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의 일기쓰기 12
희망과 절망이 섞인다.아무것도 정의되지 않는다.
5년 후의 내가 나를 찾아왔다. 회색 니트와 회색 슬랙스를 입고 있다. 저건 언제 산거지? 여긴 왜 왔어? 무슨 할 말이 있어? 혹시 5년 후 내게 어떤 위기가 왔니? 5년 후 나는 어떻게 되니? 내가 죽는거니? 아니면 소중한 사람이 죽니? 왜 왔니? 무슨 말을 하려고 온거니? 5년 후의 나는 아무 말이 없다.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만 보고 있다. 아니 무슨 말이라도 해봐. 갑자기 나를 찾아온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너무 슬픈 일이 벌어지는거니? 내가 누군가를 구해야하니? 지구가 폭발하니? 넌 왜 말이 없니.
내가 생각한 5년 후의 내가 온다면 나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
답을 가지고 있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미래에게
나는 어떤 메시지를 남겨야할까.
나의 시간을 먹고 자라난 저 사람에게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까.
희망과 절망이 섞인다.
아무것도 정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