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야 오늘은 너의 첫 생일파티인 돌잔치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너의 첫 생일은 1월이었지만, 엄마 아빠는 육지에 사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연말 분위기를 느끼며 축하하고 싶어서 12월에 돌잔치를 준비했어. 너의 생일을 특별하게 기억에 남기고 싶었거든.
오랫동안 돌잔치 장소로 생각해 온 장소가 있었는데 엄마가 살던 동네 가까이에 오래된 레스토랑이였어. 산 중턱에 있어서 동네가 한눈에 보이는 통유리 창 너머로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었지. 그곳을 몇 달 전부터 예약하고, 너의 작은 정장도 대여하고, 손님들에게 전할 선물도 고르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단다.
돌잔치 전날, 우주가 힘들지 않게 육지 할머니 댁에 먼저 도착해서 여독을 풀었어. 그런데 엄마는 중요한 걸 깜빡했어. 레스토랑 예약 시간을 착각하고 있었던 거야. 1시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 예약은 12시였더라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돌잔치 당일, 레스토랑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였어.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
손님들은 모두 1시에 오기로 했는데, 우린 늦어도 3시까지 식사를 마쳐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서둘러 준비했어. 너도 예쁘게 단장하고, 아빠는 짐을 나르고, 엄마는 우주의 생일상을 꾸몄어. 사진작가님과 함께 소중한 순간들을 남겼고, 사회자 삼촌의 도움으로 돌잔치 행사를 빠르게 진행했지.
엄마는 우주가 많은 사람들과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놀라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환하게 웃어주고 사람들에게 인사도 잘했어. 엄마 아빠는 그런 너의 모습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단다.
그리고 돌잔치의 하이라이트, 돌잡이에서는 돈을 잡았어! 엄마는 속으로 ‘우주야, 돈을 잡아보자!’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돈을 집어 드는 너를 보고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 덕분에 잔치는 더욱 흥겨웠고, 모두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초를 불며, 퀴즈를 맞춘 이모 삼촌들에게 작은 선물도 나눠주었어. 시간이 촉박했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즐겁고 뜻깊은 순간들이었단다.
잔치가 끝나갈 무렵, 창밖으로 펑펑 눈이 내렸어. 그 풍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로맨틱했지. 하지만 이 눈이 우리에게 작은 소동을 안겨주었어. 레스토랑이 산 중턱에 있다 보니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가족들이 고생했거든. 고모와 친할머니, 누나들은 예상치 못한 사고에 놀랐고, 엄마 아빠의 친구들과 친척들도 몇 시간씩 걸려 집에 돌아갔단다. 우리도 할머니 집까지 20분이면 갈 거리를 4시간이나 걸려 도착했어. 그날은 정말 잊지 못할 하루였어.
우당탕탕 소란스러웠지만, 많은 축하와 사랑을 받은 우주의 첫 생일. 엄마 아빠는 그날의 모든 순간들이 소중하게 기억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