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민 Nov 15. 2019

치열한 삶을 사는 당신에게

[씨-멘트] 손예진, 멈추지 않는 진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다.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그런 노력들로 인해 뭔가 조금이라도 진화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도전하고 있는 배우구나'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구나'하는 걸 알아주셨으면.
(배우 손예진, 2014년 7월 인터뷰中)


   맡은 바 업무에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순간이란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제 만 10년을 넘긴, 햇수로 곧 12년 차가 되는 직장인이지만, 여전히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헤매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 '이제 좀 슬렁슬렁 살아도 되겠네'라는 순간은 아직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여전히 내 삶은 변함없이 치열함의 연속. 자칫 방심하면 쌓아온 모든 것이 날아갈 수도 있겠다는 긴장감을 놓지 않은 채로,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아낸다.


혹시... 20년 차가 되면, 좀 나아지나요?

선배에게 물어봐도 또렷한 답은 없다. 대기업이나 전문직 등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물어봐도 답은 별반 다르지 않더라.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어느 위치에 있든지, 이곳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어쩌면 매한가지가 아닐까. '언제쯤 여유가 생길까' 그리고, 하나 더 '지금보다 잘하고 싶다.'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그런 지점에 부딪히면 분명 속상하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역량을 다해 최선을 다해 임하는 자세는 분명 직업인으로서 취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이라면 쌓인 불만을 토로하든, 사표를 내고 퇴사를 하든, 뭔가 다른 활로를 찾아 나서도 좋다. 하지만 정작 노력은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일단 투정부터 부리는 행동은 제발 지양했으면 한다. 적어도 자의로 택한 길이라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스틸


손예진 배우와의 인연은 2009년 '제30회 청룡영화상' 준비 과정의 팔로우 취재로 시작됐고, 이후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 인터뷰와 종방연,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4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인터뷰로 이어졌다. 무려 10여 년 전 처음 만나 뵈었을 때도 이미 대한민국 톱배우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존재다.


뭔가 조금이라도 진화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손예진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면, 현재의 성과가 그저 우연처럼 얻어서 걸린 게 결코 아니라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여전히 도전하고, 꾸준히 치열한 그녀를 지켜보며 내가 여태껏 들인 노력을 다시금 객관적으로 찬찬히 돌아보게 된다.


'조금 더 애써봐야겠다.'


MBC <개인의 취향>(2010) 종방연에서.




*[씨-멘트]는 최근 10년간 직접 만나 인터뷰했던 이들의 '멘트' 한 단락을 소환, 그것을 토대로 내용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말의 책]입니다. '말'이 가진 생명력이 물리적 시간을 초월해 오래도록 빛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see.ment]는 'OO씨의 멘트', '멘트를 보다'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이전 05화 행복의 기준은 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