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보내고 3-4년 정도 지났을까. 나는 처음으로 혼자 납골당에 찾아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 취업도 하고, 서툴지만 혼자 운전도 할 수 있게 됐다. 할머니를 만나면 이제 여기 혼자 올 수 있다고. 할머니 손주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할머니 덕분에 어른이 될 수 있었다고. 부족하지만 잘 살 테니 지켜봐 달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차를 세우고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질수록 나는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 심장은 뛰고, 시야는 흐려졌다. 그리고 할머니 유골함 앞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의사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던 그때처럼.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처음 마주했던 그때처럼. 할머니, 할머니 하며 한참을 울었다.
그 후로도 나는 종종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과 할머니 얘기를 나눌 때, 할머니가 좋아하던 노래를 들었을 때, 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떠오를 때, 그리고 할머니에 대한 이 글들을 쓰면서도. 더 이상 할머니를 만날 순 없지만, 내 기억 곳곳에, 내 삶 곳곳에 여전히 할머니가 존재했다.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손주에게 짐이 되려 하지 않는 것인지. 6년이 지난 지금 꿈에 한 번 찾아오는 일 없는 우리 할머니. 손주가 미안해하고 슬퍼하는 게 싫어서 차마 오지 못하는 거라면 이제 정말 괜찮다고. 와서 꼿꼿이 허리 세운 모습도 보여주고. 생전에는 못 입었던 고운 한복 입은 모습도 보여주고. 나한테 배운 노래도 꾀꼬리처럼 한 곡 불러주고. 그러라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 슬퍼서 흘리는 눈물 말고, 꿈에서라도 반가움의 눈물을 한 번 흘려봤으면 좋겠다.
보고 싶은 우리 할머니,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나는 할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