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어린이집 입소
우주야, 네가 태어난 지 1년 하고 3개월이 지나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어. 초보 엄마인 나는 주변에서 모두 보내고 싶어 한다는 단지 내 어린이집에 너를 보낼 기회를 얻게 되었지. 하지만 '이 작은 아이를 벌써 보내도 되는 걸까?' 고민이 많았어. 그래도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막 걷기 시작한 너와 함께 어린이집에 입소하게 되었단다. 나라에서 지원도 해주고, 안 보낼 이유도 없었고 말이야.
어린이집에서는 2주 동안 적응 기간을 가지는데, 첫날은 10분, 그다음 날은 30분, 그다음엔 1시간… 이렇게 시간을 늘려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거야. 초보 엄마인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선생님이 “이제 데리러 오세요~”라고 전화가 오면 너를 데려오곤 했지.
그런데 우리 우주는 어린이집이 낯설었나 봐. 엄마가 안 보이면 "뿌에에에엥" 하고 서럽게 울었어. 그 울음소리가 창문을 뚫고 나오면, 나도 밖에서 같이 울면서 기다리곤 했어.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울 일은 아니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지 모르겠어. 사실 선생님들이 나보다 훨씬 더 잘 달래주실 텐데 말이야.
어느 날은 네가 30분 있다가 나왔는데 울음을 멈추지 않아서 이마에 열꽃이 활짝 피었더라. 유모차를 끌고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는 눈물을 훔쳤어. "이거 맞는 걸까? 내가 너무 서둘렀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그리고 그 뒤로 무려 2년 동안 등원할 때마다 “안 갈 거야!”라고 울었지. 그래도 다행히 담임 선생님이 나와서 안아주시면 조금씩 진정하고 들어가곤 했어. 네게는 첫 사회생활이라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런데 엄마도 적응을 못 하긴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원장 선생님께 전화해서 상담도 했었지. 원장 선생님은 "아직 태어난 지 3년 된 아기니까 당연한 거예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어머니~"라고 하셨단다.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정말 약이더라. 지금은 네가 가끔 주말에도 어린이집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해. 친구들도 생겼고, 어린이집 생활이 즐거운가 봐. 물론 뉴스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엄마는 걱정이 되지만, 다행히 우리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참 좋으셔.
우주야, 엄마는 지금도 처음 해보는 것들이 낯설고 긴장될 때가 많아. 하지만 “시간이 약이야. 지나면 별거 아니잖아!”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시작해 보면, 정말 괜찮아지더라. 이 이야기가 나중에 네가 새로운 일 앞에서 두려울 때 도움이 되길 바라. 엄마도 우주도,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며 성장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