없다.
MZ 세대에 대한 기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개인의 성취와 성공이 중요한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자신의 노력과 선택에 성공과 실패가 달려있음을 인식함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개인의 특성과 배경을 존중함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MZ 세대, 이런 다양한 관점과 경험들이 사회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한편, 연대의식과 공공의식도 그만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고립감과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만 강조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경시되면, 공동체의 책임분담이 어려워진다. 개인의 목표와 이익이 우선시 되면 공동체의 목표와 협력이 약화되어 공동의 발전이 저해된다.
개인주의 사회인 프랑스가 어릴 적부터 공공의식과 연대의식을 교육하는 이유이다.
결국 개인주의란 나의 자유와 행복만큼 타인의 자유와 행복도 똑같이 중요하게 두는 가치관을 의미한다.
이런 가치관 속에서 MZ 세대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미혼모라는 사회적 인식을 넘어 생명 자체 가치를 인식하고, 한 개인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모든 생명의 소중함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모든 어른들은 약자인 모든 아기들과 어린이들을 돌보고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연대의식은, 미혼모이든 아니든 모든 아기들이 우리 모두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 가치라는 것을 인식시킬 것이다.  
이제 무대에서 내려온 부모 세대들은 아름다운 희생이 낳은 새로운 세대들의 행복을 향한 도전을 지지하며 자신들의 행복을 향해서 당당히 나아갈 것이다. 내가 속한 우리의 세상, 우리의 사회가 모두 이렇게 자신의 행복을 가꾸며 서로의 행복을 지원하는 세상이 되는 것을 매일 바라보고 싶다.  

행복할 권리에 눈뜨다


한국은 집단주의 사회이다. 개인보다는 가족, 사회, 국가를 우선시한다. 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중시한다. 이런 가치관이 지배적이었던 윗 세대들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행복을 마땅히 희생했다. 많은 한국의 가장들이 가정을 위해, 직장을 위해 희생했다. 엄마들 역시 가족을 위해, 자녀들을 위해 희생했다. 그 희생에서 개인의 행복은 항상 뒤로 밀려나야 했다.


이제 사회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고 은퇴한 가장들과, 가정에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 마친 주부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개인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그동안 만들어놓은 자신만의 개인적 자리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부모 세대들이 겪은 희생을 보고 자란 MZ 세대들은 개인의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기 주도적인 일을 선호하며 돈을 위한 희생보다는 자신의 흥미와 성취감을 중시하는 삶을 살아간다.


집단의 유행을 따르며 집단에 속하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따르며, 소비에 있어서도 물질적 소비보다는 개인적 삶의 질을 높이는 경험적 소비에 가치를 둔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회적 책임과 참여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도 부모의 세대들을 보며 MZ 세대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여기고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정규 교육을 넘어 온라인 강의나 독서 등의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자기 계발을 향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 세대들의 향후 성장에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들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점점 집단주의 사회에서 프랑스와 같은 개인주의 사회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개인주의를 보완하는 연대의식과 공공의식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을 때 독일 국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를 몇 달간 방문한 적이 있다. 시내를 향한 아름다운 공원을 메우고 있는 텐트족들을 발견하였는데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막 도착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단 프랑스에 도착하는 즉시 1000유로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당장엔 텐트에 거주하지만 곧 임시 주거지와 거주증을 받고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여러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들을 돕는 사회단체들도 많다.


그런 사회단체 중에 하나를 운영하는 한국인도 계시다. 스트라스부르를 갈 때마다 그분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우크라이나에서 망명온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나누며 이들의 정착 과정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자신들의 휴식처였던 공원에 빨래들이 널려있고 텐트들이 공원을 점령해도 시민들은 불평보다는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며 샌드위치를 나누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으로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에 그런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읽어 본다.


프랑스의 사회적 분위기


프랑스인들의 이런 사회적 분위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현대의 프랑스 국민 정서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배경에는 프랑스혁명이(1789년) 있다. ‘’ 자유, 평등, 박애’’라는 슬로건은 프랑스의 국가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프랑스의 법과 제도, 정치 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이렇게 프랑스 국민들은 자주성, 평등, 사회적 연대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은 특히 프랑스인들에게 연대의식과 공공의식을 중시하게 여기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한다.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광경이 있다. 7시 땡! 알림과 동시에 계산대 직원이 바로 철수하는 광경이다. 7시가 폐점 시간이라면 아무리 그 앞에서 오래전부터 줄을 서 있는 사람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때로는 직원이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20분씩 통화를 해도 조용히 서서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 가게에 들어가면 주인과 눈을 마주치고 봉쥬르! 하고 인사를 한다.


인사를 안 할 경우 예의 없는 사람, 연대의식도 부족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퉁명스러운 대접을 받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한다. 길을 걷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봉쥬르! 하고 인사를 한다.


모든 지하철이 1달간 파업을 해도 자전거로, 롤러브레이드로 또는 걸어서든 카풀을 하든 알아서 출퇴근을 하며 불편을 감수한다. 회사도 상황을 참작하여 출퇴근 시간으로 직원들의 목을 죄지 않는다. 파업을 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변호하는 이들을 함께 지지한다. 이렇게 모두가 같은 노동자라는 연대의식을 표현한다.

 

개인주의 사회이지만 연대의식과 공공의식이 개인주의를 보완한다.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은 공공의식을 교육받는다.


프랑스 유치원에서는 잘못을 하면 친구들을 등지고 혼자 벽을 향한 채로 벌을 선다. 친구들과의 격리를 경험하게 되는데 공공질서를 해치면 격리된다는 의식을 배우게 된다.


가정에서의 공공의식 교육


때론 놀이터에서 주저 없이 사랑스러운 자녀의 뺨을 날리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놀기로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 떼를 쓰는 아이들에 대한 훈육을 날리는 것이다.


떼를 쓰는 아이에게 노우!라고 강하게 말하며 결국은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부모들을 보며 매정하다 생각했다. 사랑이 부족한 것 아닌가 그런 거에 비해 한국 부모들은 사랑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놀이터에서 만난 부모들과 친구가 되면서 이 행동 너머에 있는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게 되었다.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는 사회인만큼 타인에 대한 존중과 약속을 중요시 여기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자신의 자유를 지켜지기 위해선 타인의 자유도 동일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식사를 하고 나면 자기 밥그릇은 반드시 설거지 통에 갖다 두는 것, 9시가 되면 부모님만의 시간을 갖도록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가는 것, 가정에서 부모님이 정해 준 규율에 복종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면 빵을 사 오는 것, 또는 곧 일어날 부모님을 위해 커피를 내려놓는 일, 식사를 위에 식탁에 그릇을 세팅하는 일 등 집안일은 가족 공동체의 일이므로 가능한 선에서 모두가 참여한다.


또 부모에게도 개인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부모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부모 또한 희생의 개념보다는 자신의 자발적 선택의 개념으로 자녀들을 돌본다. 서로의 의무에서 보다 자유롭고, 받지 못한다고 불평하거나 원망할 이유도 없다.


MZ 세대에 대한 기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고, 개인의 성취와 성공이 중요한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자신의 노력과 선택에 성공과 실패가 달려있음을 인식함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개인의 특성과 배경을 존중함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MZ 세대, 이런 다양한 관점과 경험들이 사회의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한편, 연대의식과 공공의식도 그만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고립감과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만 강조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경시되면, 공동체의 책임분담이 어려워진다. 개인의 목표와 이익이 우선시 되면 공동체의 목표와 협력이 약화되어 공동의 발전이 저해된다.


개인주의 사회인 프랑스가 어릴 적부터 공공의식과 연대의식을 교육하는 이유이다.


결국 개인주의란 나의 자유와 행복만큼 타인의 자유와 행복도 똑같이 중요하게 두는 가치관을 의미한다.


이런 가치관 속에서 MZ 세대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미혼모라는 사회적 인식을 넘어 생명 자체 가치를 인식하고, 한 개인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모든 생명의 소중함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모든 어른들은 약자인 모든 아기들과 어린이들을 돌보고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연대의식은, 미혼모이든 아니든 모든 아기들이 우리 모두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 가치라는 것을 인식시킬 것이다.  


이제 무대에서 내려온 부모 세대들은 아름다운 희생이 낳은 새로운 세대들의 행복을 향한 도전을 지지하며 자신들의 행복을 향해서 당당히 나아갈 것이다. 내가 속한 우리의 세상, 우리의 사회가 모두 이렇게 자신의 행복을 가꾸며 서로의 행복을 지원하는 세상이 되는 것을 매일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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