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5 멋진 균형을 갖춘 사람들의 시대가 온다

고급유와 조세호

by Braun

최근에 내가 멋있다고 느낀 사람들은 모든 것이 균형적인 사람이다.

좀 더 길게 설명하면 외모부터 말투와 성격, 다루는 주제, 작은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뭔가 일관된 사람이다. 그러니까 정장을 차려입고 부자라고 무조건 멋있는 게 아닌 것이다.



나는 자동차 카페를 들어가서 정보를 얻는 편인데 요즘 가장 보기 싫은 글은 ‘고급유를 넣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이다. 내 차는 터보엔진이고 권장옥탄가가 95 이상으로 국내기준 고급유를 주유해야 한다고 메뉴얼에 나와있고, 일반유 주유 시 출력저하 및 노킹현상으로 인해 자동차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10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유는 리터당 약 200원, 표준연비 기준 약 월 2만 원, 연 24만 원, 10년 기준 240만 원을 아끼고 싶어서 같다. 정확히는 일반유를 사용하고 불행한 일이 발생할 확률과 약 240만 원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월 2만 원을 차에 아껴야 하는 사람이 7천만 원 차를 왜 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조세호 가방이 이슈가 됐다. 결혼식장에 들고 간 큰 신발주머니 모양 가방이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후졌던 건 그걸 본인이 말해서 이슈가 됐다는 것이고 슬펐던 건 대부분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 잔인한 건 옆에 서있던 김혜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것이다. 대화주제가 소박한 행복이었고, 유재석이 자동차의 타이어 앞뒤를 바꾼 것, 남창희가 크록스 지비츠를 얘기할 때였다.

빌 게이츠에게도 그 정도 가격의 가방은 소박한 소비는 아니다. 기부를 했다면 소박한 기부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 모두가 느낀 그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한 지점, 그것이 그의 불균형 때문인 것이다.



오랫동안 유재석의 그랜저가 이슈가 된 적이 있다.(지금은 아니지만)

그것은 단순 차에 돈을 안 써서가 아닌, 엄청난 부를 누림에도 삶과 소비 전반에 걸쳐 형성된 균형에 대한 존경일 것이다. SNS로 인해 끊임없이 가치관이 흔들리는 시대에 자신만의 가치관과 신념을 지켜 일관된 균형을 이뤄낸 사람의 가치가 더 주목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keyword
이전 10화#34 스스로 매일 패배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