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에서 엄마도 울었다고?
우주야,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네가 6개월쯤 되었을 때 엄마랑 아빠는 너를 데리고 육지의 할머니 댁에 가기로 했어. 네 생애 첫 비행기 여행이었지! 엄마랑 아빠는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걱정됐어. 네가 낯선 공간을 어려워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
그날도 그랬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두리번두리번, 눈이 커져서는 긴장한 얼굴로 아빠 옷을 꼭 쥐고 있었지. 그래도 엄마랑 아빠는 계획이 있었어! "비행기에서 낮잠 재우면 완벽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그런데 웬걸,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네가 먼저 잠들어버렸어! 엄마랑 아빠는 안심했지. "이대로 순조롭게 가겠구나!"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쉽진 않더라고. 갑자기 방송이 나오더니, 어떤 승객이 공항에 가방을 놓고 와서 다시 내려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그냥 내리는 게 아니라, 테러 검사까지 다시 해야 한대! 한 시간이나 걸린다고 했을 때 엄마는 그제야 불길한 예감을 느꼈어.
아니나 다를까, 네가 눈을 떴어. 그리고는… 울음 폭발!
배가 고팠던 걸까? 낯선 공간이 무서웠던 걸까? 아빠가 너를 안고 달랬지만, 넌 멈출 생각이 없었어. 엄마는 다른 승객들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인사하면서, 속으로 ‘어떡하지, 어쩌지’ 하고 있었지. 그런데 결국... 엄마도 너랑 같이 울었단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테러 검사가 끝났어. 그때 마침 네가 분유를 받아먹기 시작했지. 그리고 마법처럼 다시 잠들었어. 엄마랑 아빠는 너를 꼭 안고 속삭였지. "조금 더 클 때까지 비행기는 타지 말자..."
하지만 우주야, 이런 일은 그날만 있었던 게 아니었어. 문화센터에서도, 할머니 댁에서도, 친구네 집에서도 네가 낯선 곳을 어려워했던 적이 많았지. 그땐 엄마가 미처 몰라서 너를 재촉했던 것 같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천천히 네가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줬어야 했는데, 조금 미안하기도 해.
그렇지만 말이야! 어렵게 도착한 육지에서 넌 할머니들, 할아버지, 고모,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그리고 말이야, 비행기에서 울고 난 후로는 한결 씩씩해졌던 것 같아.
우주야, 그날의 비행은 엄마도, 너도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우리 가족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어. 앞으로 어디를 가든, 낯선 길이 펼쳐지든, 엄마는 언제나 네 마음속에 함께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