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야, 너 아기 때 말이야.
어느 날은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있었어. 동물 친구들이 나오는 그림책이었지.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야옹, 그리고 소가 등장하는 순간, 엄마가 힘을 실어서 "음메~" 했거든? 그런데 갑자기 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물이 차오르더니, 뿌엥~~~~ 하고 울어버리는 거야!
엄마는 깜짝 놀랐지만,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질 뻔했단다. 그날 이후로 신기하게도 '음메' 소리만 나오면 넌 어김없이 울었어. 동요를 불러도, "음메~"만 들리면 뿌엥~. 우리 집 옆 목장에 진짜 소를 보러 갔을 땐 어떨까 싶어서 주말에 나들이를 갔는데, 저 멀리서 한 소가 "음메~" 하자마자 넌 바로! "뿌엥~~~~~~!!"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랑 아빠는 한동안 장난처럼 "음메~" 소리를 내보고는 했어. 물론 넌 그때마다 네모 모양 입을 만들고는 울었지. 쏘리, 우주! 근데 온 힘을 다해 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단 말이야.
그렇게 시간이 흘러 네가 네 살이 됐어. 어느 날 아빠 친구의 아기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아기를 보며 우주에게 그 이야기를 해줬지. "우주야, 너 아기 때 '음메' 하면 엄청 울었어~", 듣고 있던 너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우리 집에 놀러 온 아기한테 다가가서 "너도 음메가 무서워?" 하고 물어보는 거야. 그러고는 아주 진지하게 "음메~" 하고 소리 내보기도 했어.
그 모습을 보는데, 엄마는 이상하게 울컥하더라. 듣기만 하면 눈물이 차오르던 '음메'가 어느새 네 장난이 되고, 네가 다른 아이들에게 농담처럼 해볼 정도로 자란 거잖아. 너의 작은 무서움이 귀여운 추억이 되고, 또 너의 장난스러운 순간이 되어가는 거, 엄마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앞으로도 무서운 게 생기면 엄마한테 말해줘. 언젠가 그 무서움도 재미있는 추억이 될 테니까. 그리고 언젠가 네가 더 커서 이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 엄마처럼 피식 웃게 될지도 몰라.