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담 Dec 19. 2023

어째서인지 이 순간이 마지막일 것처럼

어울림과 바뀜의 시간.

깨끗하고 맑은 하늘은 층층이 색을 달리하며 어스름을 짙게 합니다.

노을은 자취를 감춰버린 태양의 미련으로 남고,

어둠은 자취를 드러내는 초승달을 띄웁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찰나에 사라질 풍경을 바라봅니다.

내일도 볼 수 있을 테지만,

어째서인지 이 순간이 마지막일 것처럼.


똑같은 풍경,

똑같은 사람,

똑같은 관계.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먼지 쌓이듯 바뀌는 풍경과 사람과 관계입니다.

어떤 이는 변하지 않는 것에 중심을 두고,

또 다른 이는 변하는 것에 기대를 겁니다.

무엇이 정답일지는 모르죠.

각자의 확고한 세계관에서 나오는 주장이니 누구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겠죠.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세계에서,

각자의 경험으로,

각자의 상처와 치료로 얻은 결론일 테니까.

다만 정답이 없으니 오답도 없다는 것을 인정했으면 합니다.

서로의 세계에 머물지만 말고,

각자의 세계를 넘나든다면 이해는 할 수 있겠죠.


오늘도 아름다운 노을을 봤으니 내일도 보겠지.

이 말은 금세 거짓말이 되고 맙니다.

어제 하늘을 봤다고 오늘 다시 보았던 적이 얼마나 되었나 싶습니다.

똑같은 노을,

똑같은 하늘.

똑같다는 이유로 보지 않는 건지,

찰나의 순간마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없는 건지.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거리라도 건진 게 다행인 듯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또 다른 이야기를 떠올릴 때 내 삶은 풍요로워지겠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