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작가 림 지아 치
오늘은 거의 처음으로 판화작가를 소개해보려한다.
사실 내가 경험한 판화는 2D작업으로써 드로잉과 비교를 하자면 여러쇄를 찍어낼수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여러쇄를 찍어내기 위해서 드로잉과는 또다른 숙련된 테크닉이 요해지고 그안에서 정말많은 체력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혹자들은 칼로 파낸 선들이 거칠고 예상치못하게 나오는 점이 흥미롭다고 하는데 필자에게는 그 점이 판화의 제일 어려운부분이기도 했다.
또한,
드로잉보다 훨씬 더 테크닉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서
오목판화(드라이포인트,동판화) 같은경우는 잉킹도 중요하고 얼만큼 어떻게 부식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물도 천차만별이기때문에 드로잉보다 훨씬 더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요하는 작업처럼 느껴져서 어려웠었다.
평판화(석판화) 같은 경우는 석판플레이트가 정말 예민하기 떄문에 내가 아무리 드로잉을 정성들여서 했어도 온전히 인쇄되기까지의 정말 여러가지의 변수들이 있었고,
공판화(실크스크린)같은 경우에도 감광이 뜻대로 제대로 안되었거나 천이 찢어지거나 같은 변수가 발생해 마지막 결과물이 나올떄까지 심장이 쫄깃해지는 작업으로 기억된다.
그중에서도
그래도...그나마 가장 거부감없이 판화 입문으로 시도해 볼 방법이라면
볼록판화(목판화,고무판,지우개 에 판화용칼로 홈을 파서 찍어내는것)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마 어렸을떄 학교 미술시간에 고무판 혹은 지우개에 홈을파내서 도장만들기쯤은 한번 해봤던 기억이 있을거다.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1차원적인 기법이라서 입문용으로 제일 많이 시도하는 방법이다.
오늘 소개할 책은 볼록판화작가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그중에서도 목판화 작가인 LIM JIA QI 를 소개해보려한다.
LIM JIA QI
판화작업은 평면적이 느낌이 많이나는데
공간감도 충분히 느껴지고 원근감 충분히 느껴져서 신기하다. 또한 보통 판화는 색을 많이쓸수록 도수가 올라가서 핀트를 충분히 맞추는게 굉장히 어려운데 이질감없이 다양한 색이 한 화면안에서 표현되는게 인상적이다.
또한 질감표현도 굉장히 인상적인데
드로잉과 달리 판화는 칼로 조각을 내서 표현하는 작업이기에 형태로만 표현이 되지 질감으로 표현해내는건 굉장히 어려운데 위 작품안에서 나무와 잎사귀의 질감이 다르고 나무뒤로보이는 건물들의 질감표현 또한 다른것이 인상적이다.
Urban: Backyard 《都市:後院》 – Recent Works of Lim Jia Qi
싱가폴 출신의 작가 LIM JIA QI 림 지아 치 의 2022년 전시 Urban : Backyard 전시는 이름에서도 볼수있듯이 도시풍경속 자연에관한 리서치라고 할수있다.
싱가폴은 장점은 가든시티 Garden City 라고 할 수 있는데 도시 곳곳에 식물들을 배치함으로써 자연 속 도시의 모습을 볼수 있다. 천연자원이 없는 작은 도시국가에서 인공적으로 식물이 보존되어있는 모습 그리고 고층 건물들로 꽉 차있는 도시의 특성은 점차 생활(건물)과 자연이 뒤얽혀지게 되고 그들의 경계선은 점차 모호해지게 된다. 가지치기되어있는 관목들, 드문드문 심어져있는 나무들, 담벽을 타고올라가는 넝쿨나무들 과 같은 싱가폴의 풍경은 목판화를 통해서 자연과 도시의 모습사이에서 어느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이 아닌 자연과 도시경관이 이룰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고대중국의 4대 발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인쇄술은 문학과 예술의 발전을 도약했고 많은 정보와 이미지의 배포를 가능하게 했다. 작가는 대학때 판화를 전공하면서 실크스크린,리소크래피,동판화,목판화 같은 다양한 판화기법을 접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목판화는 목판을 판다음 그위에 잉크를 도포해서 찍어내는 방식이지만 작가는 조금 다른방식으로, 목판에 직접적으로 색을 칠하고 그 다음 목판을 파는 본인만의 기법을 고안했다.
위의 두 드로잉 Garden View Sketch (2021) 과 In and out (2021)은 싱가폴의 집 구조에서 영감을 받을 작품들로 흘깃 훔쳐보는듯한 기하학적인 요소(출입문에 달린 동그란 창)을 기점으로 안과 밖을 표현하고 이 구멍으로 보이는 식물이 콘크리트 구조물들 사이의 단조로움을 깨는 역할을 한다.
위 In A Tree, a Roof and a Pond (2021) 작품에서는 주거단지에있는 다목적공간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공간은 고층빌딩에 그늘지면서 마치 집의 앞마당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로써 잔디밭에있는 물웅덩이는 연못으로 보이기도 하면서 마치 시골의 작은 집앞 마당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다른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앞서 소개되었던 작품들의 시점은 공간안에서 공간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시점이었다면
Shelters and Puddles (2022) and Green Puzzle (2022) 에서는 시점을 위로 올려서 하늘에서 땅을 바라보는 시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러한 구도에서 자연이 훨씬더 눈에 잘띄는 효과가 나타난다. 지면에 있는 잔디와 건물의 경계가 훨씬 더 명확하게 표현하고있다.
처음에 리서치할때는 내가 익히 알고있던 볼록판화의 작업방식이 아니여서
이것도 판화라고 할 수 있을까?
판화는 인쇄술로써 여러장의 에디션을 만들어낼수있다는게 큰 메리트인데...이러한 특성이 전혀 나타나지않는 작업을 판화라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조각이라고 봐야하지않을까?
싶었지만,
작가가 나무를 파낸 대로 잉크가 묻어있는 목판(볼록판화)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고,
자칫하면 목판위에 드로잉한것으로만 그칠 수 있을텐데
나무,건물,잔디밭,연못 같이 각각의 질감을 살리고 내가 판화를 배울때 평면적이다 라고 느꼈던부분(명암처리,색감 그라데이션이 안되는것)을 그대로 방치한것에 대해서
작가만의 스타일로써 목판화의 표현방법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느껴졌다.
작가리서치를 할때마다 난감하기도 하고 질투나는 순간이 바로 이런때인데,
내가 다음 작업을 할때 절대 레퍼런스로 삼을수 없기때문이다.
작가고유의 스타일이기 때문에 내가 레퍼런스로 삼는순간 습작이 될뿐이고,
또 아무도 건드릴수없는 스타일을 확립한 작가에 질투심이 일렁이기도 한다.
언젠가...나도 누군가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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