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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09. 2022

46. 교육, 희망을 노래하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 이 노래는 <꿈꾸지 않으면>이라는 제목을 가진 어느 대안학교의 교가입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고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이니, 배운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결국 같은 말일 겁니다. 그리고 그런 배움으로 얻는 것이 바로 희망이라 했으니 ‘배움’과 ‘삶’과 ‘희망’은 모두 같은 말이 되겠지요.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꿈을 꾸고 희망을 노래하며 삶을 일궈나갑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예로부터 교육을 ‘백년지대계 百年之大計’라 하여 어떤 것보다 우선순위에 둔 것도 한 인간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시루 밑으로 물이 모두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쉼 없이 물을 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입니다. 물이 모두 빠져나간다고 해서 물주기를 중단해버리면 콩나물이 자란 모습은 절대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바칼로레아라는 철학시험을 봅니다. 모범답안이 없는 시험으로 짧게 주어진 질문 중 하나를 골라 4시간에 걸쳐 주관식 논술로 작성해야 하는 시험입니다. 사회적 문제들과 삶의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는데 이 시험을 위해서 프랑스에서는 학창시절부터 철학적인 문제들을 자주 논의한다고 합니다. 국가가 그런 시험을 치르는 이유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 그런 시민들을 통해 건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함이며 교육을 통해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셈입니다.


아이들이 꿈 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나라를 건설하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육을 무너뜨리는 것은 개인의 삶을 무너뜨리는 일이고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개인의 삶과 희망이 무너진 사회에서 제대로 된 국가는 있을 수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인성이 왜 그러냐고, 세상이 무서워졌다고 말하기 이전에 지금 아이들의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가고 있는지를 세심히 들여다볼 일입니다.


교육은 한 국가의 희망입니다. 교육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일시적인 것이어서도 안 욉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다른 곳에 책임을 떠넘겨서도 안 되고 다른 비용을 떼 내어 임시적으로 쓸 수 있는 성질의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교육은 한 국가의 원칙과 소신에 따라 철저한 계획에 의해 이뤄져야 합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문제에 관한 논란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요즘 언론을 통해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있듯이 예부터 교육을 망치고 희망이 없는 사회로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원칙과 소신이 없는 정부, 교육을 정치적인 것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 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조석으로 바뀌며 시류에 야합하는 우리가 이 사회를 갈수록 희망 없는 사회로 만듭니다. 그러는 동안 교육은 무너지고 결국엔 나라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깊이 있게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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