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힘이든 날에
우주야, 엄마는 너를 만나기 전까지 육아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결혼을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를 낳고, 시간이 흐르면 다 알게 되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아니더라. 너를 안는 순간부터 하루에도 열두 번씩 “이게 맞나?” 하며 머리를 긁적였단다.
출산도 만만치 않았지. 진통이 오면 바로 병원 가서 금방 아기를 만나는 줄 알았거든? 몇 시간씩 버티다 버티다 겨우 너를 만났어. 그 후엔 기쁘다기보다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단다.
기저귀는 앞뒤를 헷갈렸고, 수유는 2시간마다 알람처럼 울렸지. 밥 한 숟가락 뜨기도 힘들었어. 조리원에서 우는 너를 안고 허둥지둥하다가, 결국 내가 먼저 울어버린 날도 있었지. “다들 잘하는 것 같은데, 나만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
집에 돌아온 첫날은 특히 잊을 수 없어. 너는 배가 고프다며 목청이 터져라 울고, 집엔 엄마 혼자였지. 덜덜 떨며 분유를 타는데, 물 온도는 모르겠고, 그냥 아무렇게나 해서 식히지도 못하고 네 입에 물렸단다. 네가 놀라서 더 크게 울고, 나도 옆에서 같이 울었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날은 우리 둘 다 처음이라 그랬던 거야.
그래도 그날 이후로는 달라졌어. 배고플 시간을 미리 계산하고, 네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잡아내려고 애썼지. 그때부터 조금씩, 정말 조금씩 나아졌단다.
21개월쯤 되었을 때는 또 다른 시련이 있었어. 밤마다 자다 비명을 지르며 깨곤 했지. 우리 가족 모두 좀비처럼 피곤했어. 솔직히 몇 번은 속으로 외쳤단다. “우주야, 제발 자자…” 하지만 결국 나는 네 다리를 주물러주며 이렇게 중얼거렸어. “아이고, 우리 우주 또 크고 있구나.”
처음은 늘 그렇더라. 어렵고 낯설어. 나도 그랬어. 하지만 하루하루 너와 지내다 보니, 울음소리만 들어도 네 마음을 조금씩 읽을 수 있었어. ‘아, 이건 졸린 울음이구나.’ ‘이건 배고픈 울음이구나.’ 작은 표정 하나, 몸짓 하나가 다 신호처럼 느껴졌지.
우주야, 앞으로 네 앞에도 수많은 ‘처음’이 있을 거야. 그때 잘해도 좋고, 못해도 괜찮아. 못한다고 해서 네가 못난 게 아니야. 그냥 처음이니까 그런 거지.
엄마는 그날 식히지도 않은 분유를 허겁지겁 네 입에 물리던 그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단다. 부끄럽고 웃긴 장면이지만, 그게 우리 둘이 처음 함께 배운 하루였어.
그러니 네가 새로운 길 앞에 서게 되면, 이 이야기를 떠올려 줬으면 한다.
엄마도 이렇게 서툴렀다는 걸.
우주와의 모든 처음을 기억하는 엄마가, 사랑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