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다리만큼 쌓인 어느 날
우주의 5살 겨울 어느 날, 평소처럼 우주를 등원하려고 차에 태웠다. 그런데 그 순간,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차문이 잠겼다.
핸드폰도, 차 키도, 모두 차 안에 있다.
나는 차 밖.
아이는 차 안.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하지만 우주를 혼자 둘 수는 없었다.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창문을 두드리며 아이에게 말했다.
“우주야! 안에 있는 손잡이를 당겨볼래?”
우주는 내 말을 이해한 듯 손잡이를 잡고 힘껏 당기려고 했다. 그런데… 손 모아 장갑을 낀 작은 손이 미끄러져 제대로 힘을 줄 수 없었다.
“그래! 그 손잡이! 한 번만 더 당겨보자!”
나는 계속해서 우주에게 말했고, 우주는 놀이라고 생각한 듯 포기하지 않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조수석 손잡이를 당기는 순간—
“탁.” 차문이 열렸다.
나는 얼른 차문을 열고 우주를 끌어안았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있었지만, 우주의 작은 가슴과 체온을 느끼는 순간 긴장이 풀렸다.
그런데 우주가 내 어깨에 기대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엄마, 근데 왜 그러는고야~~~?”
나는 웃음이 나면서도 천천히 설명했다.
“엄마가 차 키가 없어서 너를 안아줄 수가 없었어. 우주가 혼자 있어서 너무 놀랐는데, 우주가 차 문을 열고 엄마를 구해줬어!”
그러자 우주는 내 얼굴을 보며 조그맣게 말했다.
“미안해~”
나는 다시 아이를 꼭 안아주며 속삭였다.
“아니야, 우주는 오늘 엄마를 구해준 5살 영웅이야. 고마워!”
그날 아침, 나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작은 영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