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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09. 2022

18. 고전(古典)에서 배운다

고전은 수천 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때문에 고리타분하게 여겨지는 공자나 맹자의 말씀이 여전히 21세기에 통용되고 그것을 현 시대에 맞게 풀이하는 책이나 강의도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공자나 맹자와 달리 귀곡자는 춘추전국시대에는 물론 불과 얼마 전까지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인물이었습니다. 오히려 당대에는 궤변이나 모사를 꾸미는 사람이라고 멸시받기까지 했었지요. 그런 귀곡자가 전한 가르침이 요즘에는 새롭게 재해석되어 읽히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도 비록 고전이지만 특별한 해석 없이도 현대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가르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귀곡자는 춘추전국시대에 천하를 두루 다니며 군주에게 유세하던 종횡가들을 가르친 스승입니다. 종횡가는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대에 무력이 아닌 말로써 사람이나 권력자들을 움직여 자신의 뜻을 펴려했던 사람들이었지요.          

귀곡자가 말하는 권모술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략이나 술책을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배척을 받았지만 현실의 한정된 조건에서 실천적 전략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볼 때는 현대의 위정자들이 배워야 할 점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적 도덕만 있고 현실적 전략이 없다면 무모하기 쉽고, 현실적 전략만 있고 도덕이 없다면 자칫 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까요.          

귀곡자는 내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같은 말이라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혜를 가진 사람에게는 박학다식을 드러내고, 어리석은 사람과 말할 때는 상대가 알아듣기 쉽게 해야 하고, 신분이 낮은 사람과 말할 때는 겸손하게 말해야 하고, 용맹한 사람과 말할 때는 과감한 결단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이지요.           

또, 상대가 의심을 갖고 있으면 먼저 의심을 해소시켜 주어야 하고, 상대의 의견을 먼저 인정해주어야 하며, 상대가 말하려는 핵심과 요점을 파악하고, 상대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면밀히 살펴 대처해야만 비로소 내 뜻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것은 귀곡자의 가르침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이 가르침을 읽을 때마다 자기계발서로는 이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자주 무릎을 치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나 소위 리더가 되고 싶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요즘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면서 한편으로는 정부의 무능을 탓하며 리더의 자질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하는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국내정치는 어지럽게 두면서 외세만을 의지하는 것” “선비들은 논쟁만 즐기고, 상인들은 나라밖에 재물을 쌓아두고, 대신들은 개인적인 이권만을 택하는 것” “군주가 고집이 세서 간언은 듣지 않고 승부에만 집착하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요즘 우리 주변에서 리더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간곡히 새겨들어야 할 고전의 가르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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