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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비교멈춤

비교 없이 온전히 모든 감정을 느끼기

by Braun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미디어의 발달과 지독한 저성장이 겹친 것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SNS에는 좋은 것만 올리는데, 그것들만 보다 보니 내 삶을 불행하게 느낀다는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혹자는 경쟁위주 입시와 교육이 가져다준 폐해라고도 한다.


하지만 친척들이 모이거나,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건 그저 예전부터 내재된 욕망에 가깝지 최신의 트렌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그렇다. 일 때문에 골치가 아파 바람을 쐬러 나왔을 때, 우연히 본 블루칼라의 사람들이 마음은 편할 거라 부러워했다. 군 시절 위병소에서 근무를 설 때, 전역하는 병장들을 보며 모든 걸 가진 자처럼 바라봤었다.

지하철에서 어설픈 정장을 입은 취준생을 보며 힘들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사실 내가 비교한 그들은 나의 과거였거나, 현재 거나, 미래일 수 있는 현실이다.

다른 이의 한 장면을 캡처해서 비교하는 것이 너무 비겁하단 생각과 함께 그들에게 미안해졌다.


블루칼라의 노동자가 그들 사이의 관리자여서 사람 문제로 나보다 더 골치 아팠을 수도 있고, 전역하는 병장에 마음엔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이고, 취준생은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면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을 수 있다.


나는 왜 과거의 선택을 충분히 존중하고 칭찬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다가올 미래의 흥미로운 일상을 기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지 못했을까?


나는 확실히 이제 어제의 나와 비교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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